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땅콩 회항' 박창진의 자기부정, "갑질은 살인"이라더니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 불의한 재벌 권력에 맞서 싸운 용기 있는 내부고발자. 박창진이라는 이름 앞에는 늘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갑질'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는 모든 부조리와 폭력에 저항하는 아이콘과도 같았다. 그랬던 그가 이제 더불어민주당의 상근 부대변인이라는 직함을 달고, 과거 자신이 온몸으로 겪었던 고통을 다른 피해자에게 되돌리는 듯한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사건' 박창진 사무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연합뉴스)
과거 한 아파트 경비노동자가 입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박창진 당시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 특별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이렇게 적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사라진 사회의 아픈 면모가 끊임없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마음이 무척 아픈 기사입니다. 누군가의 갑질은 누군가에게는 살해와 같습니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며 갑질 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절절하게 토로했다.
그는 “제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일가로부터 받은 갑질 피해를 오랜 기간 법에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사법부의 판결은 말도 안 되는 양형이었습니다”라며 사법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개인의 인권이나 존엄성이 갑질로 파괴되는 행위가 큰 고통이고 살해와 같은 행위인지 사법부의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러니 이런 일이 반복돼도 우야무야 지나가고 국민적 학습효과가 없는거죠”라며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날카롭게 짚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갑질 피해자가 겪는 참담한 심정을 대변하는 외침이었다.
2017년 땅콩회항사건 갑질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창진 덩시 사무장 (사진=연합뉴스)하지만 민주당 대변인이 된 현재의 박창진은 과거의 박창진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최근 자신의 보좌진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같은 당 강선우 여성가족부 후보자의 현재 처지를 "마녀사냥"이라며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나선 것이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개인적인 변기 수리 심부름을 시키고,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는 구체적인 폭로에 휩싸인 상태다.
과거 "돈 없고 지위 낮은 사람은 당연히 갑질 당해도 된다는 문화가 우리 사회 기저에 형성되는 겁니다”라며 개탄했던 그가, 이제는 재선 의원에 장권 후보자라는 권력을 가진 이의 갑질 의혹을 비호하고 있다. 피해자의 고통을 ‘정치 공세’와 ‘마녀사냥’이라는 프레임으로 덧칠하며 그 의미를 퇴색시키는 데 앞장서는 모습이다.
각종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대변인으로 강 후보에 대한 검증을 '마녀사냥'이라 표현하는 박창진 대변인 (사진=채널A갈무리)
결국 그가 그토록 비판했던 ‘내 편 감싸기’와 ‘정치 논리’의 함정에 스스로 빠진 꼴이다. 그가 외쳤던 ‘인간에 대한 존중’은 같은 당 소속이라는 정치적 연대 앞에서 무력해진 것인가. 누군가의 갑질이 누군가에게는 살해와 같다는 그의 절규는, 이제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는 적용되지 않는 선택적 분노가 되고 말았다.
2024년 민주당 비례대표 출마선언 '이재명을 닮고 싶었다' (리포액트 홈페이지 갈무리)한때 갑질 피해자들의 희망이었던 박창진 대변인의 변절은, 어쩌면 그가 몸담은 정당의 필수 출세코스인지도 모른다. 그는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후보로 출마하며 ‘이재명을 닮고 싶었다’라고 했는데 당선은 되지 못했지만 숭배하는 인물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갔음을 축하하고 싶다.
이 기사에 1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기회주의자
위선에 진짜.....
가피님이 지적하셨듯이 그래도 "마녀"라는 건 인정함^^
내가 당하면 갑질
지들이 하면 권리 행사
한심한 좌빨들
갑질하고 싶어서 높은 자리 올랐군요.
때리고 싶어서 교사가 되고 싶다던 이재명이랑 똑같아요.
잊고 있었습니다. 결국은 갑질하고 싶어서 폭로한거네요.. 씁쓸합니다.
알고보면 조현아가 제일 부러웠을 박창진
그 자리에 있었으면 본인도 그냥 그런 안간이라는 거네. 단지 본인이 수발 들어야 하는 인간이니 그런거고
지금의 적은 과거의 나야. 그냥 그 자리에 안 있어서 본색이 드러나지 않은거네
세상에...이 사람이었군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기사 써주셔서 감사해요.
내로남불
진짜 끔찍한 민주당과 그 사람들
진영이란 것이 저렇게 지독합니다.
지역감정보다 무서운 진영논리
내 눈의 들보은 안보이는 아주 심각한 병
박창진씨 원래 위선적이었나요? 아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고 살려고 그리 됐나요.
범죄자 대텅령 옹호하자고 자신의 뺨을 후려치는 사이비신도같은 민주당 인사들
그 때는 옳았고 지금은 틀리다.
더불어 범죄당에 들어가면 저리 되는 건가요?
재명이밑으로만 가면 다들
정신줄을 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