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포퓰리스트들은 홍위병을 버린다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8-03 23:39:06
  • 수정 2025-08-03 23:44:46

기사수정

김어준과 이재명 갤러리가 받은 전리품

대통령실은 최근 김어준 ‘뉴스공장’ 등 유튜브 기반 매체를 출입기자단에 포함시킨 데 이어 언론 등에 해왔던 정부 광고를 유튜브 등 매체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단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에 기여한 8142명을 대상으로 ‘특별포상’(1급 포상)을 주기로 확정했는데, 이중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가 포함됐다. 1급 포상을 받으면 당대표 명의 상장과 함께 출마 시 공천 가산점이 주어진다. 지난 4월에는 탄핵에 기여했다며 ‘민주여성’이라는 커뮤니티가 포상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이런 걸 보면 이 대통령 측근들은 포퓰리스트 연구를 꽤나 진지하게 해온 것 같다. 


자발적 혁명가라는 추켜세움

공간과 시간은 다르지만 포퓰리스트가 권력을 쟁취하고 강화하는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포퓰리스트들은 극렬지지층을 키울 때 '자발성의 신화'로 시작한다. 자신의 사병(私兵)을 민의의 자발적 분출로 포장하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을 자신의 권력투쟁이 아닌, 사회주의를 정화하기 위한 대중의 필연적 봉기라고 선전했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통령도 자신들의 강성 지지층을 '새로운 정치 현상'이자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동적 증거라고 치켜세워 왔다.  


어린 홍위병들

마오쩌둥은 '사령부를 포격하라'와 같은 구호를 통해 학생들을 직접 선동하고 투쟁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 역시 지지자들의 '화력'을 독려하고 '총구는 밖으로 향합시다, 여러분! 힘이 남으면 댓글이라도 더 쓰고… '며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내린다. 


마오쩌둥의 올려치기에 홍위병들의 마음은 녹아났다고

마오쩌둥과 홍위병

1950년대 말, 마오쩌둥이 야심 차게 추진한 대약진운동은 수천만 명의 아사자를 낳은 대재앙으로 끝났다. 이 참담한 실패로 그의 권력은 급격히 약화되었고, 덩샤오핑 같은 관료들에게 권력의 중심을 내주게 되었다. 마오에게는 오직 자신에게만 충성하는 비공식적이고 파괴적인 외부 동력이 절실했다.   


그는 "혁명은 죄가 없고, 반란에는 이유가 있다(革命无罪, 造反有理)"와 같은 구호로 청년들을 직접 선동했다. 이 구호들은 십대들의 막연한 불안과 불만을 성스러운 십자군 전쟁으로 승화시켰다. 마오쩌둥 개인에 대한 신격화는 지도자와 추종자 사이에 직접적이고 종교적인 유대를 형성했고, 그의 말은 당과 국가의 법을 넘어서는 절대적인 계율이 되었다. 홍위병은 그렇게 마오 개인의 군대로 탄생했다.일단 고삐가 풀리자, 홍위병의 분노는 중국 전역을 휩쓸었다. 수천 년의 문화유산이 파괴되었고, '반혁명분자'로 지목된 이들은 인민재판을 받고 살해되었다. 


인륜을 파괴하는 극단적 홍위병의 행태

마오의 최대 정적이던 류사오치가 숙청되자, 통제를 벗어난 홍위병들은 파벌로 나뉘어 유혈사태를 일으켰고, 국가 자체를 내전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기세였다. 마오쩌둥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의 명수였다. 그의 해결책은 '상산하향(上山下鄕)' 운동, 즉 "지식 청년들은 농촌에 가서 가난한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아라"는 숭고한 지시로 위장된 대규모 추방 정책이었다. 도시 호구와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수백만 명의 청년들은 그렇게 '잃어버린 세대'가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재명과 그의 키보드 전사들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은 '손가혁'에서 시작하여, '이지모'를 거쳐 '개딸', 그리고 '재명이네 마을'의 순서로 진화했다. 2024년에는 대국민소통단을 만들어 '내가 이재명이다'를 구호로 적극적 키보드 전사들을 키워냈다. 2017년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문재인 후보를 향한 원색적 비방에서부터, 당원 가입 유도 위장 사이트 개설, 포털 여론 조작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활동은 조직적이었다. 

