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박주현>
어제 관세 서한 도착 이후 하루도 채 안 돼, 친민주당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반미 선동을 하려는 글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관세 논란을 넘어, 이들의 감정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386세대의 반미 DNA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만나면서 마치 집에 도둑이 들어왔는데 대문 앞에서 경찰과 싸우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1968년 파리의 학생들에겐 분명한 적이 있었다. 기성 질서, 권위주의, 구태의연한 체제. 하지만 우리가 겨누고 있는 적은 누구인가. 70년간 우리를 지켜온 동맹인가, 아니면 38선 너머 핵탄두 50기를 재고 목록으로 쌓아둔 체제인가.
SNS에 설전이 이어졌다. “반미가 아니라 자주를 원하는 거예요.” 그래서 물었다. 자주의 구체적 모습이 뭔지. 미군이 떠난 뒤 북한의 남침 가능성은 어떻게 대비할 건지. 중국·러시아가 동시에 압박해올 때는 어떻게 버틸 건지.
침묵. 그리고 1960년대 자주국방 이야기만 반복됐다. 그때도 미국과 함께였다는 점은 쏙 빼고. 스페인 내전의 데자뷔가 떠올랐다. 공화정부가 소련 의존 끝에 프랑코에 굴복한 비극. 한쪽에만 기대는 것이 비극의 시작이지만, 우리는 의존에서 벗어나려다 혼자가 되려 한다.
누군가는 나토 회원국들은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내가 볼 땐 아니다. 그들은 계산을 끝마친 것이다. 자유의 가격표를 받아들였을 뿐, 굴복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진짜 외롭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거대한 톱니바퀴에서 하루라도 밀려나면 곧바로 타격을 받는다. 중국의 사드보복이후 미국과의 교역 의존도는 지난 십년간 더욱 높아져 경제 안보가 유리처럼 깨지기 쉽다. 주요 소재·부품 공급이 막히면 성장률은 물론 물가, 민생경제까지 직격탄을 맞는다.
군사적 풍경은 더 냉혹하다. 미 국방부 보고서는 주한미군 철수 시 북한 남침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핵탄두 50기, 핵분열 물질 90기에 해당하는 재고 목록을 보유한다. 이건 위협이 아니라 재고 목록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때 미국의 벙커버스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자국 안보는 외세에만 의존해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도 외세 없이는 불가능한 작전에 의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K-방산의 성과조차 미 기술 협력과 동맹 관계 아래 이뤄졌다. 1960년대 말 청와대 기습과 푸에블로호 사건 이후 자주국방을 외치며 방위산업을 키웠지만, 결국 미국과 함께였다.
지금 온라인에서는 관세 한 번 물리겠다고 70년 동맹을 버리자고 한다. 감정이 현실을 압도한다. 반미를 하려거든 비관적 낙관주의를 가져야 한다. 최악을 대비하되, 최선을 포기하지 않는 전략.
반미를 외치기 전에 묻고 싶다. 한국이 독자 핵우산을 확보할 수 있는가. 중국·러시아·북한의 동시 압박을 견뎌낼 체력이 있는가. 경제적 번영을 미국 없이 유지할 수 있는가. 대답할 수 없다면, 조용히 해야 한다.
우리는 핵의 화약고 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쪽엔 미국, 다른 쪽엔 중국, 발밑엔 북한이 성냥을 켜고 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안보는 헌신과 실천으로 지켜내야 하는 시대적 가치. 그러나 그 헌신과 실천이 감정적 반미로 이뤄질 수는 없다.
동맹을 버리는 순간, 우리는 정말로 혼자가 된다. 그때 누가 우리를 지켜줄 것인가. 키보드 뒤에 숨어 ‘반미 배틀’을 벌이는 이들인가.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직면한 현실은 외면.
안보와통상은 같이 구르는 톱니바퀴가 되어있는게 세계의흐름.
이걸 역행하는 순간 우리는 나락행.
경제도 안보도
저들이 미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친중을 하려니 미국을 버려야 하는 선택일 수 있다는
미국 그렇게 좋아서 자식들 줄줄이 미국 유학 보내는 자들이 반미를 할 리가
무식해도 인간적으로 정도가 지나쳐요.
당장 중국 어선이 몰려오면 어떻게 막을 건데... 개딸아 너희 오늘 평안은 누군가의 목숨 값이다.
등 따시고 배 부르게 커서 그런가... 제일 걱정되는게 안보다. 안전한 곳에 있으면서 말로 자주 국방 외치고 있는것들. 찢이 뿌리는 돈이 국방에 들어갈들돈이라고 생각 안 하냐
개딸의 지능은 어딜가야 찾을 수 있을까요?
무지성 무대책 무대뽀 정신
진보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20, 30, 50년전 반미전선으로
퀴퀴한 구태 구호나 외치고 있는 현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기 딱 좋은 작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