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 관련 발언하는 짐 로저스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회장의 지지선언 진위를 놓고 큰 낭패에 빠졌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소통을 계속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문장을 가다듬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공작사기' 는 아니라 주장했다.
그러나 본질은 짐로저스가 '이재명을 지지했냐, 아니냐'가 아니다.
본질은 짐로저스가 '이재명을 아느냐, 모르느냐'다.
지지에 대한 문장(혹은 뉘앙스)의 차이야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쳐도
'모르는 사람을 지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로저스 회장과의 소통을 주선한 송경호 평양과학기술대 교수는 "이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두 사람의 공동 목표인 대북 투자 기회나 경제적, 상업적 접근 가능성이 커질 것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송 교수는 "짐 로저스 회장께서 저에게 이재명 후보 지지를 위한 초안 작성을 부탁하셔서 두 어번의 수정을 통해 최종안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양측이 한 메신저를 통해 나눈 대화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송경호 : '이재명 지지'를 제목에 넣어 초안을 보내다
대화 내용에 따르면 송 교수가 '짐 로저스의 메시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이재명 후보 지지'(A Message from Jim Rogers: Supporting Lee Jae Myung for Peace and Prosperity on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으로 선언문 초안을 로저스 회장에게 보냈다.
짐 로저스 : '이재명' 누구인지 모르는데?
로저스 회장은 이 초안을 보고 '사실 그분(이재명 후보)을 잘 알지는 못한다. 누군가 그 점을 지적하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취지로 답변하자 송 교수는 '짐 로저스의 메시지 : 한반도의 평화와 기회'(A Message from Jim Rogers: Peace and Opportunity on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으로 선언문의 세부 내용을 수정했다.
송경호 제목에 '이재명 지지'삭제, 로저스 '감사!'
이에 대해 로저스 회장은 '감사합니다. 이 내용 좋습니다'(Thanks! This is fine)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송경호 '이재명 지지'들어간 버전 발표
송 교수는 대담하게도 원래 초안의 제목을 과감히 선택했다.
'짐 로저스의 메시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이재명 후보 지지'(A Message from Jim Rogers: Supporting Lee Jae Myung for Peace and Prosperity on the Korean Peninsula)
그렇다면 짐 로저스가 컨펌해 준 안에는 이재명 이름이 있나?
있다.
대략 ... 평화와 안정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는데... 이재명이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주목한다...
짐 로저스가 컨펌해 준 안에는 '송 교수가 그렇다니 이재명이 실용적인 대북 및 외교관을 갖고 있나보네' 정도의 언급이다. 이것이 지지선언으로 둔갑한 것은 사기극이라 평가해도 할 말이 없게 생겼다.
이재명 지지를 뺐는데 이재명 지지선언? 대국민 사기극!
국민의힘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거짓말 선동"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개최한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민주당은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작 당사자 짐 로저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며 "국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쇼를 기획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선대위 상황실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적이 없다"는 보도와 관련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에 대한 송 교수의 변명은?
송교수의 변명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대북투자가 멈춘데 대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두 사람의 공동 목표인 대북 투자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데 위챗을 통한 대화에서 두 사람이 동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거야 '송교수가 이재명이라는 후보가 그렇다 하니 그런 줄 알았지' 수준인 것이다.
짐 로저스는 '사실 그분(이재명 후보)을 잘 알지는 못한다.'라는 것이 입장인 것이다.
송 교수는 짐 로저스가 한국어인 '지지'를 'support'가 아닌 'endorse'로 인식해 현재 난처해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upport'는 일반인이나 유권자의 지지이며, 이러한 공식적인 인사의 정치적 지지는 'endorse'가 맞다.
송 교수와 이재명 후보측은 이미 짐 로저스의 이재명 공식 지지선언으로 소비해 놓고는 짐 로저스가 법률적 책임이 따르는 지지로 과잉해석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상에 정치적 지지가 언제부터 법률적인 책임을 내포하게 되었나.
일론 머스크 역시 트럼프를 지지선언할 때 'endorse'를 사용했지만 아무런 법적 보증의 의미는 없다.
한 짤 요약
송교수의 변명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그래픽(가피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