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직대통령' 수사권 다툼을 벌이던 수사기관들의 망신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1-25 22:21:31

기사수정

볼썽 사납던 공수처 - 경찰 - 검찰의 수사권 다툼. 가장 무능한 늑대가 고기를 차지 했지만..(그래픽_가피우스)


법원이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24일 불허했고, 현직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놓고 벌어졌던 대한 '수사권 다툼'의 무리수의 끝이 보이는 듯 하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3개 수사기관이 수사권 쟁탈전을 벌이다가 결국 수사는 해보지도 못하고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기소권을 가진 검찰은 24일 공수처에게 사건을 송부받았다. 검찰은 구속기한을 한차례 연장해 열흘 이상의 시간을 확보하고, 자체적으로 보완 수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법원의 불허 결정으로 수사도 못해보고 기소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검찰과 경찰, 공수처 등 3개 수사기관은 처응부터 각각 고유한 수사권을 주장하며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법률상 유일하게 내란죄 직접 수사권을 가진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공수처와 검찰은 각각 직권남용 관련 범죄로 수사할 수 있다며 사건에 뛰어들었다.


검찰이 먼저 윤 대통령에 출석 요구를 했지만, 공수처는 경찰과 '공조수사본부'라는 임시 수사조직을 출범시키며 수사권 교통정리에 나섰다.


공수처는 이후 공수처법상 '사건 이첩 요청권'을 행사하며 해당 사건을 넘길 것을 요구했고, 결국 검찰과 경찰이 사건을 넘기기로 하면서 윤 대통령 수사는 공수처로 일원화됐다. 이 과정에서 먼저 수사에 착수했던 검찰(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이첩 결정에 반발하기도 했었다.


공수처는 이후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하며 강제수사에 나섰고, 결국 지난 15일 2번째 시도로 체포영장 집행에 성공했다. 지난 19일엔 구속영장까지 발부받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줄곧 공수처의 수사가 불법이라면서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체포 당일인 15일 한차례 조사만, 그것도 윤 대통령의 진술거부권 행사로 전혀 수사를 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결국 자체적으로 1차 구속기한 만료일인 28일을 채우지 못하고 23일 검찰에 사건을 송부했다. 


수사 노하우도 조직도 리더십도 없던 공수처는 공조수사본부에 경찰 뿐 아닌 검찰도 함께 포함시켰어야 했고, 사건 이첩 요청권의 급작스러운 행사로 검찰의 반감을 사기 보다는 대화와 협의를 했었어야 했다.  

체포에 시간을 쓰기 보다는 참고인 소환 등을 통해 주변부 수사를 먼저 진행하며 압박해 나가야 했지만 '거물'인 대통령을 성급하게 정조준 해 여론을 돌아서게 만들었고 검찰의 수사력 또한 멈춰서게 만들었으며 자신감이 떨어지자 검찰에 사건을 떠넘기는 행태로 비웃음을 샀다. 백지에 가까운 수사결과를 검찰에게 주며 영장 연장 마저 실패하는 참극을 빚어냈다.


결국은 향후 특검이 가져갈 사건을 놓고 검찰, 경찰, 공수처 3개 수사기관은 스타일만 구겼고 감정만 쌓였으며 조롱거리로 전락한 셈이다.  


원고료 납부하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1-27 18:41:30

    얼씨구나 동서남북 다 튀어나얼 때 알아봤잖아요.
    어떻게 수사하려고 저러나
    우리나라가 애당초 이렇게까지 취약했던 건지
    정치권의 패악질이 공공기관까지 망가뜨린 건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든 신뢰 추락으로 논란이 불거지겠지요.

  • 프로필이미지
    frame26782025-01-26 22:23:08

    비정상은 조롱거리 낙인을 찍히게 되네요.
    공수처 그 범죄자한테 줄 서다 망신 당한 꼴로 보입니다.

