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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2차 당 대표 회담은 이재명에게 독배가 될 수도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10-29 16:58:54
  • 수정 2024-10-29 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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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음대로 되어버린 신나는 당대표 2차 회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차 회담이 성사됐다. 한 대표 측이21일 이재명 대표의 제안을 선뜻 받아버린 것이다. 


그날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만나 차담을 갖던 날이었다. 이 대표는 오전 당 회의에서 “한동훈 대표님, 면담 잘하시고 좋은 성과 내시고, 또 기회가 되시면 야당 대표와도 한번 만나시길 기대합니다”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던졌고,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만나 간(?)을 보기도 전에 선뜻 2차 회담을 받은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쾌재를 불렀다. 

“한 대표가 적어도 윤 대통령과의 면담은 끝낸 뒤에 답을 할 줄 알았는데 놀랐다”며 '그렇게 넙죽 받을 줄은 우리도 몰랐다'며 좋아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이전으로 일정을 점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회담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하라 당에 지시했다. 각 대표의 대리인들이 일정과 의제 협의 중이다.


회담 의제로는 '김건희 특검법'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회담이 잘 성사되면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채상병 사건 국정조사를 얻게 될 수 있다. 

14일 본회의에서 3대 법안 통과가 시도될 수 있다. 한동훈계 의원 몇 만 설득하면 안 될 것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특검 대신 '특별감찰관'을 밀어넣을 가능성이 높다. 김건희 특검 포기하면 나머지 2개를 주겠다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한 대표는 당내에서 특별감찰관 표결을 밀어붙여 이것을 협상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은 못 챙긴다 해도 이 대표가 뭐라도 챙겨올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는 듯 하다. 


2차 당대표 회담. 동상이몽. (그래픽 = 가피우스)


잃기만 하는 한동훈?

한동훈은 잃을 것이 많다. 여당 내부의 단합을 잃는다. 당장 특별감찰관제를 놓고 추경호 원내대표와 싸워야 한다. 여당 지지자들은 분열될 것이다. 당정관계는 파탄에 이를 수 있다. 윤 대통령과의 사이에는 강이 흐를 것이다. 호사가들은 사법리스크로 단명할 이재명의 정치생명에 산소호흡기를 대줬다며 말들을 할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이 얻을 것 

대한민국의 비호감 승부는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다. 막강한 사법리스크에 빠져 침몰할 줄 알았던 이 대표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 내외의 비호감이란 땅을 딛고 서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비호감도는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좋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이 떨어졌다. 그 기조대로 쭉 가고 있는 것이다. 

한 대표는 한때 이 대표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앞섰으나 이제는 더블스코어 이하로 주저앉은 상태다. 


핵심은 구도다. 

이 대표가 끊임 없이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지치지도 않고 애걸하며 1:1 구도를 만들어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윤석열 VS 이재명'의 구도로 한국정치를 보고 있다. 

'미래 권력 VS 미래 권력'의 구도가 아니라 '현재 권력 VS 미래 권력'의 구도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표 입장에서 답은 하나이다. '미래 권력 VS 미래 권력'의 구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권력을 '제껴야'하고 이재명과의 경쟁구도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제낀다'는 개념으로 보면 한 대표가 잃어버린 여권단합과 끈끈한 당정관계는 모두 '얻는 것'이 되어버린다.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에서는 유권자들이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종종 잊곤 한다. 그러나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에서는 다시 '검사 VS 피의자'의 구도가 살아난다. 윤석열 역시 그 구도로 지난 대선을 승리했다. 


이재명 측이 2차 당대표 회담을 말하자 한동훈 측이 바로 승락했다며 기뻐 어쩔 줄 모르던 모습을 다시 상기해보자. 이재명이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채상병 사건 국정조사 등을 얻어낸다면 매우 기쁘겠지만 그 과실은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성공한 여당대표 한동훈이 더 챙길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11월 2개(김혜경여사까지 3개)의 선고 이후 급격한 지지율 감소를 경험할 수도 있다. 

뜨는 한동훈과 지는 이재명의 구도, 적어도 한동훈은 그런 구상을 바탕으로 이재명에게 손을 내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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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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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32024-10-31 10:03:53

    프레임메이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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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31 02:57:19

    어사무사 하던 동훈이의 그림이 똭 보이게 해주는 글인데...또 이걸 그놈이 보고 취소 할 수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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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30 16:03:22

    예리한 가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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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10-29 21:48:43

    여 야 두 대표가 지금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기자님만큼의 디테일로 회담에 응하고 결과를 도출해 낼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냥 이벤트성 행사 중 하나, 그리고 언플용 회담 제안은 아니었을지...
    저들에게 기대감이 없어서인지
    빈손회담일 가능성도  유추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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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9 20:08:27

    역시 기피님만이 하실 수 있는 분석! 재명학 박사님의 탁월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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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m24202024-10-29 19:53:52

    다음 대선주자 알박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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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9 18:18:21

    뛰는 이재명 위에 나는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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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9 17:36:46

    그쵸 한동훈이 아무 생각 없이 당하는 모습 내주는 모습 보여주려고 승낙한 것 같지 않아요 오히려 아직 윤석열 놓지 못하는 친윤 지지자들도 오히려 끌어올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은데요
    그 정도도 못하진 않겠죠 저 둘 상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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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9 17:19:36

    11월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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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0-29 17:16:31

    정치 초보인 한이 그런 수를 쓸지도 미지수지만 꽁수 대마왕이 어떤식으로 언플할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한이 윤통과의 면담에서 망신을 당하고 지지율도 내려갔으니 방법을 모색하길 바랍니다  그래야 팝콘 튀기는 재미도 있겠죠

아페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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