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장동 환수 '첫 관문' 뚫었다… 성남시 vs 대장동 일당 '자산 동결' 속도전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12-04 11:23:54

  • ◇법원, 정영학 측 300억 동결 위해 '120억 공탁' 명령…
  • ◇사실상 가압류 수용 신호 검찰 항소 포기로 '0원 추징' 위기 속 지자체 독자 생존 경쟁 돌입
  • ◇남욱 등 자산 매각 시도 포착… "빈 껍데기 승소 막으려면 시간 싸움이 관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수익 환수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형사 재판을 통한 국고 환수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성남시가 민사적 수단을 통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5,600억 원대 자산 동결 작전이 법원의 첫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은 3일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정영학 회계사가 실질 지배하는 '천화동인 5호' 명의의 예금채권 300억 원에 대해 신청한 채권가압류 사건에서 '담보제공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공사 측에 청구 금액의 40%인 120억 원을 공탁할 것을 주문했다.


성남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법원이 담보 제공을 명했다는 것은 가압류 신청의 이유가 있고 재산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공탁이 이뤄지면 곧바로 가압류 결정이 내려져 계좌가 전면 동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법원이 성남시의 손해배상 청구권과 보전 필요성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결정은 공사가 지난 1일 김만배, 남욱, 정영학, 유동규 등 대장동 핵심 4인방을 상대로 제기한 총 13건, 5,673억 원 규모의 가압류 신청 중 나온 첫 번째 사법적 판단이다. 성남시는 이번 결정이 남은 12건의 신청 사건(약 5,300억 원 규모) 심리에도 긍정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검찰이 놓친 수천억, 성남시가 잡을까… '환수 전쟁'의 이면

이번 가압류 사태는 단순한 민사 소송을 넘어, 형사 사법 시스템의 공백을 지자체가 메우려는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발단은 검찰의 '항소 포기'였다. 대장동 1심 재판부는 뇌물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거나 검찰 구형보다 낮은 추징금(473억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 지휘부는 "1심 형량이 나쁘지 않고, 피해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있어 민사로 해결하면 된다"는 논리로 몰수·추징 부분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다. 이로 인해 남욱 변호사의 추징금은 '0원'으로 확정됐고, 김만배 씨 등에 대한 환수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성남시는 "검찰이 포기한 범죄수익이라도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5,673억 원 규모의 전면적인 가압류 신청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검찰이 보전했던 약 3,950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규모로, 택지 분양 배당금과 아파트 분양 수익 등 개발 이익 전반을 '부당이득'으로 규정한 결과다.


그래픽 - AI생성 (가피우스)


◇ "승소해도 돈 없으면 끝"… 피 말리는 '속도전'

법조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법원 결정이 의미 있는 첫발이지만, 실질적인 환수까지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된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시간'이다.

이미 대장동 일당의 자산 은닉과 현금화 시도는 노골화되고 있다. 취재 결과, 추징금 '0원' 판결을 받은 남욱 변호사 측은 검찰이 동결했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물 등에 대해 "보전 사유가 사라졌다"며 보전 해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역삼동 토지 등 다른 보유 부동산의 매각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사 소송은 확정 판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그사이 피고인들이 알짜 자산을 현금화해 빼돌리면 나중에 성남시가 승소하더라도 집행할 재산이 없는 '빈 껍데기 승소'가 될 수도 있다. 법원의 가압류 결정보다 자산 처분이 단 하루라도 빠르면 환수는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 대형 로펌의 외면과 '현금 2천억'의 장벽

성남시가 처한 구조적 한계도 만만치 않다. 시는 이번 소송을 위해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들에 대리를 타진했으나, 전원 수임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방인 김만배 씨 등이 이미 김앤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을 선임해 '쌍방대리 금지' 원칙에 걸리거나, 로펌들이 정치적 부담을 느껴 사건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결국 성남시는 자체 법무 인력으로 거대 로펌들과 싸워야 하는 '다윗과 골리앗'의 상황에 놓여 있다.


막대한 공탁금 역시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법원이 정영학 1건에 대해서만 120억 원의 현금 공탁을 명했는데, 나머지 5,300억 원 규모 신청 건에도 같은 비율(40%)이 적용될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약 2,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즉시 법원에 묶어두어야 한다. 이는 공사의 유동성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


성남시는 "범죄수익 환수는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공탁금 마련과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정영학의 300억 원 동결을 시작으로, 성남시가 대장동 일당의 은닉 자산을 얼마나 신속하게 묶어둘 수 있을지 향후 1~2주가 환수 전쟁의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6 04:15:30

    방송에 나온게 이 얘기였군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5 09:26:55

    환수해야한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5 00:17:46

    특별법 만들어서 환수해라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4 22:14:43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4 21:24:55

    성남시의 가압류 신청이 꼭 속히 인용되길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4 17:53:23

    지금이라도 움직이는 성남시에 응원을 보냅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scks2ek2025-12-04 17:04:53

    성남시 잘한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4 16:38:50

    검찰들이 못해낸 거 성남시가 꼭 해내기를.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minte2025-12-04 14:41:05

    어려운길이지만 꼭 승리하길 성남시 응원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12-04 14:25:05

    당연히 시민에게 돌아가야할 몫인데 이렇게 어렵고 험난할 일인가.. 성남시 꼭 성공하길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4 14:07:42

    뻔하고 확실한 길을 엄폐한 공권력의 무도함을
    민사로 헤쳐나가야 하는 성남시와 피해 시민에게 응원을 보내며 경의를 표합니다.
    300억 가압류 신청에 120억 공탁 명령이 성에 차지는 않지만,
    간악한 범죄수익을 범죄인들이 소유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 된 것 같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idt4m2025-12-04 14:02:00

    성남시 응원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4 12:51:05

    성남시 응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12-04 12:33:33

    흥한 자리에서 망하는 법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진실게임 격화.... 쿠팡, "국정원 직원 3명 만나…강에서 증거 건지라 말해" 쿠팡은 최근 발표한 개인정보유출의 자체 조사 결과와 발표해 국가정보원의 협조에 따른 것이라고 31일 거듭 주장했다.이재걸 쿠팡 법무 담당 부사장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서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용의자를 접촉하라고 지시했느냐'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질의에 "(국정원이) 12월 1일 처음 공문을 보내고, '국가..
  3.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4.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5. [칼럼]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 오죽했으면 노조가 나서서 "대형마트 규제 풀어달라" 외칠까정치인들에게 '반(反)기업 정서'만큼 달콤한 마약은 없다. 거대하고 탐욕스러워 보이는 '공룡(대기업)'을 사냥하여 마을 사람들(소상공인)에게 고기를 나눠주겠다는 서사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지자들에게는 정의 구현이라는 '도파민'을, 정치인에게는 표심이..
  6.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7.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8.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9. [전병헌 기고] ‘셰셰 외교’의 함정 : 전략적 모호성인가, 전략적 굴종인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과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자초한 “중국에는 셰셰, 미국에는 땡큐”라는 이른바 ‘셰셰 외교’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이제는 국정 운영의 실질 기조로 ..
  10. 김병기, 앞에선 "尹정권 경찰 장악" 비난, 뒤론 윤핵관 찾아가 읍소 김병기 의원이, 정작 자신의 가족 비리 앞에서는 그토록 비난하던 '윤핵관'에게 읍소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낮에는 "검찰 독재, 경찰 장악 저지"를 외치며 투사를 연기하고, 밤에는 정권 실세와 '짬짜미'를 벌여 법망을 피해 나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