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에 최초로 이름을 붙인 대통령은 김영삼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긴 세월 군사독재정권들과 확연한 선을 긋고 싶어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문민정부'였다.
이러한 '정부 이름'은 보편적인 전통이 되지는 못했고, 민주진영 정부의 전통이 되었다.
김영삼 '문민정부' (사진=연합뉴스)
김대중 ‘국민의 정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포용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라는 이름은 고결한 이상이기 이전에 처절한 생존 전략이었다. 호남이라는 지역적 족쇄와 평생을 따라다닌 비주류의 굴레는 그에게 ‘국민 전체’를 끌어안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통치할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그의 포용은 선택이 아닌,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필연이었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 출범 (사진=연합뉴스)
노무현에게 ‘참여’는 김대중 마저도 갖고 있던 지역 기득권도 갖지 못한 소수파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 그는 당내에서조차 비주류였고, 사회 전체로 보면 거대한 구질서에 포위된 소수파였다. 그가 선택한 ‘참여’는 낭만적 구호가 아니라, 고립된 요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쏘아 올린 구조 신호였다.
노무현의 참여정부의 출범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는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와 정통성을 업고 출범했다. 사실 '촛불정부'로 명명하고 '박근혜 탄핵'을 이뤄낸 세력을 중심으로 중도로 확장하고 보수까지 껴안을 힘이 있었음에도, 그는 스스로를 ‘민주당 정부’라는 협소한 이름 속에 가두었다. 이는 돌이켜 보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노무현 트라우마의 발현이었다. 고립의 위기에서 당에 의해 버려졌던 노 대통령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박이, '민주당 정부'라는 네이밍을 통해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등장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그리고 마침내, 이재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가 내건 ‘국민주권’이라는 기치 아래, ‘국민’은 마침내 리더 개인을 숭배하고 반대자를 좌표 찍어 공격하는 광적인 팬덤, ‘개딸’과 동의어가 되었다. 이들은 토론 대신 ‘문자폭탄’으로 무장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색출해 집단 린치를 가하며 당내 민주주의를 질식시킨다.
이재명의 '국민주권정부' 출현 (사진=연합)
이재명 체제는 이 강력한 팬덤을 동력으로 삼아, 국가의 모든 시스템을 리더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방탄 도구’로 전용한다.
'검찰 개혁'과 '내란 종식'이라는 명분 하에 하늘 아래 '이재명'만을 위한 위인설법이 판을 친다. '팬덤정치'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개딸'들은 새로운 시민권을 얻고 그들의 뜻 만이 '국민주권'이 되어간다.
이 기사에 1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중도로 확장하고 보수까지 껴안을 힘이 있었음에도, 그는 스스로를 ‘민주당 정부’라는 협소한 이름 속에 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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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보셨습니다. 문에게는 pk까지는 확고하게 자기편만들능력이 있었습니다. 허나 이해찬을비롯한 운동권무리들과 호남토호들눈치본다고 못했죠.
통찰력에 늘 감탄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와 정통성을 업고 출범??저기요 문재앙은 탄핵정국에서도 겨우 41프로로 당선되었어 정통성은 또 뭔정통성?ㅋㅋ 친북친중운동권무리들의 권력나눠먹기식의 정통성?여전히 문재앙에 대한 미련이 철철 넘치네 미화하고 왜곡하고 여전하네
문재인 대통령은 그냥 문재인정부 아닌가 했더니 따로 정하지 않은채 민주당정부로 불리는 것도 괜찮다고 했군요
예전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벗어나지 못했던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지도요 어떤 이유에서건 안타깝습니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가야 할까요? 마음은 바쁘고 날 저문 길은 어둡고
개딸애비주권정부
괴물독재정부죠
탁월한 분석 기사 감사합니다.
개딸의 정치. 광신도 집단 같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내란세력이라고 죽여버려야 한다는 댓글을 볼 때마다 섬뜩하다
"그가 선택한 ‘참여’는 낭만적 구호가 아니라, 고립된 요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쏘아 올린 구조 신호"
그 시대의 처절함이 여전히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그러게요
알고리즘 터져라!!
'국민이 사라진 국민주권 정부' 공감되는 표현입니다. 권리를 누리는 저들이 국민이라면 우리는 뭔가하고 고민하게 되네요 ㅠㅠㅠ
자랑스럽던 민주당의 현주소 통탄스럽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