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최윤석 이사가 제작총괄을 맡은 히트작 "오마이 비너스">
드라마 제작자 최윤석님은 현재 스토리아일랜드 이사이자 한국 드라마 프로듀서 협회 회장으로 활동했었고, 과거에는 팬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제작본부 부장과 콘텐츠몬스터 대표이사를 역임한 드라마판에선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Q1.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드라마 제작자로서 지금까지 걸어오신 여정 중에서 터닝포인트로 꼽으실 만한 순간이 있으셨나요?
A1. 안녕하세요 현재 스토리아일랜드의 이사이자 드라마 제작자 최윤석이라고 합니다. 저는 드라마 제작자로 들어선 순간, 특히 방송 제작으로 방향을 틀던 순간이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영화연출을 전공했지만, 현장의 생동감과 이야기를 만드는 손맛이 제 적성과 맞다는 걸 깨달았을 때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Q2. OTT 시대가 도래하며 K-드라마 현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텐데요. OTT 플랫폼, 특히 글로벌 자본 유입이 제작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느끼십니까?
A2. OTT가 활성화되면서 장르의 자유가 열렸습니다. 과거에는 TV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시도했지만, 이제는 스릴러·SF·로맨스 등 경계 없이 다양한 장르가 실험되고 있지요. 다만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자본은 양날의 검입니다. 포맷을 맞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모든 제작사가 기회를 균등하게 얻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Q3. ‘오징어 게임’ 이후 전 세계가 한국 드라마에 거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그 무게감에 대한 부담은 없으신가요?
A3. 부담보다는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결국 드라마는 장르보다 공감이 관건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꾸준히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4. 제작 현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시도해보신 현실적인 방안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4.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준수하다 보면 촬영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스태프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탄력적인 근로시간에 대한 협의 후에 근로 계약을 맺고 그 정당성을 인정받자는 제안을 해보았습니다. 법과 현장의 균형은 결국 서로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Q5. “비서구 지역 기반 대중문화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는 지금, 이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제작자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A5. 누군가에게 과도하게 잘 보이려 애쓰기보다는 늘 본질적인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이야말로 작품의 생명력을 지키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사진 = '하이수달'이라는 유튜브 채널운영으로 부캐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A6. 코로나 시절 가족과 함께 등산하며 기록을 남기고 싶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별명이 ‘수달’이었기에, 인사하듯 “하이, 수달!”이라 부르며 ‘하이수달’이 탄생했습니다.
Q7. 채널 구독자 수는 25,600명인데요,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A7.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오색에서 출발해 대청봉, 희운각을 거쳐 마등령까지 다다른 후, 발바닥이 시큰거려 하산길조차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Q8. 드라마 제작 경험이 유튜브 콘텐츠에, 반대로 자연에서의 경험이 드라마 기획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A8. 조연출 시절 편집 경험과 기획 노하우는 유튜브 영상의 뼈대를 잡아주고, 반대로 드라마 기획이 막힐 때면 산행이 실마리를 풀어줍니다. 작가들과 숲길을 걸으며 나눈 대화가 때로는 기획의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Q9. ‘최윤석’과 ‘하이수달’ 중 어느 쪽이 더 진짜 자신 같으신가요?
A9. 주말에만 하는 유튜브보다 매일 현장을 누비는 드라마 제작자로서의 삶이 더 자유롭고 진짜 제 모습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Q10.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A10. 등산 소재의 드라마 제작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일반인도 갈 수 있는 히말라야 봉우리’와 같은 도전을 유튜브 채널에 담아보고 싶습니다.
<사진 = 스토리아일랜드의 대표 히트작 '신병3'>
Q11. 본업과 부캐를 병행하는 창작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며, 2025년 OTT 전성시대에 대한 포부도 알려주세요.
A11.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멋진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드라마든 유튜브든,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유쾌한 상상으로 끝내볼께요 ‘하이수달’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를 만든다면 어떤 스토리로 구성하고 싶으신가요?
A12. 하이수달이 강원도의 오지로 촬영 겸 산행을 떠나 우연히 만난 산객과 음식을 나누는데, 그 산객이 산신령이어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설정으로 풀어가고 싶습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되지 않으세요?
아시다시피 누구나 드라마 제작자가 갖는 막강한 영향력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욱 존경하는 점은, 그가 그 지위를 이용해 손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는 것. 원한다면 여느 회사 부장들이 직원들 산행 동행시키듯, 연예인들과의 인맥을 활용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시키고 그들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른바 '떡상 유튜버'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꼰대짓이나 편법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요즘엔 가족들조차 외면할 정도로 험준한 길을 홀로 걸으며 자신만의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이런 진정성 있는 행보를 지켜보며 더욱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된다.
그의 겸손한 성격상 이런 이야기를 직접 하지 못할 것 같은 예상은 했지만 금새 나간다하고 멀어지는 그를 대신해 전한다. 시간 여유가 되실 때 유튜브에서 '하이수달'을 검색해보시고, 그의 진솔한 콘텐츠가 마음에 드신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