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와 장기밀매를 언급한 최초의 대통령 : 국가 지도자의 품격
이재명 대통령이 7월 4일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옛날에는 빚을 갚기 위해 장기를 팔고, 납치해 장기 밀매까지 했다는 말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부채 부담을 이야기하는 맥락이었다지만, 국가의 수장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었다.
장기를 팔아서 빚을 갚는다는 건 극단의 비극이다. 인권이 무너진 사회의 가장 잔인한 사례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를 국민 앞에서 가볍게 예시 삼아 던지는 순간, 그 말은 공포와 죄책감을 불러온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절망을 국가가 확인시켜 주는 것이 아니다. 장기를 팔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사회, 빚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이다.
7월 4일 충청 타운홀 미팅에서 극단적인 사례를 언급한 이재명 대통령 (정치신세계 숏츠 갈무리)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럴 때마다 지지자들은 '서민의 언어', '지하철 언어'라며 옹호를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은 요즘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이다. 게다가 선출직 최고위직인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런 언행이 왜 위험한지는 이미 세계가 본 사례가 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 “소독약을 몸에 주사하면 어떻겠냐”는 발언을 했다. 과학적 무지에 기반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후 실제로 미국 내에서 소독약을 주사하거나 마셨다가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진 사례들이 발생했다. 대통령의 ‘가벼운 언행’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 피해를 주었던 것이다.
트럼프의 사례는 극단적이지만, 지도자의 실언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물지 않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은 자신의 마약과의 전쟁을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비유하며 "나는 그들을 모두 학살하면 기쁠 것"이라고 말해 국제적인 비난과 외교적 파장을 일으켰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부르카를 쓴 무슬림 여성을 "우체통", "은행 강도"에 비유하는 칼럼을 써 영국 사회에 이슬람 혐오 논쟁을 일으키고 거센 정치적 후폭풍을 맞았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햇볕에 그을렸다(suntanned)"고 표현해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말은 가벼울 수 없다. 그 한 마디가 경제를 움직이고, 시장을 흔들고, 사람의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 흔든다. 농담처럼 툭 던진 말이지만, 듣는 국민은 농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기 매매’라는 비극을 말하기 전에,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 그 무게를 어떻게 국가가 덜어낼 것인지 먼저 고민해야 했다.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품격이라곤 1도없네 진짜. 어휴.. 저런게 데텅량이라고..ㅠ
저런말 하면서 웃음이 나오나요?
미쳤어.. 너무 싫다 진짜..
다른 분이 한 말이지만 일반 은행에서 장기를 받아갈 리는 없고;; 저 돈 갚아주면 그 장기 밀매 하는 주체한테 돈이 간다는 건데요... 진짜 차라리 그냥 언어 습관이 저래서 그런 소리 한 거길 바랄뿐입니다.
찢 찬양 글 보면 이젠 섬뜩하다. 어디서 같이 웃는건지....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 못하네요
살아온 일상, 정신세계만큼
그런 말이 나오는건데
저건 공식석상의 원고있는 말 아닌가?
참, 너답다 소리가 절로 나오네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저런 말을 공석에서 올리는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