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눈이 덮쳐 길이 끊겼습니다.
마을 이장은 급히 총무와 부녀회장, 청년회장 등을 소집해 대책을 마련 했습니다.
구역을 나누어 집집마다 할당해 제설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장은, 남자가 많은 철수네 집에는 마을 어귀 진입로를 맡겼습니다.
영식네는 진입로부터 마을회관까지 통행로를 맡겼습니다.
영호네 집에는 마을회관 마당을 맡겼습니다.
나머지 집에는 인근 통행로를 맡겼습니다.
철수, 영식, 영호네는 각자 맡은 곳에 자기 식구들을 데리고 가서 제설작업을 했습니다.
AI 생성 이미지
철수는 군대에서 제설작업을 많이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살려서 큰 아들에게는 빗자루로 크게 길을 내게 하고(일명 '배따기'), 작은 아들에게는 넉가래로 큰형이 갈라 놓은 눈을 길 옆으로 밀게 했으며 자신은 삽으로 굳어 있는 눈을 치웠습니다.
그런데 이장이 오더니, 큰 아들에게 넉가래를 주고 동생에게 빗자루를 주라고 합니다. 철수는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눈 치울 구역만 정해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장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둘이 도구를 바꿔야 한다며 당장 바꾸라 합니다. 철수는 목표에 맞춰 알아서 하겠다고 합니다. 이장은 화를 내며 내가 이 마을 이장이자 마을 주민들을 대변하는데 왜 말을 안 듣냐고 합니다. 철수는 황당해 하며, 구역만 정해주면 되지 그 구역에서 내 가족들에게 어떤 일을 시키든 그건 이장이 간섭할 일이 아니지 않냐고 항변합니다. 이장은 한 술 더 떠서 집에 있는 와이프는 왜 안 나왔냐고 합니다. 철수는 아내는 병환중에 있는 노모의 밥을 챙기고 있으며, 그 몫까지 아들들이 모두 나와 하고 있지 않냐고 합니다. 정해진 구역에 정해준 시간까지 제설작업을 하면 되는거지 누가 나와 어떤 방법으로 할 지까지 이장이 간섭할 일이 아니지 않냐고 재차 강조합니다.
이장은 자기의 권위를 건드렸다며 마을회관에 주민들을 소집합니다. 제설작업을 할 때는 담당구역은 물론 어떤 가족을 데리고 나와 어떤 도구로 제설작업을 할 지까지 이장이 결정 하겠다고 선포합니다.
지나가던 김변이, "저 이장 월권하는 것이 맞네" 라고 하니까 지역 주민이 쪼르르 달려 나와 '제설작업 지휘'는 이장의 권한이 맞다며, 변호사가 법도 모른다며 핀잔을 줍니다.
* 사과가 빨갛다고 하는데 아니다. 사과는 과일인데 무슨 말이냐고 씩씩거리는 사람들과 대화는 시간 낭비. 사과 이야기만 나오면 과일이라고 반격하는 훈련을 받은 것처럼 천편일률적인 반응들. 사과가 과일인 것을 누가 모르냐는 말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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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그치요 ㅎ
잘 읽었습니다
아주 유익한 동화네요. 자주 써 주셨으면.
정작 이 글을 봐야 할 사람들은 자기들 얘긴지도 모를듯 하니 진짜 우리 삶과 관계만 없다면 관심 끄고 싶어요
더 큰 문제는 그 이장이란 작자가 일 배분도 못해서 결국 그 마을 주민들은
눈에 갇히게 됨
재미지게 잘 읽었어요. 김변님 동화 자주 읽고 싶네요.
최악의 이장이네요.
그 동네 사람들도 얼척이 없고 말입니다.
엄석대네 교실판 이에요.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우리 철수와 김변님을 구제해 줄
새로 부임할 담임 선생님을 학수고대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