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단독] '김인섭' 재판 증거 누락한 이재명 선거법 재판은 절반의 승리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11-21 12:48:03
  • 수정 2024-11-21 13:10:03

기사수정

이재명 선거법 재판은 선고에 있어서는 최선의 승리에 가깝지만 검찰의 공소에는 절반의 실패로 규정할 수 있다. 


첫번째 재판부는 이런 저런 핑계로 재판을 최대한 지연해 1심 선고를 총선 이후로 후퇴시킨 강규태 판사다. 그는 법복을 벗으면서까지 이재명 선거법 선고의 압박을 회피하고 후임 재판부에게 미뤄 재판을 원점에서 출발시켰다. 모두가 4월 총선 이전에 이재명 선거법 1심 선고가 나올 것을 예상했으나 11월까지 지연되었고, 그 결과 민주당은 총선을 압승하게 된다. 


"백현동 용도 변경, 김인섭 덕분"…법정 진술이 사라졌다

작년 12월에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지역이 변경된 것이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인적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법정 증언도 나왔었다.


당시 한국식품연구원 청사 이전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문모씨는 검찰 신문 과정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에 어려움을 겪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용도변경을 해 보겠다고 제안한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네 그렇게 제안했습니다"고 답하는 결정적인 진술이 나왔었다. 검찰은 성남도개공 직원도 증인으로 신청했었다. 

이것은 강규태 판사가 심리를 하던 시절 이미 검찰도 이재명의 '국토부 협박'을 쓰러뜨릴 무기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손을 뗀 것은 백현동 4단계 용도 상향이 국토부의 협박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실제 보면 더 웅장한 위협, 백현동 아파트 옹벽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의 백현동 감사보고서도 증거에서 누락 

2022년 7월에는 감사원의 백현동 감사보고서가 공개된다. 이것 역시 증거로 제출했었어야만 한다.
감사보고서에서 지적한 바는 다음과 같다.


(1) 용도지역을 과도하게 상향한 점은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다. (청구기간 경과로 각하)

(2) 민간임대로 제안됐던 것을 일반분양으로 변경한 점은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다.

(3) 30m 옹벽을 설치한 것은 산지관리법 위반이다. 

(4) 성남도시개발공사 참여 조건이 변경된 것은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다.
(5) 용도변경의 조건이었던 R&D센터를 기부채납 대상에서 면제하여 성남시에 손실을 초래했다.


당시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사진=감사원 홈페이지 캡쳐)

위의 다섯 가지 감사결과는 이재명의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이 '국토부 협박'때문이 아닌 민간업자와의 유착이라는 근거로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공소장에도, 재판과정에도, 증거제출목록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김인섭 1,2심 판결문도 무시되었다

김인섭의 백현동 개발비리 알선수재 판결문은 식품연구원 부지 4단계 용도상향이 김인섭의 로비 때문이었음을 너무나도 강력하게 웅변한다. 그러나 역시 김인섭의 판결문은 재판과정에도, 증거제출목록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검찰의 무능일까?

그렇게 확언할 수는 없다. 검찰은 식품연구원 부지 4단계 용도상향이 성남시의 자체 판단임을 혼신의 힘을 기울여 입증해왔고, 국토부의 협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인신문 또한 압도적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국토부 협박'의 부존재를 입증할 수 있었다는 판단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론이다. 2년이 넘는 긴 시간 막대한 인력이 투입된 재판에서 누가 승리를 낙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실수로 보기도 어렵다. 

강규태 판사 시절의 공판에서 이미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가 증인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김인섭의 로비를 시사하는 식품연구원 담당자의 진술도 있었다. 

이재명의 '국토부 협박'발언은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을 망각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게 보인다. 

검찰은 '결과가 좋으니 다 좋다' 넘어가기 보다는 항소심에서의 증거 보강을 재고해보기 바란다.


원고료 납부하기
TAG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1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2 12:05:07

    검찰은 정신차려! 가장 중요한 증거가 누락되다니 정치신세계 프레임메이커에서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2 04:01:10

    판검사를 믿지 못하는 세상이라
    저 악귀를 완전히 쳐넣기전까진 불안할듯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21:16:47

    배임으로 형량 부자되는 '신의 종'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20:46:39

    검찰이 항소심에서는 이것들을 증거로 삼아야 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FROST22024-11-21 19:30:04

    나는 검찰도 완전히 믿지는 않아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18:23:08

    정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16:00:07

    검찰을 위한 일타강사!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15:33:23

    제발 누가 이재명 좀 치워주세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14:17:31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4-11-21 13:37:17

    선거법 검찰은 잘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저런 헛점이 있었군요.
    한성진 판사가 큰일 했어요.

    검찰측도 항소하겟지요?
    프레임메이커 기사 잘 챙겨읽고
    단디 챙겨서 꼭 항소했음 좋겠어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13:13:02

    김인섭 2심이 28일? 29일? 확정되면 선고법 2심에서 맘 편히 쓰려고.

