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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빅텐트의 성사조건과 가능성은?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4-15 21:01:59
  • 수정 2025-04-15 21: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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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정국에서 빅텐트에 대한 시나리오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혹자는 '반명연대'라고 부르고 혹자는 '개헌연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1강구도에서 늘 등장하는 빅텐트론

빅텐트 시나리오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부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명연대'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직후부터 보수진영에서 떠돌았던 아이디어였으나, 당시 보수진영 입장은 빅텐트가 아닌 '국민의힘의 타 정파 흡수'에 가까웠다. 

당연히 실현 가능성은 없었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이 지지율 상한가를 치는 와중에 국민의힘 경선을 불참하게 되며 국민의힘 대권후보들로서는 '언젠가는 한덕수와 결선에서 붙어야 한다'는 조건이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한 대행과 국민의힘 경선 승리자가 결승을 치룬다면, 이때 '정권교체론'이 60%이상의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중도확장의 카드를 추가로 투입하는 시점이 빅텐트가 완성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까다로운 빅텐트 시나리오

그러나 대선판이 특정 기획자의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빅텐트 성사는 다양한 조건이 성공적으로 결합해야만 이루어진다.


국민의힘 경선의 승자에게 컨벤션 효과가 일어나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를 압도하면 빅텐트는 무산된다. 반대로, 경선 승자는 물론 한 대행의 지지율도 침체를 보일 경우 '출마도 경력'인 국민의힘 후보는 연대 없는 완주를 할 것이며, 한 대행은 출마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한 대행을 지지하던 무당-중도 성향의 유권자는 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 

반(反) 이재명 연대는 그대로 절망 속에 주저앉게 되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의 지지율의 합이 이재명을 앞설 가능성이 있는 정도가 빅텐트의 성사조건인 셈이다. 


국민의힘 경선은 그 나름대로 흥행을 해야 하며 한 대행은 지금 같은 전략적 모호함 속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나름의 지지를 모아나가야 한다.


빅텐트의 완성은 민주 비명+이낙연 조합

앞서 말한 국힘 경선 흥행과 한 대행의 정중동(靜中動) 속 지지율 상승이 과연 쉬울까? 쉽지 않을 것이다. 한 대행이나 국힘 후보나 국민의힘의 낮은 지지율과 압도적인 정권교체론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뚫을 키는 이낙연의 빅텐트 참여다. 

소위 '내란당'이미지도 '정권교체론'도, 중도색채와 범진보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심지어 '국민통합후보'타이틀까지 얻을 수 있다. 이 전 총리가 움직이면 민주당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부겸과 김두관이 합류할 유인도 커진다. 물밑에서만 움직이던 정세균 전 총리의 출현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전 총리도 어지간해서 움직이는 타입은 아니다. 시간은 촉박하고 해야 할 일은 많다. 양측이 물밑에선 접촉할 지 몰라도 제대로 된 소통은 미진해보인다.  


미묘한 불통, 서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해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낙연이 연대제안을 먼저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나 와전된 것(전병헌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원론적인 연대제안을 착각)으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났다. 새미래민주당의 17일 개헌촉구 집회에는 유승민 의원 참여 가능성이 있다는 오보가 나기도 했다. 

조선비즈는 ‘반명 빅 텐트 합류’ 가능성에 대해 이 전 총리에게 질문했다가 “윤석열-이재명 정치의 동반 청산이 시대 정신이라고 제가 줄곧 말을 해왔다”, “그걸 청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텐트를 치네 마네 하는데 그렇게 되는 게 아니다” 라는 다소 냉담한 답을 받기도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 권한대행과의 연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밝히며 반(反)이재명 연대는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낙연 전 총리에게 '반명 빅 텐트'에 참여하자면 할까? 누구에 반대하기 위한 정치를 해오지도 않았으며 앞으로 하지도 않을 사람이다. 이낙연 전 총리에게 '국민의힘'과 연대하자면 할까? 그만한 명분이 없다면 살아온 정치인생의 진로를 쉽게 바꿀 사람이 아니다. 

아마도, 이낙연 전 총리를 움직이려면 '반명 빅텐트'도 '묻지마 빅텐트'도 아닌 '개현연대'라는 간판을 걸어야만 할 것이다. 급할 것도 없지만 미스커뮤니케이션(miscommunication)을 반복할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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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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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5-04-16 08:41:32

    개헌이란 화두가 부상하지 못하네요.
    언론이 국가 사회 변혁에 대한 큰 그림을 견인하기는 커녕
    사실 그대로를 보도하지도 못하는 현실인 것 같아 보여요.
    가야할 길은 정해 졌는데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네요.
    부디 개헌연대의 큰 걸음이 현실화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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