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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노란봉투법, 대기업은 '교섭대란'으로 망한다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08-02 09:36:36
  • 수정 2025-08-02 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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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연속기획] 한겨레 주장에 대한 반박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노란봉투법'을 두고 일부 언론은 산업 현장의 절규를 '포비아'로 폄훼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안이 품은 파괴적 위험성을 외면한 지독한 현실 왜곡이다. 본 시리즈는 한겨레 신문이 최근 게재한 노란봉투법을 옹호하는 6가지 핵심 논리가 어떻게 법리와 현실, 데이터를 외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팩트파인더 그래픽팀) 

[1편] "수백 개 노조와 교섭? 과장이다"… 산업 생태계 붕괴의 서막을 외면한 궤변


한겨레 주장 : 원청이 하청 노조와 교섭할 의무는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이 미치는 극히 일부 경우에 한정되므로, 수백 개 노조와 교섭해야 한다는 경영계의 우려는 과장이다.

  • 산업 현실과 법적 모호성이 부를 '교섭 대란'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이 주장은 한국 주력 산업의 구조적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고, 법 조항의 모호성이 초래할 재앙적 혼란을 애써 축소하려는 위험한 낙관론에 불과하다.


첫째 한국 산업은 수천 개의 협력사로 얽힌 거대한 피라미드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한 조선업체는 3000개, 다른 곳은 1500개 이상의 협력업체를 두고 있다"고 절박하게 호소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자동차, 철강, 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은 수많은 1·2·3차 협력업체의 유기적 연결망 위에서 작동한다. 원청이 품질 기준을 제시하고, 안전 규정을 교육하며 기술을 지원하는 것은 상생을 위한 필수 경영 활동이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의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잣대 아래에서는 이 모든 정상적 협력 관계가 '불법'의 증거로 둔갑할 수 있다.  중견기업의 79.0%가 '수십, 수백 개 하청 노조와의 소모적 분쟁'을, 78.2%가 '무분별한 교섭 요구 증가'를 우려하는 것은 비이성적 공포가 아닌 냉철한 현실 인식의 결과다.   


둘째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기준은 법적 재앙을 부를 만큼 치명적으로 모호하다. 법무법인 세종, 태평양 등 국내 유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이 개념의 극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산업 현장이 끝없는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역시 "법 조항만으로는 사내하도급, 노무도급 등 다양한 계약 중 어디까지 원청이 교섭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결국 모든 사례가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사법 리스크의 일상화'를 예고했다. 이는 기업에 예측 불가능한 경영 환경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셋째 입증 책임이 사실상 원청에 전가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원청이 이를 거부하는 순간, 원청은 자신이 '사용자'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끝없는 법적 투쟁에 내몰린다. 소송의 승패와 무관하게, 기업은 막대한 법률 비용과 행정력 낭비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결론적으로 '수백 개 노조와의 교섭 대란'은 피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더 큰 비극은, 법적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원청이 협력업체에 대한 기술 지원과 품질 관리 등 상생 협력을 단절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 공급망 전체의 붕괴를 촉발하고 법이 보호하려던 하청 노동자들의 일자리마저 해외로 내모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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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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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3 11:02:52

    반대여론이 많은 노란봉투법을 기어코 추진한다니.. 나라가 어디로 흐르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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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6er2025-08-03 00:39:21

    노란봉투법이란 네이밍만으로 그냥 약자를 위한 법일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저도 예전엔 가지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문재인 당대표와 정부 때도 통과 안됐다고 비판 기사들이있길래 궁금했었죠
    똑같은 내용이었는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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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2 19:57:01

    박금혜 때가 바닥인 줄 알았는데 자꾸 지하로 파 들어가네. 무슨 도사 말로는 국운이 융성하여 새로운 세계를 이끈다고 했는데. 문화가 퍼지는 거 보면 맞는데 정치는 어디까지 지하로 떨어지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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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2 17:49:00

    서로를 살리는 법이 아니라 한 쪽 뵈주려다가 둘 다 죽이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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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neyousmirae2025-08-02 17:36:17

    박근혜 때까지는 엄혹한 시대였고 암울했다면 지금 도련님 시대는 대한민국 전체가 거대 쓰나미 앞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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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bteap2025-08-02 15:42:14

    대한민국의 기업인, 극한직업이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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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es2025-08-02 14:57:46

    기업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일텐데요. 이번 정부는 뭐하나 확실한 게 없고 간 보고 부정하고 조율하는 게 전부이니 저라도 이런 정부 믿고 사업 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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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ru2025-08-02 13:52:35

    "법이 보호하려던 하청 노동자들의 일자리마저 해외로 내모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요 널리 공유합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유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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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2 13:16:05

    기사 잘 보고 갑니다 기업들 다 떠나도 이제 할말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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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2 11:04:35

    정확한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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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2 10:11:25

    좋은 기사네요! 이래서 누가 기업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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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2 09:43:17

    그러고 보면 네이밍에 잘속게 만들어진것 같아요
    노란봉투법이라니 뭔가 따뜻한 손길로
    노동자들을 어루만져줄것같은 느낌
    대한민국의 기업들 목을 옥죄는 이런 법안
    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지 기가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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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2 09:42:45

    기사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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