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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한.국 트리플 추락, 한 번에 해결할 시원한 방법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9-19 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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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기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20%, 한동훈 대표는 14%로 6개월간 10%p 빠졌다.

국민의힘은 28%로 일주일간 3%p가 빠졌다. 

그나마 받쳐주는 것은 여당 지지율이다. 윤 대통령은 최소한 받아야 할 8%p가 날아가 있고, 한동훈 대표는 여당 지지자들 14%를 손해 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이 시너지를 내며 여당 지지율을 견인해야 하는데, 한 대표의 애매한 차별화가 불을 붙였고 굳이 이겨 먹으려는 윤 대통령이 기름을 부었다. 

한대표가 선명하게 차별화를 했다면 중도표가 들어왔을 텐데 그마저도 아니었다.

제3자 추천 특검은 불발되었고, 의료대란은 의사들을 앉히지 않으면 출발할 수 없다.

보수진영 지지자들은 고민이 깊다.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권력이 다투니 윤석열 지지자는 한동훈을 지지할 수 없고 한동훈 지지자는 윤석열을 지지할 수 없는 마이너스섬 게임이 된 것이다. 

(둘 다 중도로 나가 표를 벌어오지도 못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여기서 5%만 빠져도 공무원들은 지시를 거부할 것이고 탄핵론은 힘을 얻게 된다. 조국당이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해 탄핵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 12명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준비 의원 연대'를 결성했다.


민주당이 탄핵을 당론으로 정하는 순간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 된다.

익지 않은 탄핵과(彈劾果)를 따려 들면 민주당이 역풍에 직면할 것이고, 익은 후에 따면 윤 정권은 버티기가 어렵다. 두 경우 모두 국민이 불행해지는 것이다. 

탄핵이 습관이 되면 대통령제 자체가 불안정 해지는 것이고, 차후에 야당이 집권한다 해도 임기 내내 탄핵론을 버텨야 할 것이다. 

야당 입장에서 정국이 경색되어야 탄핵 빌드업이 쉬워지니 여야 대화는 실종될 것이다.


정말 탄핵을 바라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이 지지율 방어를 어느 정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국정을 지켜보면 윤 대통령은 스스로 지지율을 올릴 역량이 없어 보인다

사실,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대단히 어려운 일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경제를 살리라거나 물가를 잡으라는 요구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안보에 대해 바라는 것도 없다. 

그저 김건희 여사 언론에 노출시키지 말고, 벌여 놓은 의료대란이나 좀 수습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다. 대단히 한일관계를 발전시킬 것 같지도 않은데 공연히 친일성 발언으로 국민들 혈압 오르게 하지 않기를 바라는 정도이다. 


트리플 추락을 맞은 여권의 해법은 단순하다.

추락하는 살아있는 권력이 미래 권력에 양보를 해야 한다. 

그제서야 윤석열 지지하는 사람이 맘 놓고 한동훈 지지하고, 한동훈 지지하는 사람이 맘 놓고 윤석열을 지지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나라 걱정을 좀 덜하면 된다. 한동훈 하자는 대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당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동훈이 기껏 판을 깔아놨더니 '의사들이 확실한 안을 들고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의사 협회들 입장이 제각각이더라? ㅎ'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이 대통령실 관계자들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제 와서 의사들에게 굽히면 국가수반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가 나는 것이 두려울 것이다. 이 역시 방법이 있다. 

의사들에게 굴복하는 스탠스가 아닌, 의사들의 말에 경청하는 스탠스를 잡으면 된다.


그래픽=gapius

지금부터 최대한 빨리 '의사들과 대통령의 대화'를 개최하라. 

그러다가 의사들에게 망신이라도 당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거둬라.

토론으로 이길 생각을 하지 말고 맞는 말이라면 진심으로 한 번 설득을 당해보라.

의사들에게는 '의대정원 확대'에는 동의한다는 대승적인 답변까지는 끌어 내보고, 각론에 들어가면 쿨하게 양보를 해보라.


국민들은 현 의료대란의 승자와 패자를 구경하려 모인 링 밖의 관중이 아니다. 국민들은 이 대화를 '경청의 승부'로 지켜볼 것이다. 국민 모두가 이해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대통령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노무현 정부 초기 '검사와의 대화'때처럼 건방을 떨면 의사들이 여론에 고립될 것이고 대통령이 의사들을 찍어 누르려 들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다.


대화가 끝난 후 대통령의 리더십은 인정 받을 것이며, 지금껏 잘 듣지 못했던 의사들의 입장을 듣게 만든 판을 깔아준 대통령의 배려에 감사할 것이며, 지금부터 잘 풀려 가리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될 것이다. 이후에는 의사들도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한동훈은 불통의 대통령을 소통하게 만든 리더십을 인정받을 것이고, 윤 대통령은 후배와 의료계의 고언을 경청한 리더십을 인정 받을 것이다. 민주당은 이 타결과정에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유일한 출구전략이자 최선의 해법이 될 것이다. 여기서 윤석열 정부의 선순환 출발점을 만들 수 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내가 환타지 소설을 한 편 쓴 것 같다는 자괴감이 든다. 

과연 이 칼럼의 등록 버튼을 누를지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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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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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ureee2024-09-20 09:54:06

    읽으면서도 "정말 그렇게 될까요?"했는데, 역시나 판타지 소설이었군요. ㅎㅎㅎ

    하루 하루 더 깊은 심연을 향해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모든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X고집에 있습니다.
    그 이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 ㅉㅃ들이 민주당 부정경선을 해서 최악의 대선 후보를 내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 대한민국 대표 달리트들인 ㅉㅃ들이 주제 파악을 못하고 나대기 때문입니다.

    막산이 실형 선고가 바닥을 치는 신호탄이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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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20 08:34:29

    한동훈의 한계라고 볼수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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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20 02:07:00

    역시 이재명이 싫어서 찍은 윤석열에 대한 극도의 애정이 빛나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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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20 00:38:08

    진짜 판타지소설 장르라는 걸 부정하지 못하겠음ㅠ 우리나라 언제 다시 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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