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프렝키 더용이 FC서울과의 경기를 마친 뒤 "아주 좋은 상대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한지 플리크 감독은 대승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팀의 완성도가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친선경기는 바르셀로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양 팀의 감독과 선수들이 보인 상반된 반응은 단순한 점수 이상의 의미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지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 2025 아시아투어 에디션' 1차전은 바르셀로나가 7대3으로 대승을 거뒀다.
돌파 시도하는 프렝키 더용 (서울=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전만 소화한 더용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시아 투어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좋은 상대들과 경기하면서 새 시즌 준비를 잘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상대 팀인 서울에 대해 "아주 좋은 상대였다"고 강조하면서 "전반전에 우리를 힘들게 해서 깜짝 놀랐다. 후방부터 빌드업을 통해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강한 느낌을 받았다. 조직적으로 잘 갖춰진 팀"이라고 칭찬했다. 더용은 또한 "날이 너무 덥고 습해서 애를 먹었다"고 덧붙이며 한국의 무더운 날씨가 경기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플리크 감독의 평가는 더용과 사뭇 달랐다. 플리크 감독은 대승에도 불구하고 "선수단 구성이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며 만족스럽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특히 "전반전에는 좋았지만 후반에 선수들이 다소 게으르게 뛴 것 같다"며 경기 후반부의 집중력 부족을 지적했다. 플리크 감독은 "후반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섰고, 경기 출전 시간이 부족했던 마커스 래시퍼드와 가비 등에게 기회를 줬다"면서도 "아직 팀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프리시즌의 목적이 단순히 승리하는 것에 있지 않고, 팀 전체의 조직력과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르셀로나의 이번 아시아 투어는 새 시즌을 앞두고 팀 전력을 점검하는 중요한 기회다. 플리크 감독 부임 이후 바르셀로나가 어떤 전술적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마커스 래시퍼드와 가비 등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플리크 감독이 선수단 전체를 활용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승'이라는 결과 뒤에 숨겨진 감독의 '불만'은 바르셀로나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서울은 K리그 팀으로서 바르셀로나와 맞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의 김기동 감독 역시 경기 전부터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이번 경기를 통해 K리그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번 경기는 단순히 바르셀로나의 승리가 아니라, K리그와 라리가의 수준 차이를 체감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게 만든 중요한 경기로 남을 것이다.
김기동 감독과 플리크 감독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