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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철학 불일치’로 쫓아내는 나라: 민주당 법안이 무너뜨리는 공공기관의 마지막 울타리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06-17 16:04:19

  • 민주당 신영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발의
  • 국정철학에 맞지 않으면 기관장 해임가능한 조항 넣어
  • 공공기관의 중립성과 연속성 상실시킬 악법

‘국정철학 불일치’로 쫓아내는 나라: 민주당 법안이 무너뜨리는 공공기관의 마지막 울타리


‘국정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공기관 임원을 내쫓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 표면상 이 법안은 정권 교체 이후 생기는 정책 충돌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본질은 간단하다. ‘우리 정부가 불편한 인사는 내보내고, 우리 사람을 앉히겠다’는 선언이자 제도적 쿠데타다.


2017년 2월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자기사람 챙기기를 비판'했던 이재명 (연합뉴스TV 갈무리)

민주주의의 기본은 권력의 교체와 기관의 연속성이다. 공공기관 임원의 임기를 보장하는 이유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싹 교체한다면, 공공기관은 특정 정권의 사무소가 되고 만다. 민주당은 이를 ‘국정 철학 불일치’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포장하지만, 그 실체는 명백하다. 객관적 평가도, 법적 기준도 없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정리하겠다’는 발상이다.


이중잣대도 문제다. 문재인 정부 말기 대거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 대해, 당시 민주당은 ‘임기 보장은 법적 권리’라며 방어에 나섰다.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은 감사원에 맞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민주당은 이를 ‘소신’이라 치켜세웠다. 그런데 이제 와서 윤석열 정부 인사들에게 “철학이 다르면 나가라”고 말한다면, 국민은 그것을 원칙이라 부르지 않고 기회주의라 부를 것이다.


민주당은 “자진사퇴를 유도할 뿐 강제는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정치권의 ‘자진’이 얼마나 억압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는 지난 수년간 국민이 목격해왔다. 공공기관장은 언제부터 대통령 눈치와 언론 압박 속에서 ‘자기 판단’을 강요받는 자리가 되었는가.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한국의 공공기관은 다시는 중립을 말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규모 숙청이 반복되고, 정책보다 충성심이 우선되는 코드 인사와 조직 장악이 일상화될 것이다.

이것은 단지 법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권력을 어디까지 통제하려 하는지에 대한 민주당의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 법은 폐기되어야 한다. 공공기관은 정권의 하청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행정 기반이다. ‘철학이 다르면 내쫓는다’는 이 위험한 발상을 용인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정부의 철학 안에서만 숨 쉬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적 사고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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