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겪었던 남부지방이 다시 한번 '극한호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일 밤부터 4일 오전까지 전남과 경남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4일 오전 현재 비구름대는 세력이 약해져 경남과 경북 일부 지역에 시간당 10~20mm의 약한 비가 내리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은 예상보다 일찍 비가 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는 이날 중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빗물에 잠긴 광주 신안동 도로 (광주=연합뉴스)
이번 호우로 남부지방 곳곳은 하루 만에 200mm 안팎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전남 무안군 운남면에서는 1시간 동안 142.1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광주와 전북, 경남에서도 1시간에 100mm에 육박하는 비가 내려 도로가 침수되고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4일 오전 8시 레이더 영상.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중부지방 강수량은 예보보다 적어…북쪽 건조공기 유입 탓
당초 많은 비가 예상됐던 중부지방의 강수량은 전망에 못 미쳤다. 이는 북서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남하하면서 비구름대의 북상을 막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10~40mm, 충청 지역에는 50~150mm의 비가 내렸다.
다행히 비구름대가 빠르게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은 이날 중 비가 대부분 그치겠다. 하지만 전남 남해안과 영남 지역은 5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물에 잠긴 울산 도로 [연합 뉴스]고온다습한 날씨에 열대야 계속…다음 호우는 모레부터
많은 비가 내렸지만, 더위는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면서 체감온도는 여전히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실제로 전날 밤 남부지방과 제주 지역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를 겪었다.
기상청은 4일 낮 최고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9~34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았으며,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체감온도는 33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모레(6일) 새벽 중부지방을 시작으로 또다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비는 6일 밤 중부지방, 7일 아침 남부지방에서 각각 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광주 북구 도심 또 침수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