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칼럼] 4대강 5번 할 돈을 선거판에 뿌리는 배짱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6-01-20 10:04:25
  • 수정 2026-01-20 10:07:25

  • 선거 앞두고 100조 원 지방 살포 계획, 현-기차 시총 전체와 맞먹는 천문학적 돈
  • 3년간 22조 4대강 사업엔 "나라 망한다"더니,5배 넘는 돈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 환율 1450원 시대에 돈 푸는 자해, 물가·환율 대책은 아예 포기했나

그래픽 : 박주현 100조면 삼성전자 1년 영업이익, 현대자동차 시가총액과 맞먹는 돈이다.

숫자의 단위가 너무 커지면 현실감이 사라진다. 정부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세 배분 구조를 바꿔 지방에 돈을 더 내려보내겠다고 한다. 지방교부세율 인상으로 57조 원, 행정통합 인센티브로 40조 원 등 얼추 100조 원에 달하는 돈이다.


100조 원.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이렇게 비유해 보자.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합친 현대자동차 그룹의 시가총액이 대략 100조 원 안팎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전 세계 AI 시장을 휩쓸어야 겨우 달성할까 말까 한, 창사 이래 최대의 꿈의 영업이익 기대치가 그 정도다. 수만 명 임직원이 밤새워 차를 만들고 전 세계에 팔아치워 쌓아 올린 그 거대한 기업 가치 전체를, 정부는 펜대 한 번 굴려 선거판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뼈를 깎고 피를 말려야 만져볼 수 있는 돈을, 정치권은 휴지 뽑듯 뽑아 쓴다.


기억을 되돌려보자. 지금의 집권 세력인 민주당은 과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맹비난했다. 당시 투입된 예산이 3년간 22조 원이었다. 그들은 “강바닥에 돈을 버린다”, “나라 곳간이 거덜 난다”며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부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하려는 짓을 보라. 4대강 사업을 5번 하고도 남을 돈을 지방선거용으로 풀겠다고 한다. 강을 정비하고 보(洑)라도 남긴 4대강과 달리, 이번에 내려보내는 돈은 지자체의 선심성 행사와 보도블록 교체, 현금 살포로 흔적도 없이 증발할 공산이 크다. 22조 원에는 나라가 망한다고 거품을 물던 사람들이, 100조 원 앞에서는 태연하다. 선택적 기억상실인가, 아니면 뻔뻔함인가.


더 큰 문제는 거시경제다. 이 돈을 풀면 뒷감당은 누가 하나.


지금 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1450원을 넘어섰다. 원화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고 있다는 신호다.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 상황에서 100조 원이라는 막대한 유동성을 시중에 추가로 쏟아붓는 건, 불 난 집에 휘발유를 들이붓는 격이다. 돈이 흔해지면 물가는 더 뛰고,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진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그들의 계산기에는 ‘선거 승리’만 입력돼 있지, 선거 뒤에 닥쳐올 ‘초인플레이션’과 ‘환율 1500원 시대’의 재앙은 안중에도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재정이 펑크 나서 국채를 찍어야 하는 판국에, 빚을 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정책이 아니라 자해(自害)다.


지방이 어려운 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벌 산업과 사람이 없어서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다고 독이 채워지지 않는다. 100조 원이면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고 AI 인프라를 깔아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돈이다. 그 천문학적인 자금을 선거용 땔감으로 태워버리겠다는 발상. 4대강 사업을 ‘삽질’이라 비웃던 그들이, 지금은 전 국토에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돈질’을 하고 있다.


삽질은 흔적이라도 남지만, 돈질은 빚과 인플레이션만 남긴다. 현대차를 통째로 팔아먹는 것과 맞먹는 이 도박판 앞에서, 4대강 반대 피켓을 들었던 그들의 양심은 지금 어디에 가 있는가.


음원서비스에서 낙원전파사를 만나보세요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lrrp04712026-01-21 16:19:58

    기사 잘 읽었습니다. 미약하나마 원고료 보냅니다.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6-01-20 17:49:14

    아니 국힘은 이길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민주당은 나라를 거덜내면서 이기려고 하고
    답이 없어요 진짜 ㅜ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1-20 17:08:27

    진짜 나라가 거덜나도 정권만 유지하면 된다는 사악한 자.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1-20 16:30:19

    국가 부채 비율 50%를 넘기면서까지
    돈을 물쓰듯 퍼나르는 정권,
    설마설마 했는데 현실이 됐다.
    미래를 위한 기술개발도,
    노동자들 먹거리를 위한 제조업 공장 건설도
    국가 백년 대계를 위한  용역비용도.... 아닌
    표심을 위해 물쓰듯 퍼나르는 돈.
    이 정부는 도대체 국가 국민을 위한
    청사진은 있는 것인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하지만
    해도헤도 너무한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6-01-20 15:16:33

