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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경제학'에 기업은 없는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겠다?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2-12 15:02:41
  • 수정 2025-12-12 15:03:13

  • 사흘 만에 '고용 수호'에서 '기업 파괴'로… 징벌적 규제가 불러올 공멸의 위기

이재명 대통령, 과기부·개보위 업무보고 발언이재명 대통령, 과기부·개보위 업무보고 발언 (연합뉴스) 

"규정을 위반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힘든, 실로 섬뜩한 일갈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파산'을 통치의 수단이자 목적으로 공공연히 언급했다. 그것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자리도 아닌, 기업의 규제 환경을 논하는 자리에서 말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발언의 시점이다. 불과 사흘 전인 9일, 대통령은 "비정규직을 짧게 쓰고 해고하는 것은 부도덕하다"며 공공부문과 기업에게 '무한 고용 책임'을 요구했다.


이것은 단순한 말바꾸기가 아니다. 정신분열적 모순이다. "고용 유지와 안정을 꾀하라"고 명령해놓고, 돌아서서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파산시키겠다"며 칼을 들이대고 있다. 사흘 간격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이 끔찍한 널뛰기 앞에서, 기업들은 생존의 공포를 넘어 실존적 허무를 느낀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란 말인가.


무엇보다 대통령의 분노는 번지수가 틀렸다. 치졸하기까지 하다. 대한민국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대다수가 어디서 시작되는가. 바로 중국이다. 보이스피싱부터 대규모 해킹까지, 우리 국민의 정보를 탈취해 유린하는 주범은 중국 내에 근거지를 둔 범죄 조직들이다. 그러나 이 정부는 베이징을 향해서는 범죄인 인도 요청이나 강력한 외교적 항의는커녕, 유감 표명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도둑은 무서워서 잡지도 못하면서, 도둑맞은 집주인의 문단속이 허술했다며 몽둥이찜질을 가하는 꼴이다.


이것은 엄정한 법 집행이 아니라, 만만한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방구석 여포' 식 화풀이에 불과하다. 외세의 침탈에는 침묵하고 자국 기업만 쥐잡듯이 잡는 것, 우리는 그것을 역사적으로 '사대주의'라 부르고 다른 말로는 '비겁함'이라 칭한다.


대통령의 저주는 구체적이기까지 하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과징금 기준을 '직전 3년 평균 매출'에서 '3년 중 최대 매출'로 바꾸겠다고 했다. 이는 기업의 기초 체력을 감안하지 않고 가장 잘 벌었을 때를 기준으로 징벌하겠다는, 사실상의 '확인사살' 선언이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는 유럽연합(EU)의 GDPR조차 매출의 4%를 상한으로 둔다. 이는 시스템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지, 기업의 숨통을 끊기 위함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의 화법에는 개선이나 교화의 의지가 없다. 오로지 '징벌'과 '파괴'를 향한 적개심만 이글거린다.


냉정하게 묻자. 대통령의 소원대로 기업이 망하면 정의가 실현되는가? 기업이 망하는 순간, 대통령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노동자의 삶'은 그 즉시 벼랑 끝으로 추락한다. 통계청 자료를 들출 필요도 없다. 회사가 문을 닫는데 월급을 줄 사장은 세상에 없다. 원청 기업 하나가 쓰러지면 수천 개의 협력 업체가 연쇄 도산하고, 수만 명의 가장이 거리로 나앉는다. 9일의 '따뜻한 대통령'이 내민 손을, 12일의 '비정한 대통령'이 스스로 잘라버리는 꼴이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1%대 추락, 환율 1,400원대 고착화라는 복합 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기업들은 고금리와 원자재난 속에서 마른 수건을 짜내며 버티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지도자가 규제폭탄이라는 엑셀과 해고 금지라는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아대고 있다. 자동차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엔진이 터져버린다. 이것은 경제학의 문제 이전에 기초적인 인과율의 문제다.


자본은 겁이 많다. 그리고 국경이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오너 리스크'보다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법과 원칙이 춤을 추는 '프레지던트 리스크(President Risk)'를 더 두려워한다. 법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 기업을 이념 실험의 모르모트로 취급하는 나라에 미래를 걸 바보는 없다. '코리아 엑소더스'는 이미 시작됐다.


기업을 적으로 돌려서 성공한 국가는 역사상 단 한 곳도 없었다. 기업이 숨을 쉬어야 세금이 걷히고, 그 세금으로 약자를 돕는 것이다. 대통령의 '데스노트'에 기업의 이름을 적어 넣는 순간, 그 옆에 나란히 적히는 것은 바로 '대한민국 경제의 몰락'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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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scks2ek2025-12-16 11:15:20

    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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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rrp04712025-12-14 23:17:12

    기사 잘 읽었습니다. 미약하나마 원고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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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2-13 17:04:14

    협박, 갈취, 폭력 등 완전 조폭 마인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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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2-13 04:46:14

    기업들 망치고 나라 망치는 것에 진심인 이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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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2-12 19:29:50

    칼럼 잘보고 있습니다. 범죄자 한마리가 제 기분대로 대한민국의 생태계를 쥐락펴락하는 꼴을 보자니 분노가 치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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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2-12 18:33:20

    저 작자는 국가 수반을 떠나
    인간으로서도 실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머가리는 왜 달고 다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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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2-12 17:38:38

    나라가 망하고 있는데 저런 식으로 협박이나 하고 대응책은 없고.  저 꼴을 언제까지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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