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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이란의 ‘자해극’에 세계가 떨 필요 없다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06-24 17:25:55

  •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가장 큰 피해자는 이란과 중국
  • 일시적인 봉쇄는 가능할지 모르나 지속적인 봉쇄 불가능
  • 전면충돌시 이란 해군은 몇 시간내 파괴

호르무즈 봉쇄? 이란의 ‘자해극’에 세계가 떨 필요 없다


미국의 핵시설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낡은 카드를 또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동맥을 틀어막겠다는 협박에 국제 유가가 잠시 출렁이고, 일부에서는 오일 쇼크의 악몽을 거론한다. 하지만 이란의 엄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봉쇄는 이란 정권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경제적 자살행위’에 다름 아니며, 실행 가능성은 희박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미군 군함 (사진=연합뉴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란 자신이 그 해협에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가혹한 제재 속에서 이란산 원유의 거의 유일한 구매자는 중국이다.  이란산 원유의 약 90%를 사주는 중국은 이란 정권의 마지막 숨통이나 마찬가지다.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를 막아선다면, 이는 자신의 유일한 수출길을 스스로 끊는 행위이자, 최대 고객인 중국의 에너지 안보에 비수를 꽂는 배신 행위다.  중국마저 등을 돌린 이란이 과연 버틸 수 있겠는가. 미국이 중국에게 이란을 제지해달라고 공공연히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 약한 고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적 현실은 더욱 냉혹하다. 이란이 기뢰와 고속정, 드론 등 비대칭 전력으로 무장한 것은 사실이다.  단기적인 교란과 선박 괴롭히기는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지속적인 봉쇄’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페르시아만에는 미 해군 제5함대가 눈을 번뜩이고 있다.  항공모함 강습단을 포함한 막강한 전력의 핵심 임무 중 하나가 바로 ‘전략적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 보장’이다.  전문가들이 전면 충돌 시 이란 해군은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파괴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란 정권이 아무리 반미(反美)를 외쳐도, 이러한 압도적인 군사력의 차이를 모를 리 없다.   


과거에도 이란은 여러 차례 호르무즈 봉쇄를 위협했지만, 단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는 위협이 가진 정치적 효과를 노린 ‘벼랑 끝 전술’일 뿐, 실제로 판을 엎을 생각은 없다는 방증이다. 전면 봉쇄 대신 국지적 도발이나 ‘그림자 전쟁’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며 몸값을 올리려는 시도는 계속될 수 있다.  선박의 GPS를 교란하거나, 개별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 같은 비열한 수법이 동원될 수는 있다.   


물론 우리로서는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원유 수입의 약 7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우리의 경제 구조는 분명한 약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200일분이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다.  단기적 공급 충격은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정부와 기업은 비상 대응 계획을 더욱 촘촘히 가다듬고, 공급선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란의 호르무즈 협박은 궁지에 몰린 정권의 허장성세일 뿐이다. 세계는 이란의 ‘자해극’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한 굳건한 억지력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이란의 무모한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요란한 빈 수레에 흔들리지 말고,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굳건한 대비 태세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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