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김용태 "기득권이 당 변화 막으면 국민의힘 미래 없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47일간의 짧은 임기를 마무리하며 퇴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당의 고질적인 기득권 구조를 혁파해야만 보수가 재건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위기에 처한 당에 대한 안타까움과 절박함이 묻어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대선 후보 교체 파동이라는 혼란 속에서 김문수 당시 대선 후보의 지명으로 비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견에서 "당의 몰락을 가져온 기득권이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는 미래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사실상 당내 구 주류, 특히 옛 친윤석열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대선 패배 뒤 자신이 제시한 5대 혁신안에 대한 전 당원 투표가 성사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결국 '이 당은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당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금 보수 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 개혁 의지를 점수로 말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엔 "빵점"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당 혁신위 구성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방향을 존중한다"면서도 "혁신위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안일하지 않나. 새 지도부가 진정으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혁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그러면서 헌법 가치 실현, 국민 주권 실천, 따뜻한 보수, 수권 능력과 도덕성 확립, 조화로운 헌법 정신 추구, 세대 통합 역사의식 확립 등 6가지 보수 재건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공천으로 충성을 강요하는 줄 세우기 정치, 권력자에 기생하는 측근 정치, 부정선거론 등 음모론, 적대적 진영 대립을 이용하는 선동 정치 등을 혁파할 대상으로 꼽으며 "진정한 국민 주권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 제 역할이 전당대회 출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시 백의종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 동료·선배 의원들의 개혁 의지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또 "저는 물러가지만 제2, 제3의 김용태가 함께 할 것"이라며 "개혁 가치를 공감하는 세력이 연대해 계속해서 기득권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내 기득권 세력은 자연히 와해될 것"이라며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친들 결과적으로 와해될 수밖에 없는 것이 순리와 상식에 맞다"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이 있었던 직후 김문수 당시 대선 후보의 지명으로 지난달 15일 취임해 이날까지 47일간 당을 이끌었다.
당내 최연소(35) 의원인 김 위원장은 6·3 대선 패배 이후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임기를 채우며 당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 8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과정 진상 규명 등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개혁안이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이에 대한 전 당원 투표도 제안했으나, 결국 이를 관철하지 못했다.
구 주류 등 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개혁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내부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해 당내 분란을 촉발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국힘에서 아까운 인재를 놓쳤구만...
일잘러 김용태 의원님 응원합니다!!!
최근에 본 멀쩡한 젊은 정치인이었는데 국힘이 못 품는군요.
국힘은 이재명 정권과 여당의 만행에 힘을 실어주는 꼴, 개혁 의지 없다는건, 나라 골로가는 길에 기름칠하는 것. 윤석열과 손절하지 않고, 어떻게 지지받겠다는 건지.
김용태 화이팅.
더 깊이 알아봐야 겠지만 현재까지 보기에 괜찮은 젊은 정치인입니다. 큰바다를 향해 함께 가면 참 좋을 인물입니다. 한동훈, 이준석 보다 훨씬 괜찮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