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진보 세력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내로남불과 내 편 감싸기에 질린다.
우리는 거악에 대항하고 민주화를 위해 힘썼기 때문에 오점은 있을 수 없다는 논리다.
나경원이 농성을 벌이며 6천 원 짜리 오토김밥을 먹었다며 김밥 가격을 문제 삼았는데 이재명이 배소현을 통해 매번 소고기와 초밥, 샌드위치를 배달 시킨 사실 자체를 부정한다.
아니면 문제 제기하는 사람에게 메신저 공격을 한다.
피장파장의 논리로 개싸움을 기어이 만드는 것이다
12.3 계엄 반대 시위 때 매번 어묵을 나누어준 분이건 그 분이 누구를 옹호하건 그 분의 딸이 어떤 경험을 가졌건 없어지지 않는 사실은 강선우의 갑질이다.
특정 보좌관들에게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었어도 다른 보좌관에게 폭언과 갑질을 한 건 사실이다.
존재의 증명에는 근거를 탄핵시킬 반대 근거를 가져오면 된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싸구려 감성을 내세워봤자 원래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들의 생각만 공고히 할
뿐이다.
윤석열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다.
김건희를 끔찍이 아끼는 애처가다.
박정희는 박근혜가 국민학생 시절 박근혜의 손을 잡고 학부모 달리기를 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독재를 했다는 사실과 계엄이라는 멍청한 짓을 했다는 사실은 없어지지 않는다.
여가부라는 런웨이(?)를 걷는 강선우 여가부 후보 지명자 (사진=연합뉴스)
진보의 유치한 이분법
오랫동안 독재와 싸워온 진보 세력들, 이른바 꿘충들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는데 익숙해졌다.
독재와 민주화, 선과 악, 정의와 불의, 내 편과 적, 친일파와 독립운동가.
내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이 이분법적인 기준에 의해 다른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메시지를 부정한다. 이건 군사독재시절에 선동으로 쓰이던 방식이다.
조금이라도 사회 비판적인 발언을 하면 빨갱이로 낙인 찍었다.
이 사람들은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돼버렸거나 여전히 그 시대에 머물며 시대의 한계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사람이란 본래 입체적이다. 냉전시대의 투쟁 속에서 더이상 헤어나오지 못해 성찰과 식견의 깊이가 생기지 않고 강성만 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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