그는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을 자처하며 직접 소통했고, '개딸'들의 활동을 "세계사적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며 극찬했다. "힘이 남으면 댓글이라도 더 쓰라"는 그의 발언은 마오쩌둥이 톈안먼 광장에서 홍위병에게 내렸던 투쟁 독려와 정확히 같은 기능을 수행했다.


그토록 칭송했던 '하늘의 군대' 손가혁

키보드 전사의 주된 공격 방식은 '문자폭탄', '좌표 찍기', 온라인 조리돌림이다. 이들은 당내 비주류를 '수박'으로 낙인찍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한다.    


'손가혁'의 광증이 물의를 빚으면 '자기들끼리 만든 것'이라며 선을 그었고, 그토록 칭송했던 '개딸'의 행동이 빈축을 사면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며 공개적으로 자제를 요청했다. '개딸들'은 공식적으로 명칭을 파기했다. 이 대표 자신이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에서 사퇴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들이 뒤따랐다. 이는 마오가 홍위병을 팽 시킬 때 사용하던 '디지털 하방'이다. 그러고도 새로운 극렬지지층 '이재명 갤러리'는 당에서 포상을 받았다. 


포퓰리스트들은 지치지도 않는다. 언젠가 '이재명 갤러리'도 대통령의 '하방지시'에 마음 다칠 날도 오겠지. 그러나 슬퍼할 일도 아니다. 어차피 '손가혁'이 '이지모'고, '이지모'가 '개딸'이며, '개딸'이 '재명이네 마을'이고, 그 마을에 '이재명 갤러리'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놈이 그놈이다. 

원고료 납부하기
TAG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3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9 07:57:24

    응 꼬우면 이겨 2찍아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5 22:07:32

    잘 읽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8:38:59

    동감입니다.

  • 프로필이미지
    herbteap2025-08-04 17:03:48

    동감입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6:56:00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매일 치밀어오르는 맘을 잘 다독여야지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6:52:39

    노빠나 문파도 순한맛 개딸이었음을 인정. 뭐든 극단은 더한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교훈을 얻음.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3:44:17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3:43:31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3:03:09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1:29:20

    이 광풍이 언제 지나갈까요.. 개딸들과 이재명지지 40, 50들은 그들이 내다버린 가치와 시간을 알까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1:09:19

    토사구팽. 글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0:44:58

    손가락 앞에 있으면 다 적임. 내란동조범. 내란 옹호세력이라고 손가락질.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10:35:43

    그놈이 그놈이다.
    정말 하는 짓거리가 수준이 보이죠.
    좋은글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honeycat2025-08-04 09:55:05

    주변에 평소엔 멀쩡한 사람이 개딸짓하고 잇는거 보고 있음 진짜 소름이 돋아요

  • 프로필이미지
    inter10002025-08-04 09:46:44

    조만간 그 홍위병들에 의해 물어뜯길 시간이 올텐데 그때는 과연 무어라할지 ㅎ

  • 프로필이미지
    woenfow932025-08-04 09:45:12

    역사는 반복된다
    소름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8:27:34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8:02:21

    무섭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7:22:57

    이제 홍위병들 앞세워 여론 선동, 조작이 도지사 시절처럼 쉽게 되지는 않겠죠. 희망사항일까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5:39:59

    잘 읽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2:49:05

    이게 뭔 소리여? 당췌 말도안되는소리여

  • 프로필이미지
    idt4m2025-08-04 02:32:56

    잘하고 있다. 음... 참 잘해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1:43:46

    포상의 기준이란것도 없고
    꼴리는대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1:10:47

    그놈이 그놈입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0:22:04

    자기가 탄 배에 구멍을 내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저 신나있는 이재명의 홍위병들...이대로 가면 니네도 결국 다 죽어.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5-08-04 00:20:56

    이재명갤 제일 더럽게 싸우라고 만든줄 알았더니 포상을 줘서 넘 놀랐어요
    가피님 괴롭혔던 짭계정도 공천 받으려고 그리 열심히 한거 아닌가 싶은데 어딘가에 있을지도요

  • 프로필이미지
    Borderline19452025-08-04 00:15:35

    잘 읽었습니다. 포퓰리스트와 무지성 지지자들의 만남이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네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4 00:05:48

