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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에르르르" 트럼프, 정상들과 수다. "재며어어어엉"은 언제?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7-28 16:14:57
  • 수정 2025-07-28 16: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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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돌아온 '휴대전화 외교'…트럼프, 격식 파괴로 실리 챙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임기 시절 외교가를 놀라게 했던 '휴대전화 외교'를 2기에도 이어가고 있다. 각국 정상에게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외교 프로토콜을 생략하고 직접 소통하는 그의 방식은 여전하며, 오히려 각국 정상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며 새로운 외교 공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얻으려는 외국 지도자들이 정기적으로 그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잦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대화는 단순히 현안 논의를 넘어 친목을 다지는 사적인 내용까지 포함된다.

한 트럼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상과 통화하고 있다"며 "일부는 공식 현안이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식 발표되는 정상 간 통화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함을 시사한다.


마크롱과는 "브로", 스타머는 '왓츠앱'으로 수습

이러한 비공식 소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통화 중에 서로를 "브로(bro)"라고 부르며 격의 없이 대화한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가 '에마뉘에르르르'하고 발음을 길게 끌어서 부르면, 마크롱도 '도널드으으으'라며 발음을 늘려 맞받아쳤다"고 당시의 유쾌한 분위기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오랜 기간 소통하며 때로는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도 사적인 유대를 통해 편안한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함께 오는 28일 스코틀랜드에서 골프 회동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깐깐한 이미지의 스타머 총리 역시 트럼프식 외교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양새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이 껄끄럽게 끝난 후, 스타머 총리는 관계 회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신저 '왓츠앱'으로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밤중에 축구를 보다가 트럼프의 전화를 받고 관세 인하 합의를 최종 조율했다고 밝히는 등, 파격적인 소통이 실질적인 외교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예측불허 소통이 성과로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의 '룰'에 적응하면서, 그의 개인적 관계 중시 스타일이 실제 외교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유럽 외교관은 지난달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를 예로 들었다. 당초 나토에 비판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훌륭한 지도자들을 만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며 유럽의 비용 분담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국방 지원 확대를 승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폴리티코는 "대부분 공개되지 않지만 자주 이뤄지는 개인 전화 및 문자 대화는 트럼프가 개인적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아는 각국 정상에게 트럼프와 더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게 해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톱다운' 방식의 즉흥적 소통은 국무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공식 외교·안보 라인을 소외시켜 정책 혼선을 빚고, 공식 기록이 남지 않아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와 이재명의 거리만큼이 국민의 근심의 크기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 '거래 외교'는 국내 정치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외교 노선 논란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거칠지만 자국의 실리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재명 대표는 과거 중국을 향해 "그냥 '셰셰'하면 된다"고 발언해 '굴종 외교'라는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트럼프의 휴대전화 외교는 전통적 외교의 틀을 깨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거래'를 통해 국익을 확보하려는 명확한 목표를 보여준다. 반면, 동맹과의 전화 한 통 조차 수차례 '조율'을 해야 하는 이재명 정부의 고립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진정으로 국익을 위한 외교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트럼프가 수화기 너머로 "재며어어어어엉"이라고 했다면 지금 관세를 놓고 온국민이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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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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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mogue2025-07-29 12:46:08

    이제는 취임 3일째 통화했다는 것도 진짜인지 의심스러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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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7-28 18:41:15

    재며어어엉엉엉 울고 싶다. 이런데도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건 뭐지

아페리레
웰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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