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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뉴.토의 명태균 단독들은 왜 갈수록 뒷심이 빠질까?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9-28 17:41:10
  • 수정 2024-09-28 18: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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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2년 6월 재보궐 공천에 김건희 개입? 이준석이 대표인데?
  • ▶ 24년 총선 공천에 김건희 개입? 실패했잖아!
  • ▶ 월급 반을 뜯긴 이야기는 그들끼리 해결할 문제


뉴스토마토의 명태균 단독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힘이 떨어져 보인다. 초반에 독자들이 관심을 가진 부분은 김건희 여사가 과연 국민의힘 공천에 직접 개입했느냐는 것이다. 

칠불사 회동이나, 명태균의 이준석 전대 출마 지원설, 김영선 세비 삥뜯기 등 뒤로 갈수록 자극은 올라가는데 본질 중의 본질인 '김건희 공천개입'에서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드라마는 끝까지 보고 평을 써야 하지만, 지루함을 못 이겨 간단히 중간 평론을 해보고자 한다.



뉴스토마토가 명태균을 공들여 설명한 이유?


뉴스토마토는 명태균의 영향력이 윤석열 내외와의 관계에서 비롯되고, 김종인·이준석·오세훈·박완수·김영선·함성득 등 보수진영 주요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다고 따로 기사를 내어 정리했다.

그 외에도 다수 정치인의 전언을 통해 


-여론조사가 주무기 

-여론 읽는 흐름이 뛰어나고 정치 현안에 해박하다 

-역술인보다는 브로커나 컨설턴트에 가깝다 

-독특한 시각, 발상이 뛰어남 


등의 특성을 정리해 캐릭터를 설정했다.

왜 일까?

이것은 뉴스토마토가 앞으로 내놓을 단독 기사들의 주인공인 명태균에게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런 정치브로커들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허장성세(虛張聲勢)'이다. 



2022년 6월 재보궐 공천에 김건희·윤석열이 개입했다?


뉴스토마토가 공개한 명태균과 E씨의 통화파일에 의하면, 명태균이 김건희와 통화했더니 윤석열이 '나는 김영선'이라며 공천을 지지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이다.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 가지고.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


뉴스토마토가 왜 그리 공들여 명태균의 신빙성을 올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뉴스토마토 입장에서는 명태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모두 진실로 들릴 것이다. 그럴 만 하다. 특종을 잡은 기자는 그 내용을 믿고 싶어한다. 

그러나 상식적 시선으로 보면 '흔한 정치 브로커의 허장성세'로도 보인다. 


김영선 국회의원. (김영선 의원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2022년 6월 재보궐 당시 당대표는 바로 이준석이었다. 이준석이 김건희 혹은 윤석열의 뜻에 따라 공천 한다? 쉽게 믿기 어려운 부분이다.

해당 음성파일은 5월 9일에 녹음되었는데, 당시 이준석과 윤석열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이준석은 그로부터 한 달 후 '윤핵관'들에 의해 당대표 직무가 정지 되었고 이후 정진석 비대위가 들어선다. 

이준석은 당대표 선출 이후 윤석열의 대선캠프에서 배제된 상태였고, 권성동, 장제원 등 '윤핵관'들과의 갈등도 매우 심했다. 

그 상황에서 윤석열 내외가 공천을 좌지우지 했다는 걸 믿는 것은 '순진한' 김영선 뿐일 것이다.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은 "당시 공천자로 정해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김영선 전 의원으로 변경된 일 자체가 없다"며 "허장성세를 교묘하게 짜깁기한 녹취 파일에 기반한 근거 없는 폭로 보도"라며 일축했다.


22년 보궐에서 김영선이 공천받은 것은, 경남 최초 여성의원을 배출하자는 당의 판단이 있었고 민주당이 여성신인을 공천한다는 소문이 들리자 대항마로 서울 법대 출신 중량감 있는 다선을 출격시키는 전략을 사용했으며, 무엇보다 김영선이 수조물을 시음하는 기행을 벌이기 전이라 부정적 이미지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뉴스토마토는 당시 김영선 공천을 '의외의 일'로 만들고 용산 등의 실력자 입김이 있었음을 암시하기 위해 관계자의 입을 빌어 "김영선 전 의원은 창원의창과 아무런 연고도 없다" 했으나 김영선은 고양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김현미에게 2번 패배한 후 경남으로 내려가 공천 받으려 지역구 관리에 충실했었다고 전해진다. 

뉴스토마토가 빈약한 정황으로 스토리를 만들려다 보니 이런 저런 소소한 장치를 많이 배치한 것 같다. 


 

2024년 총선 공천에 김건희·윤석열이 개입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못했다' 이다. 

2024년 총선에서 김영선이 컷오프된 것을 안 명태균은 E씨에게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라며 "그러니까 빨리 기사, 빨리 내 갖고 빨리 확인하고.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요. 나한테 빨리 보내"라고 통화했다.

당시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당내에서 입지가 강했을까? 당시 비대위원장은 한동훈 이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봤다는 김건희와 김영선 텔레그램 파일이 터지면 한판 뒤집기가 일어날 것처럼 소문이 시끄러웠다. 그 중 해당 캡쳐를 봤다는 사람은 현재 이준석 한 명이다. 

그런 이준석이 말하는 텔레그램의 내용은 엉뚱했다.


