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의 보좌관에 대한 갑질의혹이 뉴스 헤드라인을 뒤덮고 자진사퇴로 이슈가 일단락 된지도 3주가 넘어간다. 이제 뉴스에서 ‘강선우’라는 이름은 찾기 힘들고 여의도는 다시 평화로워진 듯 하다. ‘강선우 사태’ 때 어렵게 인터뷰를 해 준 전현직 국회 보좌진 3인을 다시 만났다. ‘나도 할 말 있다’ 며 인터뷰를 자청한 현직 보좌진 두 명도 함께.
강선우 사태 이후 국회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의원들의 갑질과 보좌진의 굴레는 이제 끝난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강선우 사태를 계기로 의원집 쓰레기 버려주는 일이 갑질이었다는 걸 깨달은 10년차 수행비서 E.
1.간단한 자기소개
A 보좌진: 국회의원실에 근무 중. 인턴 기간 포함 10년이 조금 넘는다.
B 보좌진: 행정비서로만 오래 일했다. 지금은 의원이 은퇴해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C 보좌진: 인턴으로 시작해서 6년 차 보좌진이다. 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D 보좌진: 국회 12년 차. 여야를 넘나들며 전문 정책 분야를 보좌하고 있다.
E 보좌진: 국회생활 8년차. 수행비서로만 3개 의원실을 거쳤다.
2. 한 분 빼고 모두 국회 현직이다. 강선우 사태 이후 의원회관 분위기는 어떤가?
A: 강선우 의원이 차라리 장관을 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회관에 돌아오면 또 어떻게 할지, 걱정하는 보좌진들이 있었다. 그런데 장관을 가든 안 가든 보좌진들에게 나아지는 건 없는 것 같다. 새로 선출된 민주당 대표가 강선우의 바람막이를 하겠다고 하니 이러나 저러나 엎어치나 메치나 보좌진들에겐 여전히 팍팍하다.
B: 여당대표가 보좌진 갑질 같은 건 상관 않겠다는 메시지를 준 거 아닌가. 회관 일을 자부심 갖고 하는 어린 친구들이 그런 의원들을, 여당을 어떻게 생각하겠나. 일할 맛이 떨어진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강선우는 사퇴 메시지에도 보좌진에 대한 미안함이 전혀 없더라. 적어도 한 줄 정도는, ‘본의아니게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라고 쓸 줄 알았다. 대통령에 대한 송구함만 구구절절 있는데다 마치 모함을 당한 것 같이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거 보고 너무 놀랐다. 내가 그 방 출신이면 참 참담하겠더라.
C: 사퇴하던 날 하루 이틀 전 부터 '찌라시'가 엄청 돌았다. 그동안의 의혹과는 차원이 다른 비리(?)가 있다며 더 쇼킹한 후속보도가 줄줄이 나올거라고 장담한 기자들도 있었는데 사퇴하니 쏙 들어갔다. 자진사퇴하는 대신 보도를 막은 걸까? 사퇴는 사퇴고 정말 더 큰 문제가 있었다면 보도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D: 강선우 사태 이후 의원들이 방 사람들한테 묘하게 서먹하게 대한다는 이야기가 많더라. 어떤 의원은 수행한테 맨날 시키던 담배 심부름 시키면서 ‘이거 내가 갑질하는 거냐’ 라고 농담처럼 물어봤다더라.
3. 유력 의원들도 갑질로 유명해서 요즘 몸을 사린다는 말이 있더라.
A: 가족들까지 나서서 보좌진에게 갑질하는 걸로 유명한 의원이 있다. 이름만 대면 전 국민이 아는 사람이다. 그가 유난히 이번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다들 ‘제발 저리나보다’ 했었다. 그 의원의 갑질이 터지면 강선우는 ‘쨉도 안 된다’ 는 말이 많았다. 여의도옆 대나무숲에 보면 누군지 특정할 수 있는 글도 있다.