  • 프로필이미지
    betweenbeyond2025-01-26 09:20:34

    저 세 조직은 서로 협조해서 초유의 사태를 해결하고 사회의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려 하기보다는
    '대통령 구속'이라는 명성을 얻는 데 눈이 먼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협상 하루도 안돼 알려진 30분의 치욕 치욕의 청구서가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다. 이제 양국 언론을 통해 그 ‘협상’의 후일담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압축적인 묘사는 “펜도 필요 없었던 30분”이라는 트럼프의 만족감 섞인 회고일 것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 주권 일부가 대서양 너머로 이전되었다. 시장의 평가는 즉각적이었고, 계산은 정확했...
  2. 버닝썬 비서관이 괜찮다면 페미니즘도 말하지 마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 중에 과거 버닝썬 사건의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했던 변호사 출신 인물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공직자의 규율과 기강을 바로잡고 비리를 감찰하는 ‘공직기강비서관’이라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018년에 드러난 ‘버닝썬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여성...
  3. [사설]어떤 간신이 광복절에 취임식을 '또'하라고 속삭였을까? '국민임명식' 이름 한번 기가 막히게 지었다. 이미 취임 선서를 하고 업무를 시작한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두 달 만에 또 취임식을 한단다. 그것도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에, 광화문 광장에서, 1만 명을 모아놓고 말이다. 대통령실은 "국민이 대통령을 '나의 대통령으로 임명한다'고 선언하는 자리"라고 포장한다.하지만 이 .
  4. 이재명에 환호했던 어떤 변호사의 일기 : 이재명에게 실망이다. 보도블록시장 시절 보도블록 한 장까지도 챙긴다던 그 호기로운 이미지는 허상이었나? 아니면 고작 보도블록이나 챙기는 정도의 그릇이었나?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자화자찬 했던 일은 갑자기 자기 밑에 직원이 자기 몰래 추진한거란다. 보도블록 챙기느라 바빴나? 도지사가 되어서도 자기가 손수 자리까지 만들어 ‘통일’부...
  5. 전병헌, 관세협상 두고 “자화자찬 아닌 자해, 조공 외교의 자화상” 이재명 정부가 최근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역대급 성과”라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오히려 자해에 가까운 셀프 풍자”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과연 이재명 정부”라는 여권 내 찬양성 멘트를 거론하며, “이 정부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내는 한마디”라...
  6. 김건희특검의 ‘윤석열 속옷 브리핑’ 유감 두 번째 수감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와 내란 재판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김건희특검이 어제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의 불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특검은 기자들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이 "속옷 바람으로 누워 있었다"는 내용의 브리핑..
  7. 이재명 측근 김진욱, 국제마피아파와 연루 의혹 속 총리실 임명 철회 이재명 정부 '보은 인사' 논란 가속... 김진욱 임명 철회에 '버닝썬 변호사' 임명까지 겹쳐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진욱 씨가 국무총리실 정무협력비서관으로 임명된다 7일 국무총리실은 밝혔었다. 정무협력비서관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고위공무원 ‘나’급(2급) 직위다. '일신상의 이유'로 하루 만에 자진 철..
  8. 유능하다는 망상, 4천억 달러가 증명하는 친중의 대가 때로는 숫자가 가장 정직한 폭로다. 변명도, 수사도, 감성도 거세된 채, 냉혹한 진실의 뼈대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앞에 던져진 숫자들을 보라.일본의 경제규모는 대략 우리의 2.15 배다. 그들이 5,500억 달러를 낸 것을 우리 체급에 맞춰 단순 환산하면 약 2,000억에서 2500억 달러면 충분할 것이다. 유럽연합 30개국이 그나마 자신들...
  9. 이재명 '광복절 야간 임명식'에 전병헌, '대관식 하냐' 직격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저녁, '대통령 국민 임명식'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 두 달 전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전례 없는 야간 행사를 강행하는 배경을 두고 야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총공세를 폈다.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
  10. [속보] 관세 25%→15%. 미국제품 무관세. 美농산물 트럭 완전개방 한국이 미국에 3천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한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주 내로 .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