'김영선의 요청을 그 분(김건희)가 돕기 어렵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9월 20일에 남긴 이준석의 페이스북 글에 의하면 '뉴스토마토는 꾸준히 이준석에게 텔레그램 캡쳐본 제공을 요구'했고, 이준석은 갖고 있지도 않고, 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내용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또한 뉴스토마토가 갖고 있는 캡쳐는 몇 달 간의 다른 대화의 파편을 모은 것이며, 김영선 측 관계자간의 대화 녹취로 전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뉴스토마토가 칠불사 회동이라며 으스스하고 음험한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것은 성공했지만, 결국 김영선이 들고 온 텔레그램 캡쳐 파일은 김건희가 공천을 돕지 않겠다는 내용일 뿐이었다.


실제로 김건희가 공천에 개입한 내용이 텔레그램 내 존재했다면 이준석이 과연 김영선 카드를 안 받았을까? 

김영선이라는 몰락한 정치인을 비례공천 주는 것이 신당의 참신한 공천컨셉에 맞지 않을 수는 있겠으나, 영부인의 공천개입은 보수진영을 한 번에 무너뜨리고 선거의 바람을 이준석 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챤스다.  이준석도 그런 계산이 내심 있었으니 바쁜 선거 국면에서 깊은 산속 칠불사를 찾아 하루 이상의 시간을 쓴 것이 아닐까?



2024년 국민의힘 공천룰


△동일 지역구 3선 의원 경선 시 득표율의 15% 감산 △현역 의원 권역별 평가 결과 하위 10% 이하 ‘공천 배제’ 등 기준 등을 내걸어 하위 10%인 7명을 공천 배제(컷오프)하고, 하위 10~30%인 18명에게 경선 득표율에서 20%를 감점한다. 

추가로 동일 지역 3선 이상 의원은 득표율에서 15% 감점받는다. 3선 이상 의원 중 평가 하위 10~30% 해당자에게 최대 35%를 감점하는 셈이었다. 

처음부터 김영선은 버틸 재주가 없었다. 

수조물 시음 사건 등 이미지가 최악이었고 공천 룰로 봐도 '김건희가 아니라 김건희 할애비가 와도 버틸 수 없던 룰이었던 셈. 



월급 반을 명태균에게 뜯겼다는 이야기가 재미있긴 하지만


다선의원이 정치브로커 따위에게 순순히 세비를 뜯기고 공개석상에서 모욕을 당한 이야기는 확실히 흥미롭기는 하다. 뉴스토마토의 명태균 시리즈 중 가장 빛나는 장면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능수능란한 정치브로커와 순진한 정치인끼리 알아서 할 일인 것이다. 


다선 중진 의원이 어떻게 그리 명태균 따위에게 쉽게 속느냐는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정치인이 브로커에게 속은 일은 너무나 흔한 일이라 굳이 설득할 필요는 못느낀다.

명태균은 정치브로커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수법인 여론조사와, 후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능력과, 'V'와의 친분을 강조하기 위한 전언, 통화내용 들려주기, 메신저 대화 캡쳐 등의 수법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명태균의 음성파일과 대화캡쳐는?


명태균이 윤석열 내외의 마음을 샀을 것이라는 것은 믿어도 무방할 것이다. 전화 통화도 했을 것이고, 윤심(尹心) , 혹은 김심(金心)을 내비치는 말도 끌어냈을지 모른다. 

명태균은 스피커 폰으로 여기저기 통화파일을 틀며 허세를 부렸을 것도 같다. 

그러나 윤석열·김건희의 입에서 결정적으로 공천에 개입했다는 워딩은 없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있으면 아마 벌써 나왔을 것이다. 

조각 조각난 이런 저런 말들에 그럴듯한 해석이 곁들여진 명태균의 말을 믿고 월급 반을 뜯기고도 감읍하는 어리석음은 김영선 하나로 충분하다.


E씨가 국감에 출석해 무차별한 언어의 폭격을 쏟아낼 것 같지만 큰 기대는 없다. 명태균이 E씨에게 무슨 허세는 못 떨 것이며 어리석은 김영선이 주책맞은 소리는 또 얼마나 했겠는가. 


세간의 주목을 끌며 시작한 명태균 스토리가 재판이나 E씨의 국감발언에서 마지막 한 방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건희가 공천에 개입했다면 탄핵의 문을 활짝 열게 되는 것이니 부정한 정권을 국민의 손으로 끌어내릴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보다는 상식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제 김건희 정권을 무너뜨리기 시작하는 보도는 명태균 시리즈가 아니라 jtbc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단독들이다. 눈을 돌려 도이치모터스를 보라. 



덧) CBS와 한겨레 외에는 다른 언론들이 해당 시리즈에 대해 매우 냉담한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작은 언론사여서 그런 것일까? 일부 언론들의 그러한 경향도 있긴 하지만 '중요한 인물'에 대한 기사는 언제나 뉴스밸류가 있다. 경기경제 신문의 "이재명 후보님, "(주)화천대유자산관리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기사는 당시 모든 언론이 인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토록 냉담한 명태균 시리즈'는 아마도 다른 언론에서 이미 검토를 마쳤기에 흘러 내려간 소재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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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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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12342024-09-28 19:49:34

    이런 생각도
    정치계 주변 ~꾼들(누굴 안다 도움을 줬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들어 주게 되어 있다. 전화 통화했다등)과 의원직이나 연결 통해 국가기관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기대한 만큼 ~꾼들의 말) '된다'로 들린다는 것.
    ~꾼들 뭐 도움 주겠다식 접근을 무료 봉사로 착각하는 실수 일이 꼬이게 되는 등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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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28 18:29:29

    김영선이 얼마나 똥멍충이인지 잘 알 수 있었다는 것 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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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28 18:28:39

    둘다봐야지 왜 고개를 돌려 도이치모터스만 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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