    아... 진짜 정말 너무 싫어요.
    칼럼 잘 읽었습니다.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화장실과 샤워실에서 여성을 몰아내는 '2026 차별금지법' 유감 최근 진보 정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하 차금법)' 제정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은 ‘탄핵 광장의 요구가 곧 차금법’ 이었다며 입법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광장의 큰 축이었던 여성들 사이에서는 우려를 넘어 명백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는 ‘혐오...
  2. 마두로는 우리편, 이란은 남의 일? 한국 진보의 모순 유엔과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마두로의 단죄를 논할 때, 한국의 주류 민주진보 세력은 마두로의 독재에는 눈감고 '미 제국주의의 침탈'을 외치며 그를 엄호하고 있다. 반면 이란의 혁명과 이란 정부의 유혈진압에는 침묵하고 있다. 한국의 소위 '민주, 진보' 세력은 왜 이럴까?
  3. [칼럼] 2,000만 원 배상 판결, 대통령의 퇴임 후를 겨누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김혜경 여사의 수행비서였던 배소현 씨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2,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액수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 판결이 함의하는 정치적, 법적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법원이 경기도의 ‘사용자 책임...
  4. 세계 정계를 흔드는 중국, 이래도 '혐중' 인가? 미국: 주정부 최고위직까지 뻗친 포섭의 손길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린다 쑨 체포 사건이다. 2024년 9월, 미국 뉴욕주에서는 전 뉴욕주지사 비서실 차장 출신의 린다 쑨과 그녀의 남편이 중국 정부의 불법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린다 쑨은 10년 넘게 뉴욕주 고위직에 근무하며 캐시 호컬과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를 위해 일했...
  5. [속보] "속옷 빨래·모닝콜은 공무원 괴롭힘"... 법원, 경기도청 2천만원 배상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불거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익제보자 조명현 씨가 배모(전 경기도청 사무관)씨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법원은 배씨의 '갑질' 행위뿐만 아니라, 이를 방치한 경기도청의 사용자 책임까지 인정했다. '개인 간의 일탈'이라며 선을 그어..
  6. [칼럼] 민주당과 경찰이 증명한 '검찰이 필요한 이유', 13일의 침묵 범죄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속도다. 특히 뇌물이나 공천헌금 같은 사건은 증거가 디지털 데이터로 존재하기 때문에, 의혹이 제기되는 즉시 덮쳐야 한다. 그런데 2026년 1월, 대한민국 경찰은 새로운 수사 기법을 선보였다. 이름하여 ‘기다려주기 수사’다.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민주당 김경 서울시의원 사이의 1억 원 공천헌금 의혹.
  7. [칼럼] '댓글 국적' 밝히자는 게 혐중? 주객전도된 국익 대한민국 여론의 광장인 포털 뉴스 댓글창은 전쟁터다. 그런데 그 참전 용사들의 국적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국민의힘이 “댓글 작성자의 국적을 표기하자”고 제안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한국인이면 ‘한국’, 중국인이면 ‘중국’이라고 밝히고 떳떳하게 의견을 개진하자...
  8. 김여정에 '칭찬' 듣는 국방부, 군대인가 하급자인가 11일 아침, 평양에서 날아온 소식에 대한민국 안보 라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지 모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도발 의도가 없다는 한국 국방부의 입장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뒤이어 “그나마 연명을 위한 선택”이라고도 했다.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귀를 의심케 하는 문장이다. ‘현명한 선...
  9. 새미래민주당, 이란 사태 침묵하는 민주당 질타하며 #prayforiran 제안 이란의 거리가 다시 피로 물들었다. 히잡을 불태우며 자유를 외치는 여성들을 향해 신정(神政) 정권은 실탄을 겨눴다. 1980년 광주를 연상케 하는 국가 폭력이 21세기 이란에서 재현되고 있다.국제사회가 일제히 우려를 표명하는 가운데, 유독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만이 기이한 침묵을 지키고 있다.새미래민주당 김양정 수석대변인..
  10. [칼럼] 쓸데없는 일엔 '성실'하고, 해야 할 일엔 '겁쟁이'인 정부 세상에는 두 부류의 무능이 있다. 게을러서 망치는 부류와, 엉뚱한 곳에서 너무 부지런해서 망치는 부류다. 불행히도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후자다. 해야 할 일은 외면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는 목숨을 건다.나라가 어디로 가려는지, 국방부에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예산이 2조 원에 육박한다는 황당한 뉴스가 들린다. 장병들 밥값과 무기 ...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