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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유아, 민주당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5-07 10:24:40
  • 수정 2025-08-05 04:31:28

  • 국회 다수석으로 테이블을 던지는 아이들

떼쓰는 민주당 (그래픽 - 박주현)


요즘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영양상태가 좋아져서인지 도무지 외모만 보고는 구분이 안 되는 아이들. 그나마 교복을 입고 있으면 티가 나서 다행인데 사복을 입은 아이들의 연령을 구별하기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덩치는 크고 때론 화장까지 해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청소년들. 하지만 수다 떠는 내용을 들어보면 티가 난다. 키만 자랐을 뿐 사고방식이 금세 드러나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보고 있자면 이런 질풍노도의 청소년이, 그것도 불량 청소년들이 떠오른다.

국회 180석이라는 거대한 몸집을 가졌지만, 그 안에 담긴 생각은 놀랍도록 유치하다. 이재명 관련 재판 결과를 보면 이 점이 더욱 명확해진다.

판결 전, 민주당 의원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박지원의원은 "정통한 소식통을 통해 무죄라고 들었다"며 한치의 주저없이 위법적인 발언을 쏟아냈고, "이재명 대통령 만드는 대관식"이라며 들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듯 무죄 판결을 고대했다. 그때는 절차적 정당성 같은 단어는 그들의 사전에 없었다.

하지만 유죄가 나오자 온갖 구차한 논리들을 찾아 해 메기 시작했다. 갑자기 7만 쪽을 9일 만에 검토한 것, 심리를 두 번만 진행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판결 전에 비슷한 얘기라도 던졌던 기억이 있으면 1mm의 정당성이라도 있겠지만 이건 마치 식당에서 음식이 맛없다고 테이블을 뒤엎고 생떼 부리는 아이와 다를 바 없는 행태다.

더 기가 막힌 건 사법부의 선거개입이라는 말이다. 무죄면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란 말인가? 무죄여도 이재명에 날개를 달아주는 '선거개입'이라고 우겼을 텐가?. 어차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 인간이란 정치적인 동물이라 어떤 행동조차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사법부가 법의 논리가 아닌 정치의 언어를 따라간다면 그게 오히려 사법의 권위와 정의를 흔드는 일이란 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더 어이없는 건 최강욱 전 국회의원의 행태다. 변호사 출신인 그가 강성범의 유튜브에 출연해 이재명에게 재판 출석 통지서를 안 받는 방법을 상의하고 알려줬다고 당당히 밝혔다.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이런 발언을 전직 국회의원이자 법률 전문가가 한치의 부끄럼도 없이 뱉어낸 것이다. 유치원생이 규칙을 어기는 방법을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기억을 약간만 돌려 2020년 이재명의 친형 강제 입원 관련 판결을 떠올려보자. 그때도 심리는 한 번이었다. 무죄가 나왔을 때는 아무도 절차적 정당성을 묻지 않았다. 같은 절차, 다른 태도. 이런 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나 볼 수 있는 논리다. "내가 이기면 공정한 경기, 지면 심판 매수"라고 우기는 아이들처럼. 민주당의 이중성은 여기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헌법 최고 기관인 대법원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때는 존중하다가,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사법부를 흔들려한다. 이건 게임에서 지자 콘솔을 던지는 딱 10살 초딩의 심리와 다를 바 없다.

국회 다수석이라는 힘에 취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는 어린이들이 체육관에서 뛰어다니며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것과 같다. 위험하고 무책임하다. 심지어 재판 출석 통지서를 회피하는 방법을 공개적으로 조언하는 행위는 법을 농락하는 수준을 넘어 범죄를 조장하는 것에 가깝다.

프란츠 카프카는 『심판』에서 원칙 없는 사법 제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카프카보다 더 부조리하다. 카프카조차 소설에서라도 재판 결과에 따라 재판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걸 상상하지는 못했으니까.


어떤 서류도 접수받지 말라는 오더까지 내려진 게 밝혀진 상황에서 짐짓 자신은 마치 점잖고 상관없는 척, 또 해오던 대로 졸개들에게 책임전가하려는 이재명은 또 얼마나 유치한가?


민주당과 이재명은 이제 자신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덩치만 큰 국회 1당이 아니라, 생각도 성숙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곧 이 거대한 유아에게 "이제 그만 놀고 집에 가라"고 말할 것이다.

어른들 세계에서는 결과에 상관없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 오늘의 판결이 내일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재판은 대체 왜 필요한 것인가?. 민주당이 진정 성숙한 정당이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신들의 유치함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법치주의를 농락하는 발언을 일삼는 전, 현직 의원들에게 최소한의 품위라도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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