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들은 깊이 생각 하지 않는 일군의 지지자들 덕에 권력을 유지한다 (그래픽=가피우스)
차베스가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된 첫해,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일까? 바로 검찰과 법원을 자기 사람들로 채우는 것이었다.
1999년, 차베스는 '사법비상령'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대법관들을 통째로 갈아치웠다.
당시 대법원장이었던 세실리아 소사는 "법원이 살해당하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자살을 택했다"며 절규하듯 사임했다.
이후 베네수엘라 사법부는 차베스의 거수기가 되었다.
2004년엔 더 노골적이었다. 대법관 수를 20명에서 32명으로 12명이나 늘린 뒤, 늘어난 자리를 모두 충성파로 채웠다. 결과는? 차베스 관련 사건에서 정권에 불리한 판결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차베스 조차 검찰청 해체까지는 생각 조차 시도 조차 못했다.
한 술 더 떠 검찰청을 없앤다는 이재명
2025년 6월, 이재명은 아예 검찰청을 없애버리겠다고 나섰다. 검찰의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로,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로 쪼개서 옮기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무총리 직속 '국가수사위원회'가 모든 수사기관을 관리하겠다고 했다.
무슨 뜻인가? 결국 청와대가 모든 수사를 컨트롤하겠다는 얘기다. 차베스가 대법관을 자기 사람으로 채운 것을 넘어, 이재명은 아예 수사 시스템 자체를 청와대 산하로 만들어버리겠다는 것이다.
차베스는 2007년 베네수엘라 최대 방송사 RCTV를 하루아침에 문 닫게 했다. 53년 역사의 방송사를 군대까지 동원해서 장비를 압수하고 중계국을 접수했다. 이유? 정부 비판 보도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2009년엔 라디오 방송국 34개를 한꺼번에 송출 중단시켰고, 2017년엔 70개 언론사가 문을 닫거나 운영을 포기했다. 언론인 66명이 체포되었다.
이재명은 어떻게 하고 있나?
'가짜뉴스 처벌법'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을 옥죄려 하고 있다. 2025년 대선 캠프에선 '가짜뉴스대응단'을 만들어 116건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차베스가 방송사를 문 닫게 한 것과 이재명이 가짜뉴스법으로 언론을 겁주는 것, 수법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
그래도 수많은 언론사 중 누군가는 양심보도 하겠지, 막연한 믿음을 가진 분이 있다면 지금 이 시간 조선일보 정치면을 보라 권하고 싶다. 가장 강력한 적대적 스탠스의 언론이 마치 국정홍보처 기관지처럼 변하는 데에는 몇 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차베스의 가장 큰 무기는 '볼리바르 계획'이었다. 석유 돈으로 빈곤층에게 집도 지어주고, 병원비도 대주고, 교육도 시켜줬다. 특히 2003년부터 시작한 '미션 프로그램'은 보건의료부터 식량까지 모든 걸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대대적인 복지 정책이었다.
결과는? 빈곤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그들에겐 차베스가 구세주였다.
이재명의 수법도 똑같다.
'기본사회위원회'를 만들어 농어촌엔 월 15-20만원을 지역화폐로 주겠다고 했다. 아동수당도 늘리고, 청년 적금도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국민의 기본적인 삶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달콤한 말로 포장해서 말이다.
국민의힘이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처럼 나라 망하는 길"이라고 경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베스도 처음엔 이런 복지 정책으로 국민들 환심을 샀지만, 결국 나라 경제가 박살났다.
차베스는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기득권 옹호자', '국민의 적'으로 몰아세웠다. 2008년엔 국제인권감시단체 대표를 구금한 뒤 추방시켰고, 2010년엔 서방 지원을 받는 인권기구들을 불법화했다.
이재명도 마찬가지다. "거대 기득권과 싸우고 있다"며 반대 세력을 '기득권', '반민주 세력'으로 낙인찍는다. 사법부를 향해서는 "정적을 어떻게 죽여볼까 생각해 낸 게 내란"이라고 막말을 쏟아낸다.
