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위증교사판결의 무리수①] '고소취소'가 김진성의 기억?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11-25 21:32:20

기사수정
2024년 11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고합 2023 927 이재명의 위증교사 선고에 드러난 판결문은 사실관계부터 법리해석까지 수많은 무리수가 담겨있다. 판결문의 오류를 시리즈로 짚어보고자 한다.

위증교사 재판부는 김진성의 증언을 6개로 나눠 유죄와 이유무죄로 각각 나눠 판단했다.

그중 김진성의 증언 2개는 본인이 자백했고 유죄를 인정했음에도 이례적으로 무죄로 판단했는데, 마침 이 2개의 증언은 이재명의 무죄를 이끌어내는데 필요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존재하지도, 김진성 기억속에도 없던 '고소취소' (그래픽 = 가피우스)

[위증교사판결의 무리수] 시리즈 1편에서는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한 제3증언에 대해 짚어보겠다.


제3증언 : 피고인은 이재명 측 변호인의 "이후 김병량은 최PD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였지요?" 라는 질문에 "예" 라고 증언


재판부가 이 증언이 무죄라고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 김진성이 2018. 12. 24. 경 피고인 이재명과의 통화 후 김병량 선거캠프의 관계자에게 연락하여 최PD에 대한 고소취소가 언제 있었는지를 묻고, 신변호사(이재명의 변호인)과 통화하면서도 "KBS에 대한 고소취하는 지방선거 전이 아니었겠냐 판단된다."고 먼저 말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김진성은 이 사건 증언 당시에는 김병량이 실제로 최PD에 대한 고소를 취소했다고 인식 하여 증언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증언이 피고인 김진성의 기억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려움.


최병량 시장은 KBS에 대해 고소취하를 한 적이 없다. 재판부 역시 이를 알고 있지만, 김진성의 '기억' 속에서는 고소취하가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진성은 위증을 인정했어도 재판부는 위증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재판부가 말하는 '김진성이 실제 그렇게 기억했다는 근거'는?

김진성이 이재명과 통화한 뒤 김병량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고소취소 시기를 물었으며, 이재명의 변호사에게 먼저 고소취소 시기를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억은 '이재명이 위증교사 통화과정에서 심은 것'임을 쉽게 입증할 수 있다. 당시 둘의 대화를 복기해보자. 


이재명 : 그 뭐 은갈치 어쩌고, 뭐 골프 뭐 어쩌고 저쩌고. 근데 그러니까 내가 도중에 써 줄 이유가 없는 거지. 사실은 미리 이미 다 얘기했는데. 내 그것도 거짓말 있었는데, 그건 뭐 김비서관은 알 수는 없는 일이고...


김진성 : 예..예


이재명 : 그럼 걔네들이 왜 그렇게 거짓말을 했냐가 핵심이잖아요. 당시에 그래서 당시에 어쨌든 제가 그때 뭐 들은 얘기.. 뭐. 최철호 PD한테는 고소 취하해 준다고 약속을 미리 했었다는 거고. 음. 그.. 그 기억하세요. 혹시 


김진성 : 그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고소 취하해 준다고.




재판부가 인정했듯, 김진성이 당시 캠프관계자에게 전화해 고소취소 시기를 물은 것도, 이재명의 변호인에게 고소취소 시기를 언급한 것도 2018.12.24 이재명과의 통화다. 

그리고 그 통화에서 김진성은 '고소취하 약속'을 모른다고 답했다. 김진성의 고소취소에 대한 기억은 이재명이 '심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정확히 '기억하세요. 혹시'라고 물었고 '그 내용은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전화를 끊고 김진성은 고소취소를 기억에 있는 사람처럼 당시 캠프 관계자에게 묻고 이재명의 변호인에게도 먼저 말을 꺼낸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김진성이 왜 없던 기억을 있는 사람처럼 행세하는지 추론을 해봐야 할까? 그럴 필요가 없다. 김진성은 이미 검찰조사에서 밝힌 바 있다. 


"이 대표가 전화해 김병량과 KBS가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아 구속시켜야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는 알지 못하고, 들은 기억도 없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김진성은 왜 들은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을까? 역시 검찰진술에 답이 있다.


"이 대표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이대표가 그게 맞다고 하고 들은 것으로라도 증언해달라고 하니까 증언했다. 이 대표가 안 시켰으면 거짓으로 증언할 이유가 없었다."


