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쓸수록 늘어나는 김민석 재산 마법, 깔끔하게 정리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6-18 17:19:09
  • 수정 2025-08-05 04:20:01

  •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김민석 후보자의 가계부
  • 돈이 저절로 불어나는 마법의 김민석

<그래픽 : A.I 생성>


불로소득의 민낯: 김민석 논란의 본질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불의가 아니라 불의에 대한 무감각이라는 사실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보며 이 생각이 더욱 선명해진다. 그의 가계부를 들여다보면 마치 물리 법칙이 뒤바뀐 세계를 본다.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데 재산이 늘어난다. 중력을 거스르는 사과처럼, 그의 돈은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위로 솟구친다.


13억원의 수수께끼


2020년부터 5년간 김민석 후보자가 받은 국회의원 세비는 5억 1,800만원이다. 지출은 10억 6,400여만원. 차액만 5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이 기간 그의 재산은 오히려 5억원 늘었다. 


산술은 냉정하다. 13억원 이상의 '보이지 않는 소득'이 존재해야 이 마법이 가능하다. 김 후보자는 "부의금과 강연료"라고 했지만, 연말정산 자료는 사업소득 800만원, 기타소득 620만원만 보여준다. 1,420만원으로 8억원의 수수께끼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모래알로 성을 쌓으라는 말과 같다.


나는 이 숫자들을 몇 번이고 다시 계산해봤다. 계산기를 두드릴 때마다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의 돈은 밤사이 저절로 불어나는 마법의 콩나무였다.


코넬대학교 등록금이 말하는 것


더 주목해야할 장면도 있다. 그의 아들이 연간 1억원의 교육비가 드는 미국 코넬대학에 다닌다는 사실이다. 청심국제고등학교를 거쳐 아이비리그로 이어지는 이 루트는 우연이 아니다. 치밀한 계획과 막대한 자본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재산을 2억 1,500만원으로 신고했다. 그런데 아들의 1년 교육비가 그 재산의 절반에 달한다. "전처가 교육비를 부담했다"는 해명이 나왔지만, 이혼 후에도 자녀 교육비는 양부모가 나누어 지는 것이 상식이다.


매년 수천만 원을 신용카드로 긁어댔다는 기록도 있다. 국회의원 월급으로 어떻게 이런 초고소비가 가능한가. 그의 카드 명세서는 한 편의 소설 같다. 제목을 붙인다면 '위대한 개츠비의 한국 버전' 정도 될까. 아마도 총리가 되어 그의 노하우를 국민들에게 가르친다면 한국은 기름 한 방울 안나는 산유국이 될지도 모른다.


불로소득의 생태계


한국의 불로소득 구조를 들여다보면 섬뜩하다. 상위 10%가 배당소득의 94%, 이자소득의 91%를 독식한다. 이들에게 돈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새끼를 치는 토끼다. 밤새 번식해서 아침이면 우리 안이 가득하다.


대다수 국민은 다르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이 버겁다. 땀 흘려 일해도 물가 상승을 따라잡기 어렵다. 김민석 후보자의 사례는 이런 불로소득 구조의 극단적 사례다. 그는 '어디선가' 생겨난 돈으로 일한 돈보다 더 많이 살고 있다.


최저임금 노동자가 하루 8시간 일해서 버는 돈을 그는 점심 한 끼 값으로 쓸지도 모른다. 이런 격차 앞에서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리는가.


세무서의 관심사


정부는 사실 개인이 빚을 내서 뭘 사든 별로 관심 없다. 대출받아 외제차를 사거나 명품백을 사도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소득이 발생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소득은 곧 세금이고, 세금은 국가의 핵심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김민석 후보자가 위험한 줄타기를 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현금으로 받아 숨겨두고 쓰든, 가상계좌를 이용하든 소득을 숨기는 방법은 있다. 하지만 총리라는 최고위직에 오르려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는 권력욕 때문에 스스로 함정에 빠진 셈이다. 숨어 있을 때는 안전했던 비밀이 무대 위에 서는 순간 만천하에 드러났다.


