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다.
. 한동훈이 늘 하던 대로 본인의 차에서 과자를 먹으며 음악 얘기를 했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유자차'를 좋아한다고.
한 소절 부르기도 했다.
KBS 유튜브 캡쳐. 브로콜리너마저의 한 팬이 SNS에 "내가 그렇게 잘못 살았나. 이 정도 벌을 받아야 할 정도로"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밴드의 '덕원'이 "그럼 저는 어땠을까요"라고 댓글을 올렸다. 이 댓글은 그들의 대표곡 "앵콜요청금지"의 가사인데 팬의 '하소연'에 재치 있게 공감을 표한 것이다.
. 김어준이 이를 놓칠까. 덕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초대 받는 성은(聖恩)을 누렸다. 그리고 김어준은 이 이슈를 언급했고, 덕원은 (이 이슈 덕에 초대 받았을 테니)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저희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고맙고, 이런 분도 이런 곡을 알고 있구나 기쁜 마음과 동시에, 솔직히 제가 지지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묘한, 되게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KBS뉴스 유튜브 캡쳐
. 이후 한동훈은 본인의 소셜 미디어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유자차 같이 좋은 음악에는 정치가 낄 자리가 없죠. 저는 좋은 음악 계속하시길 응원합니다!"라고 썼다.
. 이 이슈는 뒤로 갈수록 불편해지다가 나중에는 화가 난다.
. 난 한동훈을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으며, 높이 평가하는 면이 있고 '별로'라고 느끼는 면도 있다. 그러나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그의 별로인 면을 칭찬하지도 않고 그 반대도 아니다.
. 난 브로콜리너마저를 아주 좋아하고 그들의 노래에 위안을 받을 때가 많다. 그렇다고 그들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별로인 면을 숨길 마음도 없다.
. 그렇다고 내가 뮤지션을 정치적인(?) 발언때문에 까겠나. 뮤지션에 대한 판단 기준은 음악 하나 밖에 없다.
. 한동훈이 탱자 탱자 음악과 과자로 지지층과 소통하는 것이 문제인가? 문제 없다.
. 비정치적인 소통과정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언급하는게 잘못인가? 단 하나도 잘못이 없다.
. '한동훈을 지지하지 않는' '브로콜리너마저'의 팬이 불편함을 SNS에 언급하는 게 잘못인가? 잘못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지하는 정치인과 지지하는 뮤지션이 일치해야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 반대가 되면 불편해질 것이다. SNS는 그런 불편함을 토로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 '덕원'이 그런 팬의 하소연에 공감을 표하는 것은 잘못인가? 잘못은 없는데, '좀 별로'다.
김어준에게 말한 대로 '감사하고 고마운데' '제가 지지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묘한 기분'.
한국말은 하고 싶은 말이 뒤에 있다.
이 한 마디를 듣고 싶어서 김어준은 '덕원'을 불렀을 것이다.
'탄핵집회도 나가고 시국선언에 이름도 올린 뮤지션'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온 이상 정치적인 퇴로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난 덕원의 '강요받은 편협함'에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려 한다.
앞서 말했듯 뮤지션은 음악 한 가지로만 평가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KBS유튜브 캡쳐 : 덕원
. 뮤지션은 정치성향을 가져선 안되는가? 그럴리가!
정치성향 때문에 탄압 받거나 비난 받아도 되는가? 절대 안된다.
. 정치인은 음악성향을 표현해선 안되는가?
음악성향 때문에 조롱받거나 망신 당해도 된는가?
그러나 한동훈은 좋아하는 뮤지션에게 상처 받았고 김어준과 개딸들에게 망신 당했다.
이 모든 게 내란 때문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한동훈은 계엄을 막았고 탄핵에 앞장섰다.
. 그래서 뭐가 문제냐고?
문제는 김어준의 패권주의다.
그만한 정치권력을 가졌는데 (여당 당대표 선거를 두고 대통령과 호각지세를 벌이는) 문화권력도 쥐고 흔들고 싶은 것이다. 음모론으로 대중적 주목을 받고 정치인을 줄 세워 발밑에 깔고, 이제 그 짓을 문화 전반에까지 하고 싶은 것.
. 또 문제는 있다. 문화 패권주의의 수단이 편협한 김어준의 정치성향이다.
빨간 음악, 파란 음악 나눠서 갈라치는 과정에서 그를 따르는 대중은 환호할 지 모르나 그게 문화대혁명의 홍위병이 된게 아니고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대중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빨간 곡과 파란 곡을 나눠 서로 반은 버리게 만들게 된다.
. 그래서 말하는 것이다. 뮤지션은 음악 한 가지만 보자고. 저 미쳐 날뛰는 털보의 권력에서 우리 플레이리스트만이라도 지키자.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매우 공감함에도 내 마음 속엔 여전히 진보랍시고 깝치는 꼬라지는 편히 봐줄 마음이 선듯 들지 않는건 뭘까 생각하게 된다. 그들에게 물어 보고 싶다. 진정, 이재명의 불법은 정의이고, 윤석열의 계엄은 죽을 죄인가? 그러 인해 국힘과 그 지지자들은 이땅에서 사라져야할 대상인가? 너무 피곤하다. 난 그저, 불법은 불법이고, 잘 못은 잘 못이라 하고 싶다.혹 그 대상이 내가 지지했던 대상이던 아니던,
가수든 배우든 정치적 성향을 굳이 드러내지 좀 않았으면... 어쩔 수 없는 편견이 생기는 것이 스스로 괴롭네요ㅠㅠ
공감합니다. 또 인지하지 못한 면도 다시 알게 됩니다. 음악은 죄가 없죠. 그 분이 집회나가시는 것도 문제 없고, 플사 바꿨던 것도 개인의 자유니까요. 그냥 쪼잔한 내 마음이. 정치성향의 대척점에 있어서 문제입니다. 털무당네 나간 뮤지션 거릅니다. 아직 저는 쪼잔하니까요. 음악을 빨강 파랑이 아닌 빨강 파랑 보라로 보게 되는 날이 어서 오기를 희망합니다. 브로콜리 좋아합니다.. 윤덕원씨가 게스트로 나왔던 아침 라디오도 즐겨 들었어요.
김어준의 비뚫어지고 왜곡되고 저렴하고 오만한 등등등의 인식이 음모론에 비벼진 채로
대중과 정치 영역에서 패권을 쥔 그 폐해가 넘 크다.
대중의 인식 전반에 아주 큰 폐해를 안겼고, 그들을 주류로 올림으로서
절반 국민의 정서가 형편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가수가 정치성향 가져도 되지만 자기 노래 좋다는 사람도 가려받는 건 좀 그렇네. 선거운동으로 자기 음악 쓴다는 것도 아니고. 왜 요즘 과거의 음악보다 더 좋은 노래를 내놓지 못하는지 알겠다.
우리의(?) 사고에 전근대적인 전체주의가 있다는걸 우리 스스로가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건강한 시민정신도 독립적인 개인주의도 결여되어 있다는걸 깨닫게 되길
새로운 문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