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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김인섭 2심 유죄가 이재명 재판에 미치는 영향은?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8-23 16:57:02
  • 수정 2024-09-10 10: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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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2심판결에 이르는 과정과 재판의 핵심쟁점, 그리고 해당 판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 리버뷰? 오션뷰? 옹벽뷰 아파트!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개발해 건축된 이 아파트는 아파트의 삼면을 옹벽이10층까지 둘러싸고 있는 '옹벽뷰'아파트이다. 

산지관리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옹벽의 수직높이는 15m를 초과할 수 없고 비탈면의 수직높이가 5m 이상일 경우에는 5m 이하 간격으로 너비 1m 이상의 소단을 설치해야 한다. (계단을 상상하면 된다)

결국 성남알앤디PFV는 아파트 1223세대를 건설·분양해 매출액 1조347억 원, 분양수익 3185억 원을 올렸다. 정 대표는 신탁 등을 통해 성남알앤디PFV 20%를 보유한 배우자와 함께 배당이익 약 700억 원을 얻었고 성남알앤디PFV와 자산관리 위탁계약을 맺은 아시아디벨로퍼를 통해 위탁수수료 약 365억 원을 챙겼다.


백현동 사업은 시행사의 과도한 수익과 횡령·배임, 인허가 로비 등 각종 불법이 응축된 사업이었다. 대장동 개발 의혹의 연습게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걸림돌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제되었고, 자연녹지보전지역인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점프했다. 

성남시가 받을 기부채납 비율도 화끈하게 깎였다. 

임대아파트 비율도 시원하게 줄였다. 

여덟 차례 유찰된 부지였으나 정바울이 군침을 흘릴 부지로 거듭난 것이다. 


◆ 이재명의 최측근이자 정치적 아버지인 김인섭 


이 로비의 중심에 김인섭이 있다. 

김인섭은 당시 '성남 빗물 저류조 공사 비리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상황이었지만 이는 김인섭이 법정에서 알선수재 혐의를 부인하는 중요한 핑계였을 뿐이며, 수시로 정진상이 드나들며 소통을 해왔기에 정바울에게 김인섭의 구속은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재명의 최측근 김인섭 (사진:연합뉴스)


정바울은 2012년 용도 변경 로비를 위해 이재명의 최측근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게 접근했다. 

정바울은 검찰의 조사에서 "김인섭은 이재명, 정진상과 친분이 두터운 관계로 성남시에서 영향력이 막강했다"면서 "백현동 개발사업에 각종 인허가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부탁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독자들은 김인섭이 이재명에게 어느 정도의 최측근인지 너무나 잘 아실테니 설명은 생략하고 김인섭의 1심 재판부 판결문을 소개해본다. 

"김인섭은 시민운동을 함께 하며 친분을 쌓은 이재명의 선거를 여러 차례 지원하면서 범행 당시 성남 시장이던 이재명, 그리고 성남시 정책비서관으로서 모든 부서 업무를 사실상 총괄한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


물론 2심 재판부 판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공인한 특수관계라고 두 사람의 사이를 규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 재판의 핵심쟁점 : 동업자인가, 로비스트인가?


김인섭과 정바울, 두 사람은 어느날 지분소송에 들어간다. 

대체 이유가 뭘까?

정바울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김인섭이 요구한 200억은 혼자 먹겠다는 것이 아니라 절반은 이재명과 정진상의 몫이라는 것이다. 

 정바울은 현금 200억 원 대신 김인섭에게 성남알앤디PFV 지분 10%을 넘기기로 약속했으나 로비에 필요하다며 계속 현금을 요구했기 때문에 정 대표는 소송을 통해 지분을 빠르게 현금화하는 방안을 찾았다. 주식양도 계약을 체결한 뒤 소송에 져줌으로써  지분 대신 합의금 성격의 현금을 받아가는 '약속대련' 소송이다.


