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의 자택에서 발견됐다는 '돈다발'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드높다. 출처 불명의 검은 돈, 권력자의 비자금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정의로운 분노다. 의혹의 실체는 당연히 특검을 통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그 분노의 불길이 유독 선택적으로 타오르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분노하는 대상이 '출처 불분명한 거액의 돈' 그 자체인지, 아니면 그저 '반대 진영의 유력 인사'인지 말이다. 과거 자신들이 옹호했던 인물들을 둘러싼 유사한 의혹에 대해서는 얼마나 준엄한 잣대를 들이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택에서 돈다발이 발견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불과 며칠 전, 김민석 총리의 인사청문회는 '자금 형성 의혹'으로 얼룩졌다. 당시 김 총리는 출판기념회와 경조사비 등으로 수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야당은 "평범한 국민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자금 형성 과정"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이를 '정치적 흠집 내기'이자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김 총리를 감쌌다. 이상민 전 장관의 돈다발과 김 후보자의 뭉칫돈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더 가까운 곳에도 그들의 '선택적 침묵' 사례는 존재한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의 장남 이동호 씨의 불법 도박 사건이다. 이 씨가 2억 3,2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도박 자금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 돈의 출처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30대 청년이 어떻게 그런 큰돈을 동원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심이 쏟아졌지만 당시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아들의 개인사'라며 선을 그었고, 출처에 대한 의혹 제기 자체를 '가족을 향한 인신공격'으로 몰아붙였다.
이상민 전 장관 자택의 돈다발에는 정의로운 분노를 쏟아내면서, 대통령 아들의 출처 불분명한 도박 자금 2억여 원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문제에는 눈을 감고, 반대 진영의 의혹에만 날을 세우는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모습이 아니고 무엇인가.
진정으로 분노해야 할 대상은 돈의 주인이 누구냐가 아니라, '출처를 알 수 없는 검은 돈' 그 자체여야 한다. 그 돈이 보수 진영 인사의 장롱에서 나왔든, 진보 진영 장롱으로 흘러 들어갔든, 분노의 무게는 같아야 한다. 이상민 전 장관의 의혹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동시에, 김민석 장관의 뭉칫돈과 이재명 대통령 아들의 도박 자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그 출처를 물어야 마땅하다. 그러한 일관된 잣대를 갖추지 않는 한, 개딸들의 분노는 '정의감'을 느끼는 것일뿐 진정한 정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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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내란범 이상민과 참모 김민석은 비교할 수준이 안 된단다 ㅉㅉ 비교할 걸 비교하렴 김문수 뽑은 내란견아
촌철살인 선택적 침묵 분노 진짜 징그럽다 정의감도 아님 걍 사이비스러운 지지일뿐 이래서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사람은 안된다고 그렇게 말했음
지지자도 내로남불. 정당도 내로남불임.
내로남불.... 매번 쓰기도 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