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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허위사실 유포, 이번엔 일산대교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5-21 11:04:35
  • 수정 2025-08-05 04: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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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의 문장 "대통령이 되면 누가 말리겠는가."
  • 그의 허위사실 유포는 국민이 끝낼 수밖에 없다

▲< 그래픽 : 박주현 >


"대통령이 되면 누가 말리겠는가." 이 한 문장에서 나는 표지판을 보았다. '민주주의, 이번 출구에서 내리세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요즘, 이재명은 일산대교라는 쇠락한 기억을 다시 끄집어냈다. 그것도 아주 놀라운 방식으로. 자신이 경기도지사 시절 20일 동안 무료로 만들었던 다리를 두고, 마치 위대한 업적이 현 정부에 의해 파괴된 것처럼 말이다. 


그날 김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원래는 경기도하고 김포, 고양, 파주 해가지고 끝냈는데 이 정부가, 윤석열 정부가 안 된다고 바로 복구시켰다."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커피값이 120원이라던 그의 발언이 생각났다. 이번에는 '사실'이 120원쯤 되는 가치로 느껴졌다. 


다리 하나의 역사는 단순하다. 2021년 10월 27일, 그는 민간 운영 중이던 일산대교를 강제로 무료화했다. 11월 15일, 법원은 운영사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11월 18일부터 통행료 징수가 재개됐다. 이 모든 일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다. 윤석열은 아직 검찰총장 사퇴 후 정계진출을 고민하던 시기였을 뿐이다. 우리는 종종 기억을 재구성한다. 작가로서 나는 그것을 '창작'이라고 부른다. 정치인이 그렇게 할 때는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국민연금이 대주주인 운영사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가 말하는 '국민을 위한' 정책은 결국 국민의 노후자금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목표 운영 수익 7억 원을 2억 원으로 깎아내린 협상. 이것이 '상생'이라면, 나는 지금까지 그 단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다른 다리는 다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달리는데 왜 이 다리를 건널 때는 돈을 내야 하냐?"


그는 이렇게 물었다. 마치 모든 다리가 무료인 것처럼. 서울의 한강대교들이 무료인 이유는 이미 예산으로 건설됐기 때문이다. 민자로 지어진 다리가 왜 유료인지 모르는 경제전문가는 본 적이 없다. 


호텔 경제학, 커피 원가 120원, 그리고 이제 일산대교. 이 발언들의 공통점은 간단하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비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모든 실패의 원인은 언제나 외부에 있다.


법원에서 취소된 행정 조치를 가리켜 "대통령이 되면 누가 말리겠는가"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나는 소설 속에서라도 이런 대사를 쓰기 어려울 것 같다. 너무 노골적이라서.


그의 발언 속에서 법치주의는 그저 권력을 얻기 전까지만 참아야 하는 귀찮은 장애물처럼 보인다. 대통령이 되면 법원도, 국민연금의 손실도 상관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것이 미래의 청사진인가? 누군가 말했다. "권력은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낸다." 아직 권력을 잡기도 전에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 권력을 잡은 뒤에는 어떻게 행동할까? 이 의문이 가을바람처럼 차갑게 느껴진다.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또한 "정치보복을 하고 싶으면 숨겨두었다가 나중에 몰래 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두 발언 중 어느 것이 그의 진심에 가까울까? 이 정도 복선은 베스트셀러 스릴러에서도 너무 뻔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완벽한 영웅을 원한다. 하지만 나는 결함 있는 인물을 더 선호한다. 실수하고, 넘어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나는 인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성장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 현실 정치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20일 동안 다리를 무료로 만든 것이 위대한 업적이라면, 우리의 기준은 너무 낮아진 것이다. 그 결정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면, 그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라 반성할 일이다. 그는 반성하지 않는다. 그저 더 큰 권력을 원한다.


"대통령이 되면 누가 말리겠는가."


이 한 문장이 그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다리 위에 선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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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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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bteap2025-05-22 10:09:01

    심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자에게 권력을 쥐어 줘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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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5-05-21 22:35:36

    자기멋대로 하겠다는 얘기겠죠
    이번 선거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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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5-21 22:29:36

    이재명은 이미 이성적이고 보편적인 사고는 마비된듯 합니다.  이런 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그것도 전국민의 절반이 이런 자를 지지하다니요!  청렴한 문재인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도적적 기준이 왜 이렇게 땅에 떨어졌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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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5-21 21:15:02

    대통령 되면 어디까지 할런지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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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5-21 18:30:54

    양치기 소년의 종말이 어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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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5-21 18:21:58

    아 정말~~ 대선앞두고 경기도지사 말년에 일산대교 무료화 한것 보고 넘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또 민자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유권자들 호도 하고~ 정말 악귀 그 이상이에요.
    국회에선 뭐했나 이재명은 한다더니….뭐했나. 무료화 추진 입법 노력이라도 했나?
    이런 행정가 출신에세 정치 권력 줘야 하는게 맞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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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5-21 16:57:58

    무슨 저런 놈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ㅠㅠ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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