정치적 도박의 대가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정치적 자살행위에 가깝다. 국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의혹투성이 인물을 총리로 앉히는 것은 국민 정서와 정면충돌한다.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진다. 처음이니까 "합니다"로 밀어붙여도 되겠지라고 여기기엔 국민의 시선이 너무 차갑다. 국민의힘이 자금 거래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인사청문회장에서 김민석 후보자가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그는 13억원짜리 수수께끼를 풀 열쇠를 갖고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마법을 보여줄까.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시한폭탄


김민석 후보자의 초고소비는 일반 국민들에게 강렬한 상대적 박탈감을 안긴다. 어떤 이는 소득 없이도 소비하고, 어떤 이는 소비를 줄여도 빚이 는다. 이런 극단적 격차는 사회를 갈라놓는 독이다.


더 참담한 것은 그의 해명이다. "세비와 기타소득을 생활과 채무변제에 쓰고 나머지는 거의 헌금으로 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많은 헌금의 원천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소득에서 나온 헌금이라면, 그것은 헌금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불려야 하지 않을까.


피부로 와닿는 경제


경제학자들은 GDP나 성장률 같은 거시지표를 이야기하지만, 진짜 경제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벌어진다. 김민석 후보자가 하루에 쓰는 돈이 평범한 직장인의 한 달 월급보다 많을 때, 그것은 개인의 소비 행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가 된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는 말에서 '경제'는 바로 이런 의미다. 경제만 잘 돌면 다들 OK라는 뜻이 아니라 국민들이 불공정을 느끼고 그게 또 다른 누군가의 박탈감으로 이어질 때, 그것은 사회적 갈등의 화약고가 된다.


이런 갈등은 수치로만 측정되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명품백을 든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아파트 가격을 확인하며 한숨 쉬는 소리, 자녀 교육비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 이 모든 것이 경제의 진짜 얼굴이다.


끝나지 않을 의혹


김민석 후보자는 이제 자신만의 미로에 갇혔다. 총리가 되고 싶어서 들어간 미로지만, 이제는 빠져나올 수 없게 됐다. 그의 가계부는 현대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마법의 나라.


하지만 이것은 동화가 아니다. 실제 현실이고, 그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계산기를 몇 번이고 두드려봤다. 혹시 내가 잘못 계산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13억원의 수수께끼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불의에 대한 무감각이 가장 위험하다고 했지만, 다행히 국민들의 감각은 아직 살아있다. 김민석 후보자 논란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가 누려온 불로소득과 초고소비, 그 화려한 마법쇼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pourquoimoi2025-06-19 15:49:05

    쇼만 잘 하면 뭐든 될 수 있다는 댓통의 신념을 어찌 아시고 그에 충실한 삶을 살았네요 민석쿤.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5-06-19 09:40:50

    이재명 지지자들이 가장 부러워할만 한 삶인것 같아요
    스스로 벌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고 나중엔 권력까지 얻는 삶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6-18 17:51:25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도깨비 방망이 통장을 보유한 총리지명자의
    인청이 어떻게 흘러갈지, 김민석은 또 어떤 궤변과 악설로 비루한 권력의지를 지켜내려 할지요.
    임명권자가 개딸 아닌 국민정서를 무시하고 임명강행한다면
    지지율 폭락의 화약고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테지요.

    "경제만 잘 돌면 다들 OK라는 뜻이 아니라 국민들이 불공정을 느끼고
    그게 또 다른 누군가의 박탈감으로 이어질 때, 그것은 사회적 갈등의 화약고가 된다."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6.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7.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국민연금 손대려는 정권, 그래놓고 청년더러 "속았다" 하는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붐비는 객차 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고개를 끄덕이는 4050 중년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작은 화면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더부룩한 수염에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 김어준 씨다.그 화면 속에서 김어준 씨와 패널들은 혀를 차며 말...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