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대형기업과 총 22조7천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28일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약 11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7만 원대를 회복하며 이른바 ‘7만전자’에 복귀했다. 테슬라와의 대규모 반도체 수주 계약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6.83% 오른 7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7만 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처음이며, 이날 주가 상승폭은 작년 11월 15일(7.21%) 이후 가장 컸다.
이날 개장 전 삼성전자는 22조7,648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상대방은 비공개였지만, 이후 테슬라 수주라는 점이 확인되며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삼성과의 계약 금액인 165억 달러는 시작일 뿐, 실제 계약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언급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머스크의 메시지가 확산되면서 장 후반 삼성전자 주가는 심리적 저항선이던 7만 원 선을 돌파했다.
하루 동안의 거래량도 급증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식은 총 3,527만여 주가 거래돼, 전일(808만 주) 대비 약 4.5배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6,845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수혜는 관련 반도체 장비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솔브레인(15.67%), 원익IPS(15.38%), HPSP(4.29%) 등 밸류체인 내 주요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머스크는 "삼성의 텍사스 신공장은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전용 생산 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구현을 위해 AI4, AI5, AI6 등 독자 개발한 칩을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현재 AI4 칩은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양산되고 있으며, AI5는 TSMC가 대만과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최신형 AI6 칩은 내년부터 가동될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첨단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이번 수주는 선단공정에서 고객 확보에 고전하던 삼성전자에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머스크가 향후 계약 확대를 언급한 것은 자율주행용 고성능 AI 칩 ‘Dojo2’까지도 수주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가동률 상승에는 기여하겠지만, 수익성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