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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도, 마가 지지자들도 '엡스타일 파일 공개하라'는데 덮으려는 트럼프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7-16 12: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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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가' 반발에 가세…공화소속 하원의장 "모든 정보 공개해 국민이 판단해야"
  • ►일부 의원, 민주 발의 '정보공개' 결의안 찬성…"정파 아닌 도덕 문제"
  • ►트럼프는 진화 노력…"지지자들 왜 그리 관심 갖는지 이해안돼, 지루한 일"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엡스타인 파일' 논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들끓는 가운데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균열이 일고 있다.

민주당이 파일 공개를 위한 청문회와 투표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파일 공개 요구에 가세하고 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돼 있다.


이후 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타살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엡스타인의 사망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의 조사 결과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 당부에도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열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여론이 들끓었고, 공화당 인사들도 이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균열 조짐을 파고들어 민주당은 사건 정보 공개를 강제하는 결의안 표결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날 미 하원은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30일 내에 온라인에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게 하는 절차안을 211대 210으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민주당은 엡스타인 이슈를 두고 추가 표결을 예고했다. 하원 규칙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짐 맥거번(매사추세츠) 의원은 언론에 "오늘이 이 문제를 다루는 마지막 날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내분을 정치적 호재로 삼아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당장 이날 표결은 부결됐으나 일부 공화당 의원도 엡스타인 사건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팸 본디 미 법무장관 [AFP=연합뉴스]


*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 "매우 민감한 사안이지만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국민이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팸 본디 법무장관이 과거 언급한 '고객 명단'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장관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본디 장관은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책상에 올라와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으나, 이는 엡스타인 사건을 포함한 여러 사건에 대해 검토할 자료가 있다는 뜻이었다고 수습한 바 있다.


* 공화당 소속 에릭 벌리슨(미주리) 하원의원: "미국 국민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데 왜 무언가를 숨기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이는 정파적 문제가 아닌 도덕적 문제"


* 공화당 소속인 엘리 크레인(애리조나) 하원의원 : "초당적인 이슈가 되어 다행이고 그래야만 한다"


앞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엡스타인에게 허비하지 말자"고 지지층에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나는 왜 그들이 그렇게 관심을 갖는지 이해가 안 된다. 지루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 1기때 특검의 "마녀사냥"식 수사를 받았음에도 러시아의 대선 개입 공모 의혹 등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던 일을 잊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진화에 나섰는데도 마가 지지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확산하고 이제 공화당으로도 들끓는 여론이 번지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처럼 전개되자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과 엡스타인 파일 처리에 분노한 마가 지지층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스스로를 '딥 스테이트(Deep State)'에 맞서는 전사로 규정하며 지지층을 결집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지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딥 스테이트 척결'의 상징적 사건인 엡스타인 문제에 선을 그으면서 정치적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그렇다면 왜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을 막으려 하나?

트럼프는 엡스타인과 무관하지 않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두 사람은 플로리다의 사교계에서 어울렸고, 언론에 함께 찍힌 사진도 여럿이다. 특히 2002년 한 잡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엡스타인을 "같이 어울리면 정말 재미있는 멋진 친구(terrific guy)"라며 "나처럼 미녀를 좋아하는데, 대부분 나이가 어린 편"이라고 말한 기록은 유명하다.


한국 정치에 비유하자면, 개딸들이 '김부선 파일을 공개하라 외치는 격'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대통령은 '누가 그런 문제에 신경을 쓰나, 지루한 이야기'라며 일축하는 격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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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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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6er2025-07-16 13:18:44

    그나마 저긴 나라가 커서 그런지 정상적인 지지자들 의견도 티가 나네요
    앱스타인은 민주당 인사들도 엮여 있어서 같이 덮는 줄 알았더니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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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neycat2025-07-16 12:43:09

    막줄로 찰떡같이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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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ongong2025-07-16 12:36:00

    여기나 저기나....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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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n19712025-07-16 12:24:24

    트럼프도 미국 지도자의 품격을 어마어마하게 떨어뜨린 장본인이죠. 사실 이재명과 비슷한 수준일지도.

아페리레
웰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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