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단 하나의 '삐-' 소리로 K팝 씬에 거대한 물음표를 던졌다. 오는 8월 22일 발매될 정규 4집 'KARMA'(카르마)의 타이틀곡 '삐처리' 티저가 공개된 이후, 팬덤과 대중 사이에서는 이 의도된 묵음의 정체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쳐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8일, '힙합 보안관'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삐처리'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멤버들은 무질서한 도시를 바로잡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지만, 정작 곡의 핵심으로 추정되는 부분은 의문의 '삐-' 소리로 대체되어 있다. 단순한 욕설이나 비속어를 가리기 위한 장치로 보기에는 그 의도가 너무나 노골적이고 상징적이어서, 그 안에 숨겨진 메시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가장 지배적인 해석 중 하나는 K팝 아이돌 산업에 만연한 '검열'과 '표현의 한계'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힙합 보안관'이라는 콘셉트는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목소리마저 '삐처리'로 통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아이돌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겪는 표현의 제약을 역설적으로 고발하는 고도의 메타포(metaphor)가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그룹의 세계관과 앨범명 'KARMA'를 연결 짓는 시각이다. '업보'를 뜻하는 'KARMA'라는 제목처럼, '삐처리'된 내용이 그룹의 서사 속에서 해결해야 할 과거의 '업보'나 감춰진 '진실'을 상징한다는 추측이다. 이 경우, '삐-' 소리는 단순한 묵음이 아니라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며 앨범 전체의 서사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복선이 된다.
스트레이 키즈는 앞선 6개의 앨범을 연속으로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리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7연속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이처럼 도발적이고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한 티저를 공개한 것은 이들의 음악적 자신감으로 보인다다.
과연 '삐-' 소리의 정체는 날 선 사회 비판일까, 아니면 거대한 세계관의 서막일까. 스트레이 키즈가 던진 이 흥미로운 수수께끼의 답은 오는 8월 22일, 'KARMA' 앨범의 완전한 공개와 함께 밝혀질 예정이다. 그들의 영리한 도발이 또 한 번 K팝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