B: 친한 후배 보좌진이 전에 모시던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색하게 안부 묻더니 ‘예전에 내가 서운하게 한 거 있으면 풀어라, 요즘 나도 뉴스보고 생각 많이 한다’ 라고 했다더라. 뜬금없이 왜이러나 했더니 정부 인사에 언급된다는 썰이 돌더라. 자기가 인사 발탁 된 다음에 갑질 터질까봐 걱정이 되었나보다. 거기 말고도 의원한테 전화 받았다는 애들 많다. 다 찔려서 입막음하려고 전화한 거겠지.
C: 모 의원실은 보좌진 한사람씩 의원과 개별 면담을 했다. 일종의 ‘고충상담’이라면서 의원이 따로 들어오라고 하더란다. 의원실 일하면서 힘들었던 거 말해보라고 하면서 갑자기 친절한 척, 생각하는 척 해서 다들 황당했다고 한다.
E: 솔직히, 이런 말 하기 좀 뭐한데 나도 의원 집 쓰레기 맨날 버려준다. (쓴웃음) 그런데 이번에 강선우 의원실 사례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국회의 ‘모럴’과 사회의 ‘모럴’은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의원실 생활하면 별 일을 다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주 깔끔한 성격에 공사구분이 철저한 성격의 의원이 아니라면 보좌진은 '업무 범위'란게 따로 없다. 담배심부름도 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의원 부인이 술 먹었다고 하면 태우러도 간다.(그런 것까지 해요?) 밖에서 보면 이상하지. 국회 안에서는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다른 일반 회사라고 생각하면 시켜서도,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국회 보좌진에게는 어디까지가 업무고 어디까지가 갑질이라는 그 기준이 없다.
4. 그런 이야기 많이 하더라. ‘국회의 기준은 사회랑 너무 다르다’고. 군대인가? 왜 그렇게 된 걸까?
E: 약간 ‘식구’ 같은 개념이 있긴 하다. 어떤 의원이 강선우 감싸느라 ‘우리는 가족이다, 식구다’ 그런 소리 해서 욕을 많이 먹었던데 예전에 보좌진과 의원 사이에는 일반 회사의 사장-직원 관계라기 보다는 식구, 동지 같은 개념이 있었다. 과거 운동권 문화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옳다는 건 아니고 그런 개념이 이어져 왔다.
게다가 국회보좌진은 별정직이지만 그래도 공직이다 보니 돈 벌려고 한다기 보다는 ‘의원을 잘 되게 해서 좋은 세상 만들고 나도 잘 된다’ 라고 생각하라는, 강요 아닌 강요가 있다. 그런 식으로 의리와 명분을 강조하다보면 공적인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 흐려질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A: 일리 있는 지적이다. 예전 의원들 중에는 운동권 동료, 후배들, 가족을 의원실 보좌진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유명한 서영교 의원 같은 경우는 자기 가족을 비서관으로 채용하지 않았나. 민주당, 국힘 의원들끼리 각각의 가족을 자기 의원실에 채용해 주는 채용 품앗이도 많이 있었다. 어떤 의원은 재혼한 아내가 데리고 온 자녀를 의원실 비서로 채용했었다. 그런데 방에서 한참동안 다 몰랐다. (그 방 비서들 너무 놀랐겠다) 난리가 났지. 의원이랑 성이 달라서 부자간일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한채로 몇 달을 같이 일한 거다. 가족 채용이 완전히 금지된지 얼마 안 됐다.
