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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넘어 차떼기로 돌아가려나 - 민주+국힘 지구당 부활론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9-04 18:30:41
  • 수정 2024-09-04 18: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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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메이커=윤갑희 기자]


눈이 확 뜨이는 칼럼을 읽었다.

최근 한동훈과 이재명이 지구당 부활을 추진한다는 답답한 소식에 지구당이 무엇이 문제인지 깔끔하게 정리해준 글이었다. 요약해 소개해본다.


AI이미지 생성 by gapius


'한동훈이 주장하는 '지구당 부활'이 뭐길래'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내용은 한동훈이 제안한 '지구당 부활론’ 논쟁이 뜨거운데, 지구당 부활은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정치 부패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구당이 부활하면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지역구에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어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힘을 얻게 되지만 지구당 부활이 국민에게 줄 혜택은 없으며, 2004년 '오세훈법’으로 지구당이 폐지된 이유는 불법 정치 자금 문제 때문이었다. 

현재 여야 모두 지구당 부활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지구당 부활은 254개 모든 선구구에 지역구 사무실이 설치되 운영되므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 원인으로 꼽히는 '조직력의 부재'를 보완할 수 있다는 비판일색의 글이었다.

무엇 하나 나무랄 내용이 없었다.


'아이엠피터'의 지구당 부활 비판 칼럼 (사진 = 아이엠피터 뉴스 캡쳐) 


이 칼럼을 오마이뉴스와 본인이 운영하는 인터넷뉴스사이트에 쓴 사람은 '아이엠피터'였다. 


그리고 지난 1일 여야대표회담에서 이재명과 한동훈은 지구당 도입을 적극 협의키로 했다. 이후에도 '아이엠피터'가 지구당 문제를 비판하나 했더니,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아마도 '아이엠피터'는 '한동훈이 주장하는 지구당 부활'에는 비판적이지만 '이재명과 한동훈이 협의한 지구당 부활'에는 비판적이지 않은 것 같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은 한겨레에서도 볼 수 있었다.


6월 20일 한겨레 칼럼인 '[논쟁하니] ‘정당의 지구당 부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에서는 찬·반 양론의 학자들의 지상 논쟁으로 등가로 다루더니, 막상 이재명과 한동훈이 지구당 도입 협의가 된 9월 1일에는 ‘차떼기 뒤 사라진 지구당, 당원 주권 바람 타고 20년 만에 기지개'라며 긍정적인 톤으로 기울어 있다.

기사 일부를 살펴보면, 




이날 양당 대표가 지구당 부활에 공감대를 이룬 데는 지난 10년 사이 달라진 정당 환경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2010년 이후 원내 1·2당의 당원수가 급증하고 정당의 의사결정에 당원들의 영향력 증가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이재명·한동훈 대표체제가 출범한 뒤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정치인 간 정치적 기회구조의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지구당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기 시작하면서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 의제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지구당 부활을 무려 '정치개혁'의제로 평가해 준 것이다.


필자는 이번에는 오세훈도 입장이 바뀌었는지 찾아보았다.

오세훈은 지구당을 없애버린 '일명 오세훈법'의 발의자 아닌가. 나름 엄청난 선거 개혁을 이룬 인물이다. 

오세훈도 역시 여당이 원하는 지구당 부활이니 슬쩍 입을 다물거나 찬성 모드로 바뀌지는 않았을까?


놀랍게도 오세훈은 최근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구당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대표를 강화할 뿐"이라며 비판하는 등 여러차례 지구당 부활 반대를 천명하고 있었다. 


인사말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지구당 부활론자들은 이미 수사기관들이 투명한 선거자금 관리를 할 수 있다며 '뻥'을 치고들 있는데, 그런 소리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이 가라앉기라도 한 후에 하는 것이 더 양심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민주당 돈봉투 사건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이정근의 녹취파일로 밝혀진 것을 누구나 알지 않나?


어찌되었건 지구당 부활에 대해 양심적인 의견은 오세훈 외는 원내 정당에서 듣기 어려우니 이제는 원외정당이 된 새로운미래 김연욱 선임대변인의 4일 서면브리핑 일부를 소개하며 글을 맺어야겠다. 





거대 양당은 국민을 외면한 고비용 저효율 정치인 ‘지구당 부활 꼼수’를 당장 멈추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이 두 거대 정당이 민생법안 처리에는 손을 놓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기득권 강화를 위한 ‘지구당 부활’에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양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지구당 부활을 입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202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선에서 원외 위원장의 지지를 얻기 위한 한동훈-이재명 대표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여야 대표가 지구당 부활에는 찰떡 공조에 나선 것은 속이 다 드러나 보이는 꼼수다.


지구당이 부활할 경우, 양당제 중심의 정치문화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크다. 과거 불법 정치자금 논란으로 폐지되었던 지구당을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은 ‘정치 퇴행’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행보는 결국 ‘고비용 저효율 정치의 상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은 ‘돈 먹는 하마’가 지역 곳곳에 생겨나는 모습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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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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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see2024-09-05 10:21:09

    우리나라 정치는 20세기로 회귀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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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urquoimoi2024-09-04 22:36:40

    또 저 많은 지구당 운영비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투여될 것이 자명합니다. 그 비용 조달하려면 당이 갑자기 돈벼락을 맞든가 아니면 어디 가서 차떼기를 해야… 어휴 도대체 몇십 년을 후퇴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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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ST22024-09-04 20:29:38

    두 잡느엄이 나라를 구렁텅이로 몰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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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09-04 19:25:02

    알찬 기사 절 보았습니다. 지금의 지역위원회하고는 그 성격이나 운영에 따른 법적 허용 법위등등이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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