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유시민의 칭송받은 항소이유서, 그리고 동지에게 칼을 겨눈 진술서
  • 김성민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5-30 09:04:46
  • 수정 2025-05-30 09:06:40

기사수정
유시민은 60살이 넘어 뇌가 썩은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25살 유시민은 민간인 집단 폭행 치사 사건의 책임을 학생회장 이정우에게 떠넘겼다. 
학생회장에게 책임이 있지 자신에겐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이 항소이유서의 진짜 내용이다. 

항소이유서는 너무나 명문이라며 당시 법조인들이 돌려가며 읽었다는 식으로 미화되었다.


유시민 나이 21살에는 그 유명한 90쪽의 진술서를 썼다. 

유시민 스스로가 그 진술서를 문필 인생의 시작이라 선언했으니, 그 어떤 책보다 유시민에게 의미가 있겠다. 
엄혹한 시기 밀고가 그렇게 큰 문제인가? 
고문 앞에 나약한 인간은 결국은 불게 된다. 
아. 고문을 당하기도 전에 불었다고? 



유시민의 90쪽 진술서의 실체는 스스로 방송에서 나와 자랑하다 드러나게 되었다. 
KBS 대화의 희열에서,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라고 떠벌리다 심재철의 격분을 사게 되었다.
심재철은 유시민의 밀고에 대해 알린다. 
"21살 청년의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다
그러나 유시민의 뇌는 자기합리화를 다 마친 이후였나 보다.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

30년간 배신자로 찍힌 심재철과 양심의 가책을 훌훌 털어버린 유시민의 논쟁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심재철은 결국 전문을 공개했다. 심재철이 쓴 13쪽의 진술서와 유시민 쓴 90쪽 전문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은 2~5쪽 쓰는 진술서가 왜 이렇게 길어졌을까.


유시민의 진술서 전문 링크


유시민은 구차한 변명을 이어갔다. 
"수사관을 속이기 위해 그럴듯하게 창작해서 적은 것이다. 또 심 의원 등 이미 사정 당국에 노출된 사람들만 적극적으로 내세운 것일 뿐, 비밀조직을 공개했다거나, 경찰에 적극 협조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니다. 
심재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룬 조사보고서다. 
진술서 수준이 아니라 흥신소 미행 보고서다. 
심재철이 몇 시에 어디서 무슨 말을 했는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유시민의 보고는 심재철 공소장에 반영되어 심재철을 옭아매었다.


유시민의 말과 달리 비밀조직도 공개되었고, 노출되지 않은 사람도 등장한다. 
분개할 만한 구절도 종종 보인다. 
"회의가 끝난 후 저는 총학생회장 심재철과 함께 원풍아파트의 그의 누님댁으로 가서 성명서 초안을 작성하였는데"


왜 굳이 심재철의 누님까지 언급할까? 
내가 심재철이라면 피가 거꾸로 솟았을 것이다. 
유시민은 구차한 변명을 이어갔다. 


"이해찬 선배가 몇 천명 보는 데서 내 멱살을 잡은 적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진술하지 않기는 어려웠다"
싸웠다고 치자. 어떻게 화해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진술할 필요가 있을까?
"이해찬이 저에게 콜라를 주었으므로 제가 4월11일 일도 있고 해서 화해하느라 먼저 인사를 청하고 악수를 했는데 그때서야 저는 바로 그가 이해찬이라는 것을 알았으며 제가 "일전에 다툰 일은 미안합니다"고 사과하자 이해찬은 일을 하다보면 그럴수도 있는 일이라면서 수고가 많다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이해찬과의 우정의 시작을 상세하게 기록해, 브로크백 마운틴 아니 관악 마운틴을 촬영할 수 있을 지경이다. 

이해찬이 이 진술의 존재를 알았다면 운동권 주류 파벌에 유시민을 끼워줬을까?
유시민의 진술서는 일반적이지 않다. 


주모자로 몰린 심재철도 13쪽의 진술서를 쓰고 배신자로 몰렸는데, 왜 90쪽이나 쓰게 되었을까?
진술이 길면 앞뒤 모순이 생긴다. 
다른 학생들도 잔뜩 잡혀와 상호검증이 되니 '창작'했다면 재차 삼차 잡혀 와 진술하게 되었을 것이다.


진술 내용을 살펴보면, 유시민이 전두환 정권의 프락치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까지 품게 될 정도로 상세한 진술이다. 
이 진술 내용에 있는 유시민의 행동도 의문이다. 


"저는 성대가 약해 영등포까지 오는동안 목이 다 쉬어버렸으므로 학생들을 지휘할 생각을 포기하고 학생들 틈에 섞여있었고"
"강경론과 온건론이 대립하여 서로 양보할 기미가 없었으므로 저는 중립을 지켰습니다."
"같이 모여 병영집체 훈련거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을 때 저는 운영위원이 아니므로 총학생회장 심재철의 말에 따라 한쪽 구석에서 하늘색 볼펜으로 "존경하는 학부모님께"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초안하였읍니다."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며 중립을 지키고 있다. 
남들은 고발하면서 자신은 방어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심재철은 고민한다.


"우리도 괜히 이 문제를 꺼낸 것이 아니냐? 우리가 정부에 말려드는 것 같다." 
이런 말까지 보고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유시민의 진술은 공안당국에 받아들여졌다.
"유 이사장의 진술서엔 당시 운동권 내 여러 단체명과 모임명은 물론, 학생 운동 관련 인사 77명의 이름이 실명 그대로 적혀있다. 
심 의원은 “유 이사장의 진술로 인해 행적이 소상히 밝혀진 77명 학우 가운데, 당시 미체포 상태였던 18명은 그의 진술 직후인 6월 17일 지명수배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유시민은 이 논쟁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형제처럼 지냈던 심 의원에게 법적 대응은 할 생각도 없고, 논쟁을 계속 이어갈 생각도 없다"


유시민이 진술서를 쓴 7일 뒤, 심재철은 체포되어 고문받았고 5년형을 선고받았다. 
(형을 면제받고 강제 징집된다) 
그리고 배신자 낙인이 찍혀 평생을 모욕 당했다. 