민주당이나 진보 계열 정당은 의원과 보좌진이 진짜 정치적 동지인 경우가 꽤 많았다. 의원이 학생회장 할 때 총무하던 친구를 보좌관으로 쓰고, 그 보좌관과 의원시절 내내 같이 가고 거의 운명공동체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관계는 진짜 산전수전 다 봤으니 동지이고 자기들끼리야 '가족'같겠지만 국회는 엄연히 일터, 직장이다. 의원이 자신의 찐 지인인 보좌관 외에 다른 인원들에게도 그런 관계에서 가능한 희생을 요구하면 문제다. 급여도 제대로 안 주면서 일 시키고, 아무 때나 전화해서 짜증내고 화풀이 하고, 사적인 일의 처리를 맡기면 안 되는데 ‘우리는 식구잖아’, '내가 잘 되면 너도 좋잖아' 이러면서 강요하는 거다. 어린 친구들은 그런 일 하다보면 '의원님이 좋아하니까', '나도 의원과 가족처럼 지낼 수 있겠지', '출세하면 나 써주겠지' 하는 기대를 하면서 또 거기에 부응하고.
행정비서로 오래 일했던 B는 운동권의 '동지' 문화가 의원과 보좌진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C: 지인보좌관, 운동권 동지 보좌관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그런 관계도 아니면서 가족처럼 하길 바라는게 문제다. 끈끈한 동지애나 함께 한 시간도 별로 없는데 무조건 ‘우리는 가족이다’ 하면서 잡일 시키고 부당한 것도 다 참으라고 하면 선 넘은 거지.
B: 운동권의 '동지' 문화를 알지도 못하는 젊은 초선들이 ‘보좌진은 식구다’ ‘이 일 돈 벌려고 하나’ 이러면서 가족에게도 안 시킬 갑질하더라. 정치나 조직생활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엉뚱한 악습만 배워서 써먹으려는 거 보면 한 마디로 ‘같잖다’.
D: 지역구 의원의 경우 지역에서 선거운동 하던 지역사람을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의원들은 그런 ‘지역출신 보좌진’ 을 더 불공평하게 대하기도 한다. ‘네가 내 덕에 서울 여의도까지 와서 국회공무원 한다’ 는 투로 낮춰보고 더 하대하는 거다. 반면 공채로 뽑은 정책보좌진들은 좀 거리를 두고 사무적으로 대하더라.
5. '국회의 기준이 사회랑 다르다' 는 걸 실제로 느낀 사건이 있다면?
E: 내가 몇 년 동안 의원 집 쓰레기 버려주고 있다는 걸 강선우 의원 뉴스로 깨달았을 때 요즘 말로 ‘현타’ 가 왔다. 쓰레기 뿐 아니라 세탁물도 맡겨주고 의원 부모님 집에 가서 음식도 받아다가 갖다주는데 그게 갑질 당하는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강선우 뉴스가 터지면서 ‘아, 당연한 것 처럼 해서는 안 되는 거구나’ 싶었다. (그럼 지금은 쓰레기 분리 안 하시나요?) 그럴 리가. 달라진 건 있다. 전에는 그냥 문 앞에 내놓고 버리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지금은 같이 가서 버린다. 나중에 폭로할까봐 그러나? 내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쓰레기 버릴 때 마다 어색하기 그지없다.
B: 국회 다닐 때, 주말에 의원이 갑자기 전화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다 출근하라고 했다. 그 때 가족들과 휴가로 지방에 있었는데 휴가라고 감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혼자 기차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우는 애들을 남편한테 맡겨놓고 회관으로 올라오면서 ‘이거 일반 회사였으면 신고감인데’ 싶었다.(무슨 일로 올라오라고 했던가요?) 별 일도 아니었다. 비서관이 무슨 자료요구 잘못해서 자기가 장관한테 망신 당했다며 화난다고 주말에 집합시킨 거였다. 행정비서인 나와는 업무적으로 상관도 없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여자 보좌진들은 고충이 더 많다. 일반 직장 다니는 남편들은 '항상 대기' 상태여야 하는 국회 업무를 잘 이해 못한다. 시도때도 없이 카톡 오고, 전화 오고, 의원 전화는 무조건 받아야 되고. 어떤 여자 보좌관은 극장에서 영화 보다가 의원 전화 받았는데 남편이 ‘무슨 중요한 일이라고 계속 전화를 하냐, 그거 꼭 지금 받아야 되냐’ 해서 싸웠다더라.
