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최근 인터뷰에서, 2030세대의 분노는 자신이 자녀에게 '그들은 가질 수 없던 인턴십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과거부터 이어진 특유의 화법, 즉 사실의 핵심을 교묘하게 비트는 말장난이라는 비판에 다시 불을 지폈다.
조국이라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만능 열쇠가 있다. 이름하여 ‘된장찌개 논법’. 그가 직접 창시한 이 위대한 화법의 골자는 간단하다. “나는 된장찌개를 먹었다고 했지, 된장찌개만 먹었다고 한 적은 없다.” 이는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불리한 진실의 포위망을 뚫고 자신만의 서사를 구축하는 그만의 생존 키트이자, 현실을 비트는 언어의 연금술이다.
그래픽 : 박주현 된장찌개 논법이면 모든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이 기적의 논리만 장착하면 세상 모든 의혹이 마법처럼 해명된다.
“나는 추천서를 썼지, 합격시켜 달라고 한 적은 없다.”
“나는 자식에게 인턴십 기회를 줬다고 했지, 그게 진짜라고 한 적은 없다.”
이 논법의 세계에서 ‘위조’는 ‘기회’로, ‘거짓’은 ‘아버지의 사랑’으로 손쉽게 둔갑한다. 그의 궤변은 더 이상 언어유희가 아니라, 현실을 지우고 대체 현실을 창조하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이 위대한 논법이 가장 찬란하게 실패한 무대가 바로 ‘코넬대 추천서’라는 이름의 B급 코미디 영화다. 각본과 감독, 주연 배우의 아버지 역할까지 맡은 그는, 한 편의 눈물겨운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다.
고등학생 딸이 2년간 주말마다 호텔에서 인턴으로 일했다는, 실로 감동적인 이야기다. 물론 이 이야기는 물리학의 법칙을 가볍게 무시한다. 그 2년의 시공간을 초월한 여정에는 KTX 영수증 한 장, 휴게소에서 핫바를 사 먹은 카드 내역 하나 남지 않았고, 호텔에는 그녀의 존재를 기억하는 증인조차 없다. 심지어 그 기간의 일부는 해외 유학 기간과 겹치기까지 한다. 이 판타지 소설의 화룡점정은, 조국 자신이 직접 쓴 것으로 밝혀진 추천서의 한 대목이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고객들의 찬사까지 받았다는, 읽는 이의 손발마저 오그라들게 만드는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대서사시의 가장 위대한 ‘웃음벨’은, 이런 꼼수에도 코넬대에 시원하게 불합격했다는 점이다. 그의 ‘된장찌개 논법’은 부산대 의전원에서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외국 명문대의 미래 호텔리어들을 양성하는 냉정한 입시제도에서는 단 1밀리도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그의 비장한 독백은, 결국 ‘최선을 다해 삼류 각본을 썼지만 캐스팅에 실패했다’는 ‘짜치는’ 고백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코미디의 가장 기이하고 웃픈 장면은 무대 위가 아닌 객석에서 펼쳐진다. 이토록 허술하고 조악한 영화를 보며 기립박수를 치는 관객들이 존재한다는 현실이다. 그들은 배우의 발연기를 메소드 연기라 칭송하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를 시대의 명언으로 떠받든다. 각본가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관객이 현실을 거부하는 집단적 판타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니 제발, 독립운동가 코스프레는 이제 그만두길 바란다. 당신은 검찰에 대항한 투사도, 대단한 사회운동가도 아닌, 그저 ‘된장찌개 논법’ 하나로 세상을 속이려는 시대의 ‘짜치는’ 말장난꾼일 뿐이다. 그리고 진짜 비극은, 그 식어버린 된장찌개를 감싸 안으며 부끄러움을 잊은 이들이 여전히 넘쳐난다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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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참담합니다. 저런 자에게 속은게 너무 분합니다.
정신착란자 들을 쪽쪽 빨아 먹는 파시스트의 시대죠 ㅠㅠ
정의로운척은 혼자 다해놓고 진짜 역겹다.
저 위선과 가식.. 역겹습니다
허술하고 짜치는 말장난에도 기꺼이 속아주는 관객들 역시 조국과 비슷한 허영심을 갖고 있기에.
조국의 역겨운 자기애 정말 봐주기 힘들어요.
짜치는 조국 힘내세요. 지금 대권 꿈을 꾸고 있을텐데 이재명이 끝나기를 어떻게 기다립니까. 힘내서 탄핵해요.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당신도 제 2의 이재명이 됩니다
진짜 짜치는 인간인데 제발 다들 조국의 강을 건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