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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계가 '케이팝데몬헌터스' 앓이, 중국만 '표절 억까'질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7-13 12:23:11
  • 수정 2025-07-13 12: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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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곧 세상이 되었다 

2025년 6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직후 41개국에서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업적 성공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현실 세계의 음악 차트를 강타했다. 가상의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와 '헌트릭스'의 노래는 빌보드 200 앨범 차트 상위권에 데뷔했으며, 스포티파이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기존의 실제 케이팝 그룹들의 기록을 넘어서 1위를 차지해 '애니메이션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공의 중심에는 한국적 정체성이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매기 강 감독은 이 영화가 "케이팝에 대한 러브레터"이자 자신의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에 대한 헌사"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케이팝 산업의 생태계, 한국의 신화와 민속, 그리고 서울의 풍경을 정교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며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한국 문화의 매력을 각인시켰다.


케데헌은 한국 문화 그 자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경으로는 서울타워, 한강, 북촌 한옥마을, 하회마을 등 한국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들이 대거 등장한다. 


캐릭터 의상 디자인 역시 현대적인 케이팝 패션과 전통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헌트릭스 멤버들은 현대적인 무대 의상에 전통 장신구인 '노리개'를 착용하고, 라이벌 그룹 사자 보이즈는 전통 의상인 '한복'과 '갓'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특히 사자 보이즈의 검은 도포와 갓 차림은 누가 봐도 한국의 저승사자다.

   

영화의 감초 역할을 하는 마스코트 캐릭터 '더피(Derpy)'는 호랑이와 까치가 함께 그려진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虎鵲圖)'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kbizoom 홈페이지 캡쳐 


오직 중국만 불편한 케데헌의 성취 

그러나 이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 또 다시 중국의 일부 네티즌과 관영 매체를 중심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중국 문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웨이보(微博), 더우반(豆瓣), 비리비리(哔哩哔哩) 등 특정 중국어권 온라인 플랫폼을 가득 메운 주장을 살펴보자. 


사자 보이즈'가 착용한 검은 도포나 '헌트릭스' 의상 일부의 디자인이 중국 명(明)나라 혹은 다른 시대의 전통 의복 '비어복(飞鱼服)'이  '한푸(汉服)'를 무단으로 차용했다는 주장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궁궐, 사원, 혹은 전통 가옥의 디자인이 한국적 양식이 아닌, 중국의 특정 시대(예: 당나라, 송나라) 건축 양식을 표절했다는 주장. 단청의 문양, 지붕의 곡선, 창살 디자인 등을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영화의 최종 보스인 '귀마(Gwi-Ma)'나 기타 악령, 혹은 '호작도'의 호랑이와 같은 상징물이 한국 고유의 것이 아니라, 중국 신화나 민간 설화(예: '산해경(山海经)' 등)에 등장하는 개념을 이름만 바꾸어 도용했다는가 하면, 악령을 쫒는 설정은 중국 도교 의식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N서울타워, 북촌 한옥마을 등 한국의 실제 랜드마크와 전통 건축 양식에 등장하는 지붕 처마 곡선은 당나라 양식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중국 네티즌들은 Douban 등 플랫폼에 1,000건 이상의 리뷰를 남기며 일부는 애니메이션 품질과 스토리를 "싸구려, 지루한 쓰레기"라고 비판했다.



kbizoom 홈페이지 캡쳐 

인도언론 '인디아 타임스'는 소후뉴스 등 중국어 매체들이 네티즌들의 글을 인용하며 전통 의상, 궁궐 건축, 전통 문양, 심지어 한의학까지 "중국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는 밝혔다. 한 사용자는 "한국은 더 이상 문화적 표절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가? 이건 명백히 중국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데헌'이 중국 전통을 훔쳤다는 비난에 문화전쟁이 촉발했다는 내용의 인디아타임스 기사 

이러한 주장은 단순히 일부 네티즌의 자발적인 반응으로 치부할 수 없다. 중국 관영매체가 이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세계를 향해 벌이는, 국가적인 문화 헤게모니 전쟁이다. 

물론, 세계인들은 그런 '억까질'을 보고 들을 시간과 여유가 없을 것이다. 세계인들은 그럴 시간에 스트리밍을 한 번 더하고, '케데헌 챌린지'를 연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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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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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om07242025-08-04 12:23:03

    지긋지긋하면서도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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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090372025-07-14 23:27:46

    지들 문화 지들 손으로 다 불태워놓고 왜저러는지ㅋ

아페리레
웰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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