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박주현>
사드 보복과 한한령이 우리에게 유독 아팠던 건, 우리가 대중국 무역 흑자국이었기 때문이다. 적자를 보는 나라가 '갑'이 되는 기묘한 역설. 이는 경제학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물건을 사주는 쪽이 언제든 지갑을 닫을 수 있으니, 파는 쪽이 결국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치다. 마치 월세 독촉 전화에 오히려 큰소리치는 세입자 같달까. 경제 마찰이 생기면 적자 폭이 줄어드니, 그들 입장에선 딱히 아쉬울 게 없다는 거다. 사드 보복으로 시작된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는 기어이 적자로 돌아섰고, 이후 우리는 대중국 수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면 경제가 파탄 난다'고 주장하는 것은 경제의 기본조차 모르는 소리가 아닌가?
물론 특정 분야의 피해는 피할 수 없다. 사드 보복 당시 중국 역시 기업별, 분야별로 따져보면 왜 피해를 보지 않았겠는가. 게다가 중국 측 경제 보복이 산업에 직접적으로 입힌 피해는 약 22조 원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문화, 관광 쪽으로 피해를 축소시킨 까닭이다. 중국 정부가 애국주의 세대를 부추겨 확산된 반한 감정으로 현대 자동차, 전자 제품 그 중에서도 특히 LG TV나 삼성 휴대전화는 중국 시장에서 거의 퇴출된 수준이다. 화려했던 매장들이 텅 비고, 붐비던 현지 공장은 해외로 이전했고, 브랜드 로고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이 모든 피해까지 합산한다면 그 액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진정 신경 써야 할 나라는 어디인가. 이렇게 뻔히 답이 나와있음에도, 우리에게 흑자를 안겨주는 미국이 아닌, 도리어 우리에게 적자를 안기는 중국인가? 오히려 중국자체의 부동산 위주의 기형적 경제성장과 체제가 지닌 본질적 모순에 부딪힌 현실과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맞물려 전세계 언론이 위험성을 알리는 중국 경제의 몰락 위기상황에서조차 우리와의 무역수지가 흑자라는 사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이쯤 되면 여전히 '경중안미'를 외치는 이들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혹시 시차가 다른 행성에서 오셨나? 아니면 경제라는 드라마를 너무 띄엄띄엄 보셨나? 미안하지만, 무역수지로 보나 세계정세로 보나 지금은 명백히 '경미안미(경제도 미국, 안보도 미국)'의 시대다. 이 당연한 현실을 언제까지 외면할 셈인가? 어쩌면 그들은 현실을 직시하는 대신, 환상 속에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경제학'을 창조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라면 자신들의 친중성향을 구멍이 숭숭뚫린 허접한 경제학을 핑계삼아 방패막이하려는 구호에 불과하다.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이제 경제도 미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할 수 있는게 선전 선동밖에 없으니 ~
개인의 리스크가
국가리스크가
되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알고 있죠.
조만간 저들 스스로
무너질거라~
오래 못갈것 같음요.
과거 어느 시점에서 뇌가 멈춰선듯
안보. 경제 . 이래서 끔찍한거다. 국제정세가 변했다는 걸 모른다. 어디 무덤에서 자다 일어난 인간들 밖에 없는 무능력의 표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