    보잘것없고 하찮은 물건이 과한 욕심에 무리를 하니 이모양 입니다

  • 프로필이미지
    martin9022025-08-03 23:58:28

    민주당에서 만들었던 디지털전사들도 저기 있을텐데 눈치빠르고 발빠른 놈만 살아남겠네요. 어린 개딸들은 버림받았는지도 모르고 엉뚱한 곳에 가서 화풀이중..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3 23:55:23

    팩트파인더처럼 바른말 하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프로필이미지
    kibbum112025-08-03 23:53:27

    잘 읽었습니다 ~~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8-03 23:48:30

    맞아요.. 그놈이 그놈. 잘 읽었습니다.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협상 하루도 안돼 알려진 30분의 치욕 치욕의 청구서가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다. 이제 양국 언론을 통해 그 ‘협상’의 후일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압축적인 묘사는 “펜도 필요 없었던 30분”이라는 트럼프의 만족감 섞인 회고일 것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 주권 일부가 대서양 너머로 이전되었다. 시장의 평가는 즉각적이었고, 계산은 정확했...
  2. 버닝썬 비서관이 괜찮다면 페미니즘도 말하지 마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 중에 과거 버닝썬 사건의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했던 변호사 출신 인물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공직자의 규율과 기강을 바로잡고 비리를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이라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018년에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여성...
  3. [사설]어떤 간신이 광복절에 취임식을 '또'하라고 속삭였을까? '국민임명식' 이름 한번 기가 막히게 지었다. 이미 취임 선서를 하고 업무를 시작한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두 달 만에 또 취임식을 한단다. 그것도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에, 광화문 광장에서, 1만 명을 모아놓고 말이다. 대통령실은 "국민이 대통령을 '나의 대통령으로 임명한다'고 선언하는 자리"라고 포장한다.하지만 이 .
  4. 이재명에 환호했던 어떤 변호사의 일기 : 이재명에게 실망이다. 보도블록시장 시절 보도블록 한 장까지도 챙긴다던 그 호기로운 이미지는 허상이었나? 아니면 고작 보도블록이나 챙기는 정도의 그릇이었나?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자화자찬 했던 일은 갑자기 자기 밑에 직원이 자기 몰래 추진한거란다. 보도블록 챙기느라 바빴나? 도지사가 되어서도 자기가 손수 자리까지 만들어 ‘통일’부...
  5. 전병헌, 관세협상 두고 “자화자찬 아닌 자해, 조공 외교의 자화상” 이재명 정부가 최근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역대급 성과”라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오히려 자해에 가까운 셀프 풍자”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과연 이재명 정부”라는 여권 내 찬양성 멘트를 거론하며, “이 정부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내는 한마디”라...
  6. 김건희특검의 ‘윤석열 속옷 브리핑’ 유감 두 번째 수감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와 내란 재판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김건희특검이 어제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불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특검은 기자들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이 "속옷 바람으로 누워 있었다"는 내용의 브리핑..
  7. 이재명 측근 김진욱, 국제마피아파와 연루 의혹 속 총리실 임명 철회 이재명 정부 '보은 인사' 논란 가속... 김진욱 임명 철회에 '버닝썬 변호사' 임명까지 겹쳐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진욱 씨가 국무총리실 정무협력비서관으로 임명된다 7일 국무총리실은 밝혔었다. 정무협력비서관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고위공무원 ‘나’급(2급) 직위다. '일신상의 이유'로 하루 만에 자진 철..
  8. 유능하다는 망상, 4천억 달러가 증명하는 친중의 대가 때로는 숫자가 가장 정직한 폭로다. 변명도, 수사도, 감성도 거세된 채, 냉혹한 진실의 뼈대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앞에 던져진 숫자들을 보라.일본의 경제규모는 대략 우리의 2.15 배다. 그들이 5,500억 달러를 낸 것을 우리 체급에 맞춰 단순 환산하면 약 2,000억에서 2500억 달러면 충분할 것이다. 유럽연합 30개국이 그나마 자신들...
  9. 이재명 '광복절 야간 임명식'에 전병헌, '대관식 하냐' 직격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저녁, '대통령 국민 임명식'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 두 달 전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전례 없는 야간 행사를 강행하는 배경을 두고 야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총공세를 폈다.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
  10. [속보] 관세 25%→15%. 미국제품 무관세. 美농산물 트럭 완전개방 한국이 미국에 3천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한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주 내로 .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