C: 처음 들어갔던 의원실의 의원님이 전당대회에 출마했는데 떨어졌다. 다들 너무 열심히 했는데 의원이 실언을 몇 번 한데다 너무 인지도가 약해서 졌다. 전대 끝나고 힘들어서 휴가라도 보내줬으면 싶었는데 낙선한 다음 날 보좌관 한 명 빼고 전원 사표내라고 하더라. 첫 의원실이었는데 그렇게 끝났다. 일반 직장 다니는 친구들한테 말하니 이해를 못하더라. 지가 능력없어서 져놓고 누구를 탓하냐고. 그 의원은 지금도 방송 나오면 엄청 정의로운 척 하고 다닌다.
여야를 넘나들며 전문 정책 보좌진으로 일했던 D는 의원들과 보좌진들의 코인, 주식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A: 전부 사표받는 악습 그거 왜 안 없어지지? 선거 떨어지거나 국감 끝나면, 뭔가 수 틀리면 보좌진 총사퇴 시키는 개념없는 인간들이 아직도 있긴 있더라. 전부 사표 받는 의원도 있고 그 중에서 자기가 맘에 안 드는 사람 것만 사표 받는 의원도 있다. 올해 초에도 아주 유명한 모 의원실이 총사표 받았지 아마.
E: 거기 정말 유명하다. 그 방 출신 보좌진들이 당한 거 터트리면 강선우의 열배라는 말이 있다. (모두 웃음)
6. 최근에는 이춘석 의원이 보좌관 명의로 차명주식거래한게 들통나서 난리다.
A: 지금도 그 일 때문에 의원회관이 뒤숭숭하다. 의원들 제발 본회의장에서 폰 좀 작작 봤으면 좋겠다. 필름이라도 잘 붙이던지. 일본 의회는 회의장 들어갈 때 의원들이 휴대폰을 못 가지고 들어간다던데, 우리도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 그 일 터지고 우리 의원 휴대폰에도 필름 붙여줬다. 자기는 걸릴 거 없다면서 웃더라.
C: 일년에 몇 번씩은 그런 일이 꼭 터지는 것 같다. 요즘 사진기자들 대포 성능이 워낙 좋아서 아무리 멀어도 다 찍고 다 보인다. 본회의장은 그냥 얼굴 까고 이름 까고 전 국민 앞에 있는 거랑 똑같은데 너무 조심성이 없다. 그런데 일부러 보이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놓고 까기 어려운 걸 까고 싶을 때, 뭔가 작업 칠 때 일부러 폰을 보이게끔 하는 경우도 있다.
D: 그런 식으로 주식거래 하는게 이춘석 의원 하나 뿐일까 싶다. 진짜 이번 기회에 전수조사 철저히 해 봐야 된다. 자기 주식은 묶어놓고 보좌진 명의로 하면 누가 알겠나. 국회의원들이 알 수 있는 정보는 수준이 다르다. 의원들이 무심코 나누는 이야기만 잘 들어도 시장이 어떻게 굴러갈지, 바로 보인다. 자기들이 법을 만들고 기업의 고위급들도 왠만하면 다 의원님 의원님 하면서 만나주니 고급정보가 많을 수 밖에. 이춘석이 진짜 악질인 건 본인이 무려 국정기획위원을 하면서 인공지능 정책을 만드는 위치인데 그런 식으로 했다는 거다. 국회의원, 보좌진 주식계좌 전수조사 정말 필요하다고 본다. 보좌진도 지금은 보좌관인 4급만 재산신고 하는데 주식이나 코인 같은 건 그 밑으로도 다 까봐야 된다.
