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스포일러 포함
누가 쏜 건지 왜 쐈는지도 모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의 도시 하나를 박살 내려 날아오고 있다. 급작스러운 위기 앞에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에도 의외로 큰 구멍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모두 경악한다. 최악과 차악을 구분하기 어려운 선택지에서 당신이 미국 대통령이라면 어떤 지시를 내릴 것인가?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신작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이렇게 현실성 있는 상황을 상정하고 공직자의 의사결정과 가치관에 대한 토론을 유도한다. 물론 이 토론의 발제문에 허점도 있다. 이를테면 굳이 미사일이 떨어지기까지의 불과 몇 분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채 보복 공격을 결정해야 하는 모습이라든가, 대통령이 헬기에 ‘뉴클리어 풋볼’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와 문서를 담은 특수 가방)을 든 해군 장교와 단둘이 있다거나.
하지만, 이 영화의 미덕과 재미는 비글로 감독의 전작(허트 로커, 제로 다크 서티)과 비슷하게 행정, 정치, 외교, 안보, 공직자의 사명 등 복잡다단한 이슈에 진중하게 접근했다는 데 있다. 천박함과 가벼움이 난무하는 2020년대 정치에서 이렇게 중요한 이슈를 진지하게 다루는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큰 신선함과 재미를 준다.
더 나아가 이 영화는 “누가 쏜 줄 모르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보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정치·외교적 신뢰의 중요성도 부각한다. 이는 이재명 정부와 같은 ‘저신뢰’ 정부가 지속되는 한, 앞으로 우리가 세계 외교무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움을 시사하기도 한다.
비글로 감독 특유의 긴장감과 스릴,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대통령은 오바마와 바이든, 젊은 안보 보좌관은 오바마의 참모 벤 로즈가 떠올라 현실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______
이 기회에 외우면 좋을 미사일 관련 약어:
| ICBM 대륙간 탄도 미사일 |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 사정거리가 5,500km 이상으로, 대륙을 넘어 발사할 수 있는 전략 미사일. |
| IRBM 중거리 탄도 미사일 |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 | 사정거리가 보통 3,000km ~ 5,500km 사이인 미사일. |
| MRBM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 | Medium-Range Ballistic Missile | 사정거리가 보통 1,000km ~ 3,000km 사이인 미사일. |
| SRBM 단거리 탄도 미사일 |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 사정거리가 보통 1,000km 미만인 미사일. |
| ABM 탄도탄 요격 미사일 | Anti-Ballistic Missile |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되는 방어용 미사일. |
| SLBM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 잠수함에서 발사되어 핵무기 등을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
| GBI 지상 발사 요격 미사일 | Ground-Based Interceptor | 적국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등을 대기권 밖(우주 공간)에서 요격하기 위해 지상에서 발사되는 핵심 방어 미사일. |
김경모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찜목록에만 넣어놨는데 오늘 가서 바로 봐야겠어요
오 넷플에서 봐야겠네요
추천감솨합니다~
넷플에서 제목만 보고 지나쳤는데 흥미로운데요?
추천 감사
당장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