두 사람이 이렇게 지분으로 엮임으로써 소득세에 대한 절세도 하고 이것을 근거로 동업임을 주장해 온 것이다. 

일종의 위장소송이지만 두 사람은 심각하게 다투기도 했다. 

정바울이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수립 제안이 성남시에서 한 달 넘게 통과되지 않으면서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틈을 타 김인섭은 지분 25%를 요구하고 정바울은 이를 들어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김인섭은 "내 한 마디면 이재명도 날아간다"며 위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알선수재에 대한 대가 74억5000만 원은 이렇게 합법적(?)으로 전달된 것이다.

또한 수시로 김인섭에게 뜯긴 돈 2억 5천만원은 별도다. 


◆ 이수진, 판사짬밥 무시 못하네 


김인섭의 1심 판결은 몰라도 2심 판결이 뒤집히리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전 의원은 탈당을 하며 1심 판결문을 인용해 

 "판결문의 전체 취지를 보면 '김인섭-정진상-이재명'의 연결구조로 돼 있다"며 "특히 판사는 두 사람이 백현동 사업 시절에도 지인이고 김인섭이 대외적으로도 이재명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였기에 로비스트로서 돈을 수령할 수 있었다고 본 듯하다. 그래서 이재명 말이 거짓말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인섭 유죄 판결의 한 축은 정바울과 동업관계가 아닌 상황에서 70여 억원을 '수재'한 것이고 나머지 한 축은 이재명· 정진상에게 '알선'한 것이다. 

후자를 입증하는 한 축이 김인섭과 이재명의 특수관계이다. 

정바울의 법정증언을 인용하면, 

김인섭이 평소 이재명· 정진상과의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다고 한다. 

김인섭은 "민주당에 말해서 이재명을 성남시장 자리에 앉혔다", "정진상을 이재명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시켜 줬다"는 것이다. 

또한 김인섭이 정진상은 '진상이', 이재명은 '2층'이라고 불러왔다는 것이다. 



◆ 김인섭 2심 판결이 이재명에 미치는 영향  


먼저, 검찰의 이재명과 정진상의 정치공동체 이론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이것은 남은 이재명의 모든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장동 사건이나 정자동 호텔 사건 등등 성남시장 시절과 경기도 시장 시절에 일어난 모든 혐의에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다. 


가장 밀접한 재판은 이재명의 백현동 개발 의혹 재판이다. 배임혐의에 직접적 영향을 주게 된다. 이외에도 성남FC, 대장동 개발의혹, 위례 개발 의혹 등에 모두 영향을 주게 된다.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김인섭이 수재한 절반의 행방을 찾는 수사가 새로 펼쳐질 수도 있다. 

모든 혐의에서 이재명이 직접 드러나는 증거들은 적은 편이다. 측근 중 측근인 정진상은 모든 혐의에서 관계자들과의 접촉이 넓고 깊다. 


가까이는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의혹 중 '백현동 용도상향은 국토부 협박'발언이다. 용도상향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인 '알선수재'가 이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고통스러운 열대야가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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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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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wwave2024-08-26 19:28:21

    시원~한 가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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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de07242024-08-26 10:41:48

    개(딸)들이 짖어도 가을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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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yrun2024-08-25 18:00:13

    반드시 끝은 오니까요. 정치적진상들 정리 좀 하고 시원한 가을 맞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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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rumi2024-08-23 23:56:17

    정말이지 제발 열대야도 끝나고 막산이도 끝나길.
    윤갑희기자님 상세한 분석기사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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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fhdnsalfo2024-08-23 23:21:34

    내용이 날카로운데 쉽고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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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eloazul2024-08-23 21:40:50

    분석 기사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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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gel_10042024-08-23 19:43:33

    대통령도 감옥 보낸  판사들이  뭐가 두려워 이렇게 질질 끌려다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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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bteap2024-08-23 18:50:40

    중요 부분에 밑줄 쳐주신 거 좋습니다. 이번 가을은 유독 풍성할 거 같아서 매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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