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돌연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출국을 불과 1시간여 앞둔 시점에 이메일 한 통으로 회담 취소를 알린 것으로, 정부의 안일한 대미 외교 라인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미 간 '2+2 통상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굳은 표정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 실장은 24일 오전 10시 30분 항공편으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해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 측은 현지 시각으로 전날 저녁, 한국 시각으로는 당일 오전 9시께 "내부 사정이 생겼다"는 짤막한 이메일을 보내 회담 연기를 통보했다. 다른 협상 대표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현지에 도착해 회담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철강 관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한국의 국익과 직결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다. 이처럼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사전 조율 실패는 물론, 상대국의 '결례'에 가까운 일방적 통보조차 예측하지 못한 것은 외교 라인의 심각한 난맥상을 드러낸다는 비판이 거세다.
고위급 회담 일정이 이메일로, 그것도 실무자가 아닌 수석대표의 출국 직전에 취소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는 "미국 측 사정을 파악 중"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물밑 조율과 상황 관리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는 동맹국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보이지 않은 미국의 태도와 더불어, 우리 정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 빚어낸 외교적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참담하다 참담해. 언능 끌어내립시다.
와 진짜....너무 심각한데
이메일 취소 통보 때문인지 경제관련 유튜버들이 제2의 아엠에프가 온다며 공포심으로 조회수를 올리고 있네요.
노력도 별로 안한것 같고 여당의원들은 이상한 모임에나 나가고 했더만요
근데 왜 만나줄거라 생각했는지가 더 당황스럽네요 ㅋ
대놓고 무시하는데.. 굿즈 홍보나 하고 있으니... 에휴
불안불안합니다
이메일이라니... 전화도 아니고...
짧은 이메일로 취소 통보했다는게 더 치욕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