이토록 피고인의 진술과 사실관계까지 뒤틀어버리는 판결은 군사독재 시절 이후 처음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원고료 납부하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4-11-27 11:48:25

    판결문 들여다 보기 괴로우셧을텐데
    그럼에도 발빠른 분석 기사 올려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6 12:01:01

    이정도로 판사마음대로 판결이 가능하다니 놀랍네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6 09:54:13

    법이 해석하기 나름인게 맞는건가?싶고 결국 판사놀음인거같아서 너무 씁쓸해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6 04:59:35

    저두 등산하고왔어요 건강하게 잘 살려구요
    꼭 끝을 보렵니다
    다 필요없구 ㅁㅅㅇ 빵에 가는것만 보면 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5 22:11:44

    건강하게 오래 살아서 저 끝을 보려고 운동 빡세게 하고 옴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5 21:46:48

    미친 김판사보다 가피님 판단이 더 정확하네요. 기사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5 21:44:57

    위증함으로써 이득본 사람이 범인이죠 검찰도 이걸 파고들어야할거같습니다 고의성타령을 하니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5 21:41:03

    판사는 왜 그런 판결을 했을까요?
    단지 시기를 늦추고 싶어서?
    정말 씁쓸하네요.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협상 하루도 안돼 알려진 30분의 치욕 치욕의 청구서가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다. 이제 양국 언론을 통해 그 ‘협상’의 후일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압축적인 묘사는 “펜도 필요 없었던 30분”이라는 트럼프의 만족감 섞인 회고일 것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 주권 일부가 대서양 너머로 이전되었다. 시장의 평가는 즉각적이었고, 계산은 정확했...
  2. 버닝썬 비서관이 괜찮다면 페미니즘도 말하지 마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 중에 과거 버닝썬 사건의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했던 변호사 출신 인물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공직자의 규율과 기강을 바로잡고 비리를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이라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018년에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여성...
  3. [사설]어떤 간신이 광복절에 취임식을 '또'하라고 속삭였을까? '국민임명식' 이름 한번 기가 막히게 지었다. 이미 취임 선서를 하고 업무를 시작한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두 달 만에 또 취임식을 한단다. 그것도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에, 광화문 광장에서, 1만 명을 모아놓고 말이다. 대통령실은 "국민이 대통령을 '나의 대통령으로 임명한다'고 선언하는 자리"라고 포장한다.하지만 이 .
  4. 이재명에 환호했던 어떤 변호사의 일기 : 이재명에게 실망이다. 보도블록시장 시절 보도블록 한 장까지도 챙긴다던 그 호기로운 이미지는 허상이었나? 아니면 고작 보도블록이나 챙기는 정도의 그릇이었나?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자화자찬 했던 일은 갑자기 자기 밑에 직원이 자기 몰래 추진한거란다. 보도블록 챙기느라 바빴나? 도지사가 되어서도 자기가 손수 자리까지 만들어 ‘통일’부...
  5. 전병헌, 관세협상 두고 “자화자찬 아닌 자해, 조공 외교의 자화상” 이재명 정부가 최근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역대급 성과”라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오히려 자해에 가까운 셀프 풍자”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과연 이재명 정부”라는 여권 내 찬양성 멘트를 거론하며, “이 정부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내는 한마디”라...
  6. 김건희특검의 ‘윤석열 속옷 브리핑’ 유감 두 번째 수감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와 내란 재판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김건희특검이 어제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불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특검은 기자들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이 "속옷 바람으로 누워 있었다"는 내용의 브리핑..
  7. 이재명 측근 김진욱, 국제마피아파와 연루 의혹 속 총리실 임명 철회 이재명 정부 '보은 인사' 논란 가속... 김진욱 임명 철회에 '버닝썬 변호사' 임명까지 겹쳐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진욱 씨가 국무총리실 정무협력비서관으로 임명된다 7일 국무총리실은 밝혔었다. 정무협력비서관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고위공무원 ‘나’급(2급) 직위다. '일신상의 이유'로 하루 만에 자진 철..
  8. 유능하다는 망상, 4천억 달러가 증명하는 친중의 대가 때로는 숫자가 가장 정직한 폭로다. 변명도, 수사도, 감성도 거세된 채, 냉혹한 진실의 뼈대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앞에 던져진 숫자들을 보라.일본의 경제규모는 대략 우리의 2.15 배다. 그들이 5,500억 달러를 낸 것을 우리 체급에 맞춰 단순 환산하면 약 2,000억에서 2500억 달러면 충분할 것이다. 유럽연합 30개국이 그나마 자신들...
  9. 이재명 '광복절 야간 임명식'에 전병헌, '대관식 하냐' 직격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저녁, '대통령 국민 임명식'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 두 달 전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전례 없는 야간 행사를 강행하는 배경을 두고 야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총공세를 폈다.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
  10. [속보] 관세 25%→15%. 미국제품 무관세. 美농산물 트럭 완전개방 한국이 미국에 3천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한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주 내로 .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