B: 의원이 지역 출신 보좌진이랑 돈거래 잘못해서 망신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주식 차명거래라니 놀라웠다.(의원이 보좌진이랑 돈거래를?) 그런 경우 꽤 있다. 선거 하면서 지역 보좌진에게 비용을 대신 지불하게 하거나 차입을 하거나, 그런 일들이 종종 있다. 그 거래관계를 깨끗하게 안 해서 의원이 약점 잡히고 지역사무실에서 싸우고, 흉한 꼴 종종 봤다.
E: 의원들 주식 뿐 아니라 부동산 정보도 엄청 많이 안다. 자기가 직접 못 사니 부모나 지인에게 정보 주는 거 많이 봤다. 최근에도 모 의원이 대기업 쇼핑몰 개발지 옆에 집 사서 문제되지 않았나. 의원들 집 사고 이사 가는 것만 잘 들여다봐도 재미있는 거 많이 나올 거다.
7. 유시민 전 장관이 강선우 의원실 보좌진에 대해 ‘일 못해서 짤려놓고 그런다’ 같은 막말을 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논평할 가치도 없는 막말이다. 유씨도 국회 보좌진 출신인 걸로 아는데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하나. 일 못해서 짤렸다니. 그럼 본인도 일 못해서 장관도 잠깐밖에 못 하고 그 뒤로 다시 의원도 못돼서 외부에서 스피커 하고 있는 건가. 유난히 까다로운 의원실에서 힘들게 일하는 후배가 유시민 이야기를 듣고 분해서 울더라. '나도 일 못하고 갈 데 없어서 이런 방에 있는거냐' 고. 진짜.... 사람이 할 소리가 아니다.
B: 누가 ‘여의도옆 대나무숲’ 에도 비슷한 소리 쓴 거 봤다. ‘누가 강선우 의원실 가라고 칼들고 협박했냐’ 고. 의원의 인성이나 갑질 정도가 비서 개인의 업무 능력에 따라 달라지나? 일하러 간 직장에서 못난 의원을 만난게 죄라면 죄겠지만 어떻게 ‘일을 못한다’ 그런 소리를 하나.
페이스북 '여의도옆 대나무숲' 의 글 중. 강선우 의원의 장관 낙마 이후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은 보좌진을 탓하며 실명을 밝히고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여의도옆 대나무숲')
C: 집에 유시민씨가 쓴 책이 몇 권 있길래 폐지로 내다버렸다. ‘지식인’ 같은 소리하고 있다.
E: 본인 인격만 드러내는 처참한 소리다. 자기가 그 보좌진들을 알지도 못하면서 상상으로 민주당 지지층에 아부하는 소리를 하는 거다. 어쩌다가 그렇게 괴물같이 늙었을까.
D: 말하기도 싫다. 그런 사람이 소위 '민주정권'에서 장관을 하고 공직을 했다는게 황당하게 느껴진다. 민주당 대표나 외부 스피커들이나 똑같다. 나는 고향이 지역이 보수 지역이라 청년 때 보수정당도 경험했고 국회 와서는 진보 계열 정당에서도 일해봤는데 민주당 스탠스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 예전에는 민주당이 약자를 보호하고 서민의 정당이고.. 이런 이미지를 억지로라도 내세웠는데 이제는 대놓고 강자, 그것도 가해자 편을 드니 황당할 따름이다.
8. 그래도 강선우 건으로 국회의원들의 갑질 이슈가 제대로 주목을 받긴 했다. 국회 생활이 앞으로는 좀 달라질까?
