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박주현>
충북의 어느 작은 군청 공무원이 한숨을 쉬었다. 12만 장의 소비쿠폰을 발급해야 하는데, 한 장당 2천원씩 수수료를 내라고 한다. 계산해보니 2억4천만원이다. 다른 카드사에 문의하니 거의 공짜라고 한다.
이게 지금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현주소다.
현 정부가 내놓은 설계도는 그럴듯했다.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원에서 55만원까지 소비쿠폰을 지급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 하지만 실행 과정을 들여다보니 웃지 못할 상황들이 속속 드러났다.
먼저 서울구치소 이야기부터 해보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의 모든 수감자들이 이 쿠폰을 받는다. 온누리상품권 형태로 받아서 출소할 때까지 고이 간직했다가 나중에 쓴단다. 교도관이 수감자에게 "경기 활성화를 위해 쿠폰을 드립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경기 활성화가 목적인 정책에서 당장 쓸 곳도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셈이다.
지방 소도시는 더 기막하다. 연매출 30억원 이하라는 조건을 맞추는 가맹점을 찾기 어려운 곳이 태반이다. 그래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농협 하나로마트까지 사용처에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나온다. 결국 살려야 할 골목상권은 뒷전이고, 이미 잘나가는 대형마트만 배불리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혹시 이게 우연일까?
이 모든 혼란의 중심에 '코나아이'라는 회사가 있다. 경기 지역화폐를 운영하는 이 업체는 카드 발급 수수료로 장당 2천원을 요구한다. 일반 카드사들이 무료이거나 500원 정도에 선불카드를 만들어주는 것과 비교하면 4배나 비싸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자체들은 아예 지역화폐를 포기하고 선불카드로 갈아탔다. 지역경제의 구세주라던 지역화폐가 높은 수수료 때문에 외면받는 코미디가 벌어진 것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코나아이만 웃는다"고 지적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이렇다. 코나아이는 웃고, 국민은 당황하고, 정부는 손뼉을 친다.
해법은 뻔하다. 현금으로 주면 된다.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때 저소득층에게 현금을 줬더니 95.9%가 소비로 이어졌다. 발급비용도 안 들고, 사용처 고민도 없다. 하지만 정부는 '소비 진작'을 명분으로 현금 지급을 거부했다.
참 이상한 논리다. 소비를 늘리려면 현금이 가장 효과적인데, 그걸 배제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특정 업체만 살찌우는 길을 택했다. 목적지로 가는 고속도로가 있는데, 굳이 산길로 돌아가면서 톨게이트 요금까지 내는 꼴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누구나 예상하지만, 또 누구도 선뜻 말을 못한다.
그렇게 민생회복이라는 그럴듯한 간판 아래서 벌어지는 일은 이렇다. 수감자는 쓸 수도 없는 쿠폰을 받고, 지방 주민들은 쓸 곳이 없어서 답답하고, 그 사이에서 코나아이 같은 업체들만 수수료를 긁어간다.
카프카의 『성』에서 주인공이 성에 들어가려 애쓰지만 결국 들어가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민생회복이라는 성문 앞에서 계속 맴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성 위에서는 누군가 태평하게 차나 마시면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 테고.
진정한 민생회복은 복잡한 게 아니다. 쓸 곳 없는 지역엔 현금을, 당장 쓸 수 없는 사람들에겐 나중에,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 세금으로 특정 업체만 배불리는 황당한 구조부터 없애는 것. 하지만 이런 구조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이 기사에 1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징글징글하다. 코나이이 도데체 이재명이랑 뭔 관계길래 저래..
진짜 정책 하나하나가 다 문제에다가 외교는 굴욕적이고. ㅜㅜ
직장은 서울이고 주소지는 경기도라 쿠폰쓰기 정말 애매함. 경기도 사는 조카들 음식배달 시켜주려고해도 내카드로 매장가서 결제해야함. 치과 치료를 하려고 해도 내가 가는 치과는 서울에 있어서 쿠폰사용 못함!
범쬐명씨 때문에 나라꼴이 이게 뭔지 답답하네요 언론에서 조용하니 아는 사람만 알죠 코나아이
범쬐명씨 때문에 나라꼴이 이게 뭔지 답답하네요 언론에서 조용하니 아는 사람만 알죠 코나아이
뭐… 민생지원금 준다 할때부터 세금으로 생색내고 배불리 해먹을 생각하는구나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나요?
너무 답답하네요...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코나아이 돈은 죄통놈 돈이 확실합니다. 삥 친 돈으로 더불어사기당 국개놈들 환심에 성공했고 비명들까지 다 잠재운게 확실합니다. 유튭은 말 할 것도 없고 모든 것이 코나아이가 수익을 올릴때마다 보험 배당금은 늘어 날 것입니다.
코나아이요.
연일 주가 폭등에 상품권 수수료에 사용처 찾아다니기 번거롭고 어려운 사람들 소비쿠폰도 코나아이로?
이내저래 이재명은 돈에 깔려서 죽을수밖에 없겠네요.
길어야 몇년이 단데 뒷감당 우째 할려고… 아~ 법을 뜯어고치면…
드럼통이랑 코나아이와 어떤 고리가 있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반복한답닏까?
민생회복이 아니라 코나아이 배불리기네요 답답합니다
이건 나중에 꼭 파헤쳐야 합니다.
알 듯 모를 듯한
구린 냄새 진동하는 시꺼먼 속내,
그것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싶다.
그러게요. 현금으로 주면 간단한데 왜 저렇게 굳이굳이..
진짜 코나아이 수상
쓰기 힘든 곳일수록 돈을 더 줬죠. 이게 우연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