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X등의 소셜미디어에서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의 과거 버닝썬 사건 가해자 변론 이력을 비판하며 그에 대한 임명취소나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 비서관에 대한 해임요구와 우려는 성별과 연령을 초월한다. 버닝썬이 불러온 사회적 충격, 해당 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는 것은 보편적인 정서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재명을 지지하는 여성주의자'들이 전 비서관 이슈에 침묵하는 점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하는 이들이 있다. 단순히 소셜미디어 사용자 일부의 행태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치영 비서관 임명 건은, 과거 다른 정권이었다면 여성계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을 사안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유독 들리지 않는다. 과거 유사한 사안에 대해 누구보다 날 선 비판을 쏟아냈던 이들, 민주당을 지지하는 활동가, 여성운동가, 유명 스피커들의 침묵은 낯설고 어색하다.
이 어색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 비서관의 더 중요한 이력 하나를 더 알아야 한다. 전 비서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이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을 지지하는 여성주의자'에게 있어 '버닝썬 변호사'에 대한 분노 감정 보다는 '이재명의 변호사'라는 사실이 우선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재명을 지지하는 여성주의자'의 정체성은 '여성주의자'보다는 '이재명 지지자'가 우선된다는 뜻일 것이다.
이재명 지지자라면, 말 안해도 이 인사가 왜 중요한지 잘 아니까
그렇다면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를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할 때 '버닝썬 변호사'라는 이력을 과연 몰랐을까? 그리고 그 이력이 비난에 직면하리라는 것을 몰랐을까? 그럴 리가 없다. 알면서 임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버닝썬 변호사'를 임명했을까?
대통령의 속내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인사의 이유에 대해 3가지를 추론할 수 있다.
피의자를 변호하다 보면, 의뢰인의 비밀을 지나치게 많이 알게 된다. 이 대통령의 정치이력 내내 따라다니는 사법리스크의 굴레를 생각할 때, 본인의 비밀을 샅샅이 알고 있는 변호인을 외부에서 활동하게 둔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비서실의 '공직기강비서관' 자리는 '벼슬의 외양을 갖춘 족쇄'라고 볼 수 있다.
한 편으로는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사법리스크로 부터 본인을 방탄하는 '대통령실 내 로펌'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공직기강비서관은 고위공직자의 인사를 검증하고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는 핵심 요직이다. 자신을 구한 변호인을 권력 감시의 심장부에 앉힌 이번 인사는 '보은 인사'이며 변호사비 정산이기도 하다. 신종 매관매직에 다름 아닌 작태를 태연하게 하는 것이 이번 정부다.
버닝썬 사건 가해자를 변호했던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 (그래픽=가피우스)
그래도, 우리 정신 차리자
대통령의 형사사건 변호인이 사정 라인을 책임지는 것은 감시 시스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오겠지만 굳이 그런 규범적인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비판에 낯 뜨거워할 정권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도 버닝썬 사건에 절망하고 분노하고 피해자들을 걱정하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대답없을 메아리 같은 권유를 해 본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여성주의자'들에게 이 말 만큼은 건네고 싶다.
사람 나고 정치 났지, 정치 나고 사람 난 것은 아니지 않나?
이 기사에 1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사람 나고 정치 났지, 정치 나고 사람 난 것은 아니지 않나?"
가슴 드러내고 털보 지지하던 감성으로 페미하는 척 하니까 그렇죠.
이재명을 지지한다는 건, 상식도 도덕도 정의도 공정도 죄다 포기해야 한다는 뜻. 그래서 그가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사람이었나를 볼 필요가 없다. ㅇ재명을 지지하는 순간, 그 자신도 이재명과 동일한 범주가 되기 때문. 그래서 옛 친구들 다 삭제했어요.
여성 인권 어쩌고도 결국 정치질에 지나지 않았나봅니다
벼슬의 왜양을 갖춘 족쇄 맞네요.
시진핑이 측근들 요직에 앉혀놓고 일거수 일투족 감시했다던데.
패션페미들 다 죽어라
버닝썬 사건에 절망하고 분노하고 피해자들을 걱정하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자.....
공허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계속 외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공감가는 글이네요~~~
이럴때 진짜 여성을 위해 목소리 냈던 사람과 정치적 목적이 먼저였던 사람이 갈라지는 거죠
밑의 가피님 댓글대로 드러나지 않아도 끝없이 노력하는 분들이 있는데도 정치꾼들이 너무 여론을 꽉 잡고 있어요 이젠 작업도 쉽고
조폭과 변호사의 관계. 선택적 페미. 유독 이재명에게 침묵하는 여성운동가들을 보면 곱게 볼 수만은 없다
인권 위에 이재명 있는 게 아니라고요!ㅠ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건지~~ ㅠㅠ
울 나라에 페미가 있나요? / 지금 이 시간에도 버닝썬 변호사 물러나라 외치고 기자회견 준비하고 언론에 제보하는 훌륭한 페미니스트분들이 많습니다.
울 나라에 페미가 있나요? 페미인 척 하는 정치꾼들만 창궐
무엇보다 이재명이 우선인 것이죠
뭘 해줬다고
그 놈의 정치가 뭐라고 모른척하는 걸까요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