C: 별로. 정청래 대표를 봐라. 당선되자마자 강선우 싸고 돌지 않나. 며칠 전에 강선우 의원이 민주당 의총에 오랜만에 왔는데 웃으면서 의원들에게 가서 인사하고 포옹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들 안아주고 등 두드려주고. '고생했다, 애썼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독립운동하다 고생하고 온 줄 알겠더라. 그런 분위기에서 뭐가 달라지겠나. 용기내서 언론과 접촉한 보좌진들이 허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A: 그게 지금 여당의 분위기다. 야당도 다르지 않을 거다. 의원들 세계에선 갑질이 별 일이 아니다. '재수없게 걸렸다' 정도도 아니고 '그 정도는 다 하고 사는데 뭐가 문제냐' 가 그들의 생각이다. 우리 의원도 그러더라. '저게 정말 문제가 되냐' 고. 그렇게들 생각하니까 강선우도 그 창피를 당하고도 잘못인줄을 모르는 거다.
B: 어린 친구들이 걱정이다. 우리야 이꼴저꼴 다 보고 이제 국회랑 상관도 없지만 지금 일을 시작하는 젊은 비서관들은 국회에서 직업적 비전을 찾을 수 있을까? 국회를 직장으로 삼는 사람들은 적어도 공적인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다. 법을 만들고,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일하면서 개인의 명예도 추구하는, 그런 사람들이 공직에 가길 원하고 국회를 꿈꾼다. 선출직이 아니더라도 보좌진으로 일하면서 의원과 같이 성장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의원들이 저런다면 일 할 맛이 안 날 거다. 존경까진 몰라도 적어도 존중은 해야 일할 수 있는데.
E: 수행비서다 보니 의원과 차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 별 이야기를 다 듣는다. 실제로 의원들 강선우 갑질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더라. 다들 '강선우 왜 걸렸냐' 또는 '나보다 출세하는 것 같더니 잘 걸렸다' 이 정도의 가십거리로 취급했지 '어떻게 그런 걸 시키냐' 고 하는 사람 못 봤다.
D: 강선우 건이 주목을 받긴 했지만 이전에도 의원들 갑질 문제는 종종 드러나곤 했다. 보좌진들한테 와이프 논문 대필시키고 개 밥 주게 시키고, 자기집 시장 봐오게 하고, 식권값 아까우니 의원실에서 밥 해서 먹자고 하고. 별 인간이 다 있었는데 그들이 다 걸러졌을까? 그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여당과 야당의 다선이고 대선주자급도 있다.
예전에는 방에 일 터지면 직원들 월급 갹출하는 악습이 있었다. 자기 경선 떨어졌는데 빚 값아야 되니 몇 급 부터는 월급 내놓으라고 한 의원들도 부지기수였다. 수행한테 말로 갑질하다가 한강다리에 차랑 같이 버려진 의원 이야기는 레전드다.(차랑 같이 버렸다고요?) 그랬다더라. 수행이 너무 열받아서 차 세우고 차 키를 한강에 던졌다고 한다. 그 의원도 요즘 잘 나가더라. (일동 웃음) 국회의원들이, 보좌진을 사적 비서로 착각하는 풍조가 없어지지 않는 한 안 바뀐다. 강선우 건이 터졌으니 한동안은 조심하는 척 하겠지만 하던 버릇이 있는 의원들은 더 교묘하게, 폭로가 일어나지 않도록 부리고 막말하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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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나 야나 당대표가 클린운동 하자며 탑다운 으로 나서야 해결될까마나 네요...근데 청걸레는 ㅉ
운동권의 동지 문화를 알지도 못하는 젊은 초선들이 ‘보좌진은 식구다’ ‘이 일 돈 벌려고 하나’ 이러면서 가족에게도 안 시킬 갑질하더라. 정치나 조직생활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엉뚱한 악습만 배워서 써먹으려는 거 보면 한 마디로 ‘같잖다’.
=====>저 말씀 진짜 공감되네요 강선우보다 정말 더 한 인간도 많을테고 너무 문제가 많은 집단입니다...
이런 중요한 사안 심층취재도 못 하는 대형언론사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
강선우 사태이후로도 달라진 것이 없이 의원들이 잠깐 몸사리는 정도라니...국민의 세비로 먹고 살면서 보좌진도 국민인데 갑질을 한다... 국회의원수를 줄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