  • 프로필이미지
    idsalkje2024-11-21 13:10:02

    검찰은 무능하거나 나태하거나 타락했거나
    검찰이 검찰로서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면 꼭 이 기사 읽어보기를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13:08:51

    김인섭 판결문이 나오기전 아니었을까 싶기도하고 공소장변경을 통해서라도 김인섭 재판결과는 넣었어야...항소심에서는 김인섭을 꼭넣어 재명이 K.O시키길!!!  용이 화영이 2심판결...인섭이는 대법판결앞두고있는데 신나네요 ㅎ

  • 프로필이미지
    yoongaphee2024-11-21 13:08:24

    guest / 아이구 오전 내내 붙잡고 있었죠

  • 프로필이미지
    guest2024-11-21 13:05:10

    일필휘지로 쓰셨을까요? 기사가 한번에 읽힙니다.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버닝썬 비서관이 괜찮다면 페미니즘도 말하지 마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 중에 과거 버닝썬 사건의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했던 변호사 출신 인물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공직자의 규율과 기강을 바로잡고 비리를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이라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018년에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여성...
  2. 협상 하루도 안돼 알려진 30분의 치욕 치욕의 청구서가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다. 이제 양국 언론을 통해 그 ‘협상’의 후일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압축적인 묘사는 “펜도 필요 없었던 30분”이라는 트럼프의 만족감 섞인 회고일 것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 주권 일부가 대서양 너머로 이전되었다. 시장의 평가는 즉각적이었고, 계산은 정확했...
  3. 이재명에 환호했던 어떤 변호사의 일기 : 이재명에게 실망이다. 보도블록시장 시절 보도블록 한 장까지도 챙긴다던 그 호기로운 이미지는 허상이었나? 아니면 고작 보도블록이나 챙기는 정도의 그릇이었나?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자화자찬 했던 일은 갑자기 자기 밑에 직원이 자기 몰래 추진한거란다. 보도블록 챙기느라 바빴나? 도지사가 되어서도 자기가 손수 자리까지 만들어 ‘통일’부...
  4. 이재명 측근 김진욱, 국제마피아파와 연루 의혹 속 총리실 임명 철회 이재명 정부 '보은 인사' 논란 가속... 김진욱 임명 철회에 '버닝썬 변호사' 임명까지 겹쳐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진욱 씨가 국무총리실 정무협력비서관으로 임명된다 7일 국무총리실은 밝혔었다. 정무협력비서관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고위공무원 ‘나’급(2급) 직위다. '일신상의 이유'로 하루 만에 자진 철..
  5. 김건희특검의 ‘윤석열 속옷 브리핑’ 유감 두 번째 수감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와 내란 재판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김건희특검이 어제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불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특검은 기자들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이 "속옷 바람으로 누워 있었다"는 내용의 브리핑..
  6. 이재명 '광복절 야간 임명식'에 전병헌, '대관식 하냐' 직격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저녁, '대통령 국민 임명식'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 두 달 전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전례 없는 야간 행사를 강행하는 배경을 두고 야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총공세를 폈다.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
  7. 범죄자들이 빛을 다시보는 날로 전락한 광복절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에서 역병을 피해 성안에 숨은 프로스페로 대공과 귀족들은 외부 세계를 잊기로 선택한 자들이었다. 그들의 가면무도회는 현실로부터의 의도적인 도피였다. 하지만 2025년 대한민국의 80번째 광복절 풍경은 이보다 더 악랄하다. 여의도와 용산의 권력자들은 성벽 밖의 고통을 모르는 척하는 수준을 넘어, 바로 그 신음..
  8. 美 뉴욕타임스, 무안참사 2020년에 막을 수 있었다 무안참사, 2020년에 막을 수 있었다뉴욕타임스(NYT)가 파헤친 '죽음의 벽'지난 5일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무안공항 참사의 핵심 원인으로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지목했다. "수십 년의 과오가 한국의 활주로 끝에 죽음의 벽을 세웠다"는 제목의 탐사보도를 통해, 이 구조물이 아니었다면 단순 활주로 이.
  9. 미리 쓰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선거 후기 오늘 오후,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가 선출되었다. 아니, 될 것이다. 기다렸다가 쓰면 되긴 하는데 그만 퇴근을 하고 싶다. 그래서 먼저 쓴다. 그냥 상상해서 쓴다. 결과는 놀랍지 않다. 이변은 없었고, 선거는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누가 봐도 김어준이 밀어주는 정청래와 이재명이 밀어주는 박찬대의 승부였다. 아니, 정확히는 김어준.
  10. 대통령 한마디에 기업 하나정도는 날아가는 나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경제상황을 상기해보자면, 대통령이 쇼인지, 진심인지 모를 칼을 꺼냈다. 기업이 이윤을 위해 안전을 소홀히 했다면, 그로 인한 노동자의 죽음은 살인과 다름없다는 서슬 퍼런 논리. 포스코이앤씨를 향해 ‘면허 취소’를 검토하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든 지금, 그의 손에 들린 칼은 그 어느 때보다...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