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데이터 공유, '안보 구멍' 우려… '비밀인가증'만으론 역부족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군사 데이터를 민간 방산업체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기술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의 해킹 공격에 취약성이 드러난 방산 생태계에 핵심 데이터를 노출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비밀취급인가증' 발급만으로는 현대 사이버 위협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낮은 등급' 데이터의 함정… "모자이크처럼 모이면 1급 기밀"
정부는 우선 위성·무인기 정찰 데이터, 통신·항적 데이터 등 상대적으로 보안 등급이 낮은 자료부터 공유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별적으로는 가치가 낮아 보이는 정보라도, 여러 조각이 모이면 전혀 다른 수준의 전략 정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군 관계자는 "군사정보 통합체계는 유기적으로 결합된 정보망이므로 보안 등급이 낮은 정보 하나가 군사기밀 수준의 민감한 정보로 발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정찰 경로, 부대 이동과 연계된 통신량 패턴, 작전 후 피해 평가 데이터 등이 장기간 축적되면 적은 아군의 작전 패턴과 취약점을 고스란히 파악할 수 있다. 심지어 가명 처리된 훈련 데이터조차 무기체계의 성능은 물론 운용자의 숙련도와 전술적 습관까지 노출시킬 위험이 있다.
국내 방산업체가 쓴다는 데이터는 적의 수중에도 떨어질 수 있다 (그래픽=가피우스)
이미 뚫린 방산업체… 北 해킹에 속수무책
데이터 공유의 가장 큰 위험은 데이터를 전달받을 방산업체의 보안 현실에 있다. 최근 경찰과 관계기관의 합동 점검 결과, 북한의 정예 해킹 조직들이 국내 주요 방산업체 10여 곳을 해킹해 기술 자료를 탈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해킹 피해를 본 기업 대부분이 당국의 통보 전까지 해킹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격자들은 보안이 허술한 협력업체를 통해 우회 침투하거나, 직원들이 개인 이메일과 회사 계정에 동일한 암호를 사용하는 허점을 노리는 등 기본적인 보안 수칙이 무너진 틈을 파고들었다. '망 분리'라는 기본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유출된 기술이 북한의 신형 무기 개발에 활용될 수도 있을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참고 : 北 해킹 조직, 국내 방산업체 총공격… 10여곳 피해(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4/04/23/QSKHX4ANR5B23KYQVRY57YXDCI/)
'비밀취급인가'의 한계… 사람 아닌 시스템이 문제
정부는 검증된 기업에만 '비밀취급인가증'을 발급해 데이터 접근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비껴간 대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현대 사이버전의 위협은 인가받은 직원의 충성심이 아니라, 그가 사용하는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원이 검증된 직원이라도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로 군사 데이터에 접속하는 순간, 해당 PC는 적을 위한 데이터 유출 통로가 된다. 실제 북한의 해킹은 내부자 포섭이 아닌, 시스템 취약점을 노린 기술적 침투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비밀 지정이 남발되고 사후 관리가 부실한 현재의 비밀관리 시스템 자체가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혁신' 명분 속 안보 위협… 근본 대책이 먼저
국방 AI 기술 발전이라는 목표는 타당하지만, 그 방법이 국가 안보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적의 공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방위산업 기반에 군사 작전의 원천 데이터를 넘기는 것은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에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기에 앞서, 해킹을 당하고도 인지하지 못하는 국내 방산업계의 보안 현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전체 공급망에 대한 강력한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안보의식이라는게 아예 없는듯
제일 걱정인게 안보임. 국가가 지 놀이터인줄 알아
누구를, 무엇을 위한 정부인지
제정신이 아님 족속들인 것 같습니다.
흘러흘러 중국으로 갈것 같습니다
저 머리속에 안보 의식이란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