유시민의 삶은 영화로 만들어 볼 만한다. 
제목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말 "프락치"로 하면 좋겠다. 
유시민이 프락치라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김성민 칼럼니스트 


원고료 납부하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9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5-30 17:52:55

    역시 카더라는 쉽게 믿으면 안되겠습니다. 항소이유서가 명문이라 하니 진짜 그런줄. 내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겠어요ㅠ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5-30 13:45:00

    13쪽 쓴 심재철은 배신자의 아이콘이고 90쪽으로 고발의 문학을 작성한 유시민의 시대의 지식인이고. 이제는 유시민의 실체를 모두가 다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dovesei2025-05-30 12:02:52

    이 넘은 처음부터 쓰레기였었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5-30 11:25:21

    비루한자의 자기변명.
    그리고 세월이 흘러가며 굳어진 그의뇌는 결국 아집덩어리가 되어 사회에 민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5-30 09:49:34

    우와 진짜 나쁜놈이네요... 심재철은 배신자 낙인까지 달고 얼마나 치가 떨렸을까....

  • 프로필이미지
    astro132025-05-30 09:46:37

    부끄러워 해라.. 유시민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5-30 09:30:46

    지하철 안 인데 소리쳐서 욕하고싶은거 겨우 참고있습니다. 눈물이 나올정도로 억울하고(그동안 이런인간을 지식인으로 지성인으로 생각하며 칭성했던 시기가 있웄으니까요)눈물이 납니다.
    정말 화가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5-30 09:26:41

    유시민 = 뇌가 썩은 프락치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5-30 09:14:08

    유시민 뻔뻔함이 그넘과 쌍벽을 이루네요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협상 하루도 안돼 알려진 30분의 치욕 치욕의 청구서가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다. 이제 양국 언론을 통해 그 ‘협상’의 후일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압축적인 묘사는 “펜도 필요 없었던 30분”이라는 트럼프의 만족감 섞인 회고일 것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 주권 일부가 대서양 너머로 이전되었다. 시장의 평가는 즉각적이었고, 계산은 정확했...
  2. 버닝썬 비서관이 괜찮다면 페미니즘도 말하지 마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 중에 과거 버닝썬 사건의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했던 변호사 출신 인물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공직자의 규율과 기강을 바로잡고 비리를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이라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018년에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여성...
  3. 이재명에 환호했던 어떤 변호사의 일기 : 이재명에게 실망이다. 보도블록시장 시절 보도블록 한 장까지도 챙긴다던 그 호기로운 이미지는 허상이었나? 아니면 고작 보도블록이나 챙기는 정도의 그릇이었나?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자화자찬 했던 일은 갑자기 자기 밑에 직원이 자기 몰래 추진한거란다. 보도블록 챙기느라 바빴나? 도지사가 되어서도 자기가 손수 자리까지 만들어 ‘통일’부...
  4. 이재명 측근 김진욱, 국제마피아파와 연루 의혹 속 총리실 임명 철회 이재명 정부 '보은 인사' 논란 가속... 김진욱 임명 철회에 '버닝썬 변호사' 임명까지 겹쳐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진욱 씨가 국무총리실 정무협력비서관으로 임명된다 7일 국무총리실은 밝혔었다. 정무협력비서관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고위공무원 ‘나’급(2급) 직위다. '일신상의 이유'로 하루 만에 자진 철..
  5. 전병헌, 관세협상 두고 “자화자찬 아닌 자해, 조공 외교의 자화상” 이재명 정부가 최근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역대급 성과”라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오히려 자해에 가까운 셀프 풍자”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과연 이재명 정부”라는 여권 내 찬양성 멘트를 거론하며, “이 정부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내는 한마디”라...
  6. 김건희특검의 ‘윤석열 속옷 브리핑’ 유감 두 번째 수감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와 내란 재판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김건희특검이 어제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불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특검은 기자들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이 "속옷 바람으로 누워 있었다"는 내용의 브리핑..
  7. 유능하다는 망상, 4천억 달러가 증명하는 친중의 대가 때로는 숫자가 가장 정직한 폭로다. 변명도, 수사도, 감성도 거세된 채, 냉혹한 진실의 뼈대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앞에 던져진 숫자들을 보라.일본의 경제규모는 대략 우리의 2.15 배다. 그들이 5,500억 달러를 낸 것을 우리 체급에 맞춰 단순 환산하면 약 2,000억에서 2500억 달러면 충분할 것이다. 유럽연합 30개국이 그나마 자신들...
  8. 이재명 '광복절 야간 임명식'에 전병헌, '대관식 하냐' 직격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저녁, '대통령 국민 임명식'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 두 달 전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전례 없는 야간 행사를 강행하는 배경을 두고 야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총공세를 폈다.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
  9. [속보] 관세 25%→15%. 미국제품 무관세. 美농산물 트럭 완전개방 한국이 미국에 3천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한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주 내로 .
  10. 대미 관세 협상 한일전은 '일본의 압도적 완승' 2025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관세 폭탄'의 마감 시한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치열한 협상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양국 모두 25%의 징벌적 관세는 피하며 15%라는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무승부처럼 보이지만, 합의의 세부 내용을 숫자로 분석하면 일본의 압승이다.  같은 15% 관세,...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