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 박찬래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 국회 방문, ‘친명(親明) 경쟁’ 양상에 비판의 목소리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6일 국회를 찾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노골적인 ‘명심(明心)’ 경쟁을 벌여 정치적 세 과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청 앞 출입구에서 차량에서 내린 직후 정청래 의원의 인사를 받았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이라며 먼저 다가갔고, 이에 이 대통령이 “선거 운동 잘 되고 있느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한 표밖에 없다”는 농담 섞인 발언에 정 의원이 “아닙니다, 많이 있습니다”라고 답해 친분 과시를 시도했다.
반면 본회의장 입장 시에는 박찬대 의원이 가장 먼저 악수를 청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께서 ‘열심히 하고 있느냐’고 물으셨다”며 “이제 국회의 시간인 만큼 당정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나 양측이 SNS에 올린 일방적 해명은 선거 구도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두 후보의 손을 겹쳐 잡으며 ‘선의의 경쟁’을 주문했다. 이를 두고 정·박 의원은 “분열 대신 축제 같은 전당대회를 열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지만, 실제로는 친명 진영 내부 결속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박찬대 후보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을 ‘플레잉 코치’, 정청래 후보를 ‘골게터’에 비유하며 “원내대표인 제가 전략을 구상하면 정 의원이 점수를 올리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스포츠 비유는 정무적 역량보다 당내 계파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유튜브 방송에서 “싸워서 승리해야 국정 안정이 가능하다”며 과격한 개혁 추진을 강조했다. “3개월 안에 개혁 과제를 모두 처리하겠다”는 발언은 속도경쟁에 매몰되어 정책의 실효성을 간과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당대표 선거가 ‘친명 대 친명’ 구도로 치러지면서 정책보다 기호표심에 편승한 친위체제 강화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여당·대통령실이 협력해야 할 사안임에도, 고작 당내 권력 다툼이 성과로 둔갑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이날 국회 방문은 민생과 예산 심의라는 본래 목적보다 당내 후보 경쟁 홍보 무대가 돼버렸다. 여당의 리더십을 견제해야 할 야당과 국민 입장에서는, 정치 이벤트의 겉모습만 강조하는 친명 진영의 ‘쇼맨십’이 오히려 국정 운영의 진정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