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회 보좌진 술자리에서 만취한 여성 비서관을 성추행했다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TV조선이 2025년 11월 27∼28일 연이어 공개한 당시 영상에는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장 의원의 목덜미를 잡고 “뭐 하시는데? 남의 여자친구랑 뭐 하시냐고”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직접적인 추행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피해자의 극심한 만취 상태와 현장 소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관련 보도들에 의하면, 사건은 2024년 10월 말 늦은 밤, 서울 여의도 인근 한 음식점에서 시작됐다. 국회의원 보좌진 10여 명이 모인 평범한 회식 자리였다. 이미 술에 잔뜩 취해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여성 비서관 A씨 옆에, 뒤늦게 도착한 장경태 의원이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의 남자친구가 식당으로 들이닥쳤고, 분노에 찬 항의와 함께 소란이 벌어졌다.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이 1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TV조선이 공개한 당시 영상. 피해자의 지인이 장경태의원의 목덜미를 잡고 있다 (출처 : TV조선 홈페이지 캡쳐)
A씨는 지난 11월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장 의원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술에 크게 취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대응할 수 없는 항거불능 상태였다”며 “주변 동료들이 만류하고 제지했는데도 장 의원이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지속했다”는 구체적인 주장이 담겼다.
왜 1년이나 지나서야 고소를 했냐는 물음에 A씨 측은 “현역 의원 비서관이라는 신분상 조직적·체계적인 보복이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그동안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결국 용기를 냈다”며 경찰에 철저한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장경태 의원은 즉각 강경 대응에 나섰다. 고소 사실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전혀 사실이 아닌 허위 무고와 음해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올렸다. 국회 복도에서 기자들을 만난 장 의원은 “보좌진 회식에 잠깐 들른 것뿐인데 갑자기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행패를 부려 바로 자리를 떴다. 성추행 같은 건 있을 수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보도가 나온 지 불과 2시간 만에 움직였다. 정청래 대표는 조승래 사무총장을 통해 당 윤리감찰단에 공식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다만 장 의원은 현재 최고위원과 서울시당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당내에서도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한 지 이틀 만에 사건을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로 이관해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28일 현재 식당 관계자 진술과 영상을 확보한 상태이며, 조만간 피해자·목격자·장 의원 소환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장 의원 측은 무고죄 역고소를 준비 중이어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권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 성비위로 국민 앞에 망신살을 뻗쳤다”며 의원직 사퇴와 제명을 촉구했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쳐
해당 사건이 벌어진 현장에 이준석 대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본인이 부정했으나, 취재 결과 해당 술자리는 이준석 의원실의 보좌진들의 회식 자리인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온라인에서는 영상을 본 네티즌들이 “정황만 봐도 뭔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와 “직접 장면이 없는데 섣불리 단정 짓기 어렵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년 전 TV조선은 이 영상을 입수해 보도 피해자가 보도를 원치 않아 기사를 내지 않았다가 MBN 측이 먼저 보도해 낙종을 한 셈. 따라서 기민하게 해당 영상을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동영상이 없었으면 또 무슨 핑계로 빠져나왔을까
저따위면서 여성이 어쩌고 저쩌고.. 하나같이 위선으로 똘똘 뭉쳐져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