가장 무서운 건 이 모든 게 '합법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차베스는 국민투표로 헌법을 바꿔 연임 제한을 없앴다. 2007년 첫 시도는 실패했지만, 2009년엔 성공해서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지만, 차베스가 장악한 대법원이 결과를 승인했다. 2025년 총선에선 국민들이 아예 투표를 보이콧해서 투표율이 10%대에 그쳤다. 이미 결과가 정해진 선거에 참여할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재명과 차베스의 공통점은 너무나 명확하다. 검찰과 사법부 장악, 언론 통제, 포퓰리즘 정책, 반대 세력 배제... 한국의 정치인들은 집권을 위해 성공한 해외 정치인들을 공부하는 것이 정석이다. 노무현이 링컨의 리더십을 공부하거나 젊은 정치인들이 마크롱을 공부하듯이.
그러나 이재명의 심성은 대체 어떠했기에 차베스를 공부했을까.
석유가 넘쳐나던 남미 최고 부국 베네수엘라의 국민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을 것을 찾게 만든 차베스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교사'로 삼게 됐을까.
평생을 살아도 부족할 본인의 범죄혐의를 덮기 위해서는 절대권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절대권력을 손쉽게 구축한 '선배'를 찾다 보니 거기에 다다른 것은 아닐까.
영광스러운 성취를 이뤄 온 대한민국은 대통령 한 명이 차베스 모델을 따르며 베네수엘라로 몰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 기사에 3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심각 하네요
찢재명타도
국민들은 잘 모르고 언론은 침묵하고 있으니 암담하네요. 어저다 이런 인물이.....
기사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현상황에 대해 잘 이해할수있었습니다. 이런 기사 자주 내주세요. 관심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칼럼 감사합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눈으로 글로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ㅜㅜ 정작 알아야 할 사람들은 외면만 하는데ㅜㅜ 감사합니다!!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정말 걱정되네요.국민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할 방법이 없을까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 되는데 ㅠㅠ
하아ㅠㅠ
글 잘 읽었습니다. 벌써부터 기자님 그리고 팩트파인더 안위가 걱정입니다. 언론이 살아있어야 저항도 하지 입닫으면 국민은 그냥 우리 안의 개돼지.
모든게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니 그럴듯하다는게 문제요 언론통제로 국민들 눈귀를 막으니 더더욱 문제죠. 베네수엘라 전대법원장의 사법부 자살이라는 표현이 인상깊네요. 우리나라 법원도 마찬가지같습니다. 이미 사법부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거죠.
어떻하냐. 진짜..
온갖 비리와 범죄로 똘똘뭉친 놈에게 권력을 쥐어주다니, 1찍들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럽네요
그렇게 경고했건만 1찍 땜에 망했다
이나라가 어쩌다 저런놈 한테 ...
잘 읽었습니다.. 벌써 언론에서는 이런 비판적 내용의 기사는 안나오는것 같아요 너무 답답합니다ㅠㅠ
기사 너무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ㅠㅠ 한 숨만 나오네요. ㅠㅠ
대한민국이 괴물독재국가로 변하며 침몰중. 타이밍이 오길 기다림.
왜 하필 차베스라는 선생을 대부로 모셨는지???
차분하고 무겁게 알려요~~~
걱정되기는 했지만 진짜로 현실로 벌어지니까 두렵습니다... 나 한몸은 어떻게 건사한다고 쳐도 가족친지들, 친구들, 지인들 생각하면 너무 갑갑하네요.
기사 감사합니다
리베스 재베스 명베스 더 하면 더 했지 죄인 1명 때문에 이 나라 공동체 시스템이 완전히 막살나는구나.
막기위해선 뭘해야할까요. 국민들이 깨어났음 좋겠어요
기사 감사합니다
답답합니다....어찌해야할까요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어요 공산당 너무 싫습니다
대한민국이 정말 걱정이네요...그래도 힘내겠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지금 언론 돌아가는 꼴 보면 그들도 동조자예요, 저는 그를 뽑지 않은 대한민국의 51퍼센트를 믿지만 49퍼센트가 너무 어리석고 우악스러워서 걱정입니다. 진짜 한국인이 그중 몇 퍼센트나 될까도 의문이고요. 다들 깨어있으시기 바랍니다.
국회의원 190석으로 삼부를 장악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겁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깨어있기를 ㅠㅠ막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뉴스 보기도 겁나는 세상이 됐네요.
정치가 이 지경으로 치닫다가
경제까지 같은 꼴 만드는 건 시간문제겠지요.
생산성을 높이겠다 개발투자를 하겠다는 말보다
돈퍼주겠다, 주가지수 올리게 지원하겠다
대형마트 휴일 강제 휴무하겠다 따위 말만 우선하고 있으니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미래가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