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아동성범죄 374명 적발… 손정우 사례가 보여준 ‘솜방망이 처벌’ 현실
최근 대한민국 경찰이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아동성착취물 범죄자 수백 명을 적발했다. 그러나 적발 숫자 못지않게 충격적인 것은 대부분이 10~20대였다는 점, 그리고 이 중 극히 일부만 실제로 '구속'됐다는 현실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 6개국이 '사이버 수호자’ 작전명으로 아동성착취물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총 544명을 적발하고 그 중 435명을 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374명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구속된 이는 13명에 그쳤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 영상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겨우 1년 6개월 복역후 만기 출소했다 (사진=연합뉴스)
범행 유형은 단순 시청과 소지가 2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접 제작한 경우도 74건, 유포한 사례도 42건에 달했다. 연령대로 보면 10대가 213명, 20대가 127명으로, 아동 성범죄가 ‘청소년 범죄’로까지 퍼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주요 범죄 방식은 더욱 악질적이다. 미성년 피해자를 협박해 나체 사진을 받아내거나, 피해자의 얼굴을 포르노물에 합성한 뒤 유포하는 등 온라인 성착취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심지어 SNS에 올라온 사진을 무단으로 저장해 범행에 활용하는 경우도 확인됐다. 문제는 적발은 많지만 처벌은 약하다는 점이다. 이번에 적발된 374명 중 361명이 불구속 상태라는 건, 여전히 한국 사법체계가 아동 성범죄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다. 그는 전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 영상 사이트를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단 1년 6개월형을 받고 출소했으며, 미국 송환도 막혔다.
6개국 공동작전에서 한국인 범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일본 경시청 보도자료 갈무리)
만약 그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았다면 수십 년 형은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찰은 “사이버범죄의 특성상 아동 성착취물은 유포되는 순간 세계 전역으로 퍼진다”며 “국제 공조 수사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 공조 못지않게 중요한 건, '국내 법제도의 현실적인 강화'다.
단속만 하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